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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돌아가는 배달료 근황을 읽고...
게시물ID : humordata_18969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최카피
추천 : 16
조회수 : 2740회
댓글수 : 33개
등록시간 : 2021/03/06 13:23:07

어제 밤 [미쳐 돌아가는 배달료 근황] 게시글을 읽고 잘 잤음

글 여러번 읽고, 댓글도 여러번 읽었는데, 많은 분들이 배달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의 실상과 배달의 실상을 모르는 것 같아 현실적인 이야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함

적기도 편하고 이해하기 편할 것 같아 '음슴체'와 직접 겪은 시간순으로 적겠음

 

먼저 나는 전자책 관련 출판사를 하고 있음

작년 난치질환을 얻어 약 3주의 입원을 하고, 현재 투병 중이며, 병을 얻기 전 보다 체력이 많이 저하 되었음

그래서 작년 3월 투잡이 필요해서 오토바이를 구입하고 배달 대행을 시작함

아프기 전 호기심에 자전거 배민 커넥트 계약은 이미 했었음, 부끄럽고, 무섭고, 쫄아서 한 번도 나가지 않음

어려서 오토바이를 타서 배달업 종사자들을 충분히 이해하였으나, 와이프도 말리고 여러 이유로 배달을 직접 하는 것은 꺼렸음

체력적인 문제로 오토바이로 할 수 밖에 없음

 

첨에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생xxx 로 라는 [일반배달대행] 이라는 곳에서 일을 함

여기서 조금 분리되는데,

'일반배달대행' 은 보통 오토바이 라이더만 뽑음 (최근에 간혹 자동차 드라이버도 뽑는 일반배달대행 회사가 있음) 그래서 오토바이를 가진 '지입 라이더' 와 회사에서 '리스'를 해주는 '리스 라이더(실제 사용 호칭은 아님)'로 구분 할 수 있음

'지입 라이더'는 자기의 오토바이이며, 정비, 유류, 보험 등을 모두 본인이 부담함

'리스 라이더'는 오토바이 정비, 보험은 회사가, 유류는 본인이 부담함

이렇게 보면 리스 라이더가 좋아 보이나, 매일 약 1.5만원 정도를 부담, 월 50만원 이런 식으로 따로 냄 (금액은 일 1.3~2.0 오토바이 차종, 신차 중고차, 회사 정책, 사장과의 관계 등의 변수로 책정, 일반적으로 1.5 만원)

처음 들어가면 카드 단말기 5 만원 주고 사야하고, 혹시 사고 치고 나갈까봐 5만원 정도해서 10만원까지는 일을 해도 출금이 안 되도록 막혀있음

일을 시작하면 배달 어플을 설치 해줌

baedal_1.jpg

업체마다 디자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충 비슷한 인터페이스임

먼저 신규는 현재 주문을 보여 줌 (발견한 적폐 1 : "초수제한" 회사 사장 및 매니저(관리자)가 주문을 제일 먼저 보고, 라이더에게 제공, 이것이 아주 크게 변질되면 매니저 친한 라이더에게 먼저 배정하고, 남은 콜을 다른 기사에게 배정되는 현상을 보게 됨, 실제로 지금 배민도 정책적으로 이것을 라이더를 구분하여 적용하고 있고, 쿠팡은 AI 배차이니 말할 것이 없음)

조리대기시간은 주문이 들어오면, 가게에서 언제까지 조리하겠다고 띄움 (아래는 1개의 프로세스)

  1. 손님 주문 (보통 배민, 쿠팡, 요기요, 네이버 이런 순서임)
  2. 가게 배정
  3. 가게는 배달대행업체에 배정 (이 때 조리시간 함께 띄움, 배민 라이더스를 사용하는 가게는 배달대행업체 필요 없음) *이곳이 중요한데, 주문자들은 잘 모름
  4. 라이더는 배정 된 콜 중 마음에 드는 콜을 배차 받아서 수행 ("초수제한 적용 없다고 가정" 현재 위치에 가까운 가게와 금액을 보고 배차)
  5. 조리대기시간에 맞춰 가게로 가서 음식을 픽업 (실제로 픽이라는 용어를 사용함)
  6. 음식을 픽업하면 평상시는 15분 안에 배달을 끝내야 함 (여기서 평상시가 아닌 경우는 금토일 피크타임, 비오는날, 눈오는날 등 일반적인 배달 수행에 한계가 오는 상황임)
  7. 배달 끝나고 완료를 누름 ("문자 주세요" "사진찍어보내세요" "전화주세요" 등 상황에 따른 미션 수행 후 완료 누름)

이렇게 1개의 프로세스를 계속 수행하는 일임

위 프로세스가 배달 대행 일의 전부라서 이 안에 다양한 에피소드와 변수, 적폐들이 있음

먼저 3 단계가 중요한데,

주문자가 배민을 통해 주문을 했더라도, 가게가 [배민 라이더스]가 아니라면 보통은 [일반배달대행]을 계약해서 사용함

[일반배달대행]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느낀 것은 일정한 카르텔이 존재 함, 사장이 보통 20대 중반에서 30대 초중반임, 시작할 때 주변 라이더가 본인 선배, 후배, 지인임

발견한 적폐 2 : 이런 이유로 바쁠 때는 단순 3배, 4배, 5배 묶음 배차가 아니라, 음식 픽업을 위한 조직과 음식 배달을 위한 조직을 두고 업무를 수행함, 세무, 노무 위반이 다반사이며, 약 3개월 넘는 기간 동안 유상종합운송보험 가입자를 나 외에는 못 봤음

또 이런 이유로 [일반배달대행]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도 있음

아직도 산재보험을 가입해주는 회사를 거의 못 봄


발견한 우리 모두의 적폐 3 : '강제배차' 일명 강배가 있음, 바쁘니까 그런 것은 이해하지만, 간혹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강배가 존재함, 사고 위험이 매우 높아짐

(대신 강배 때문에 주문자가 밥을 먹을 수 있을 확률도 동시에 높아짐,

위에 프로세스를 이해했다면, 왜 콜이 안빠질까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움, 가게와 도착지의 거리가 멀고, 들어갔다 나올 때 빈차로 나오는 곳은 라이더가 잘 배차를 받지 않음, 그러니 강제로 라이더에게 배차를 넣는 것임, 단순한 문제는 아님)


발견한 양호한 적폐 4 : 항상은 아니지만 가게에서 주문이 누락되는 경우가 있음, 조리대기시간 등은 정상인데, 도착지에 가면 주문한지 1시간 30분이 넘었다고 욕을 먹는 경우가 있음, 엄청 짜증날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일이 보통은  엄청 바쁘고 여러 이유로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 날에 빈도가 높음

 

배달이 완료 되면, 배달료에서 100원~300원의 수수료가 빠짐 (회사마다 다르고 라이더 계약마다 조금 다름, 보통 항시 출근이면 100원, 프리라이더면 300원 이런 식임)

그리고 3.3 개인사업소득세 원천 징수 함 (안 하는 회사도 많음, 적폐 2 참고)

 

그럼 이제 저 위에 배달료가 어떻게 산정되는 지도 궁금한 부분임



baedal_2.jpg

주문자와 매장이 부담하는 가격은 라이더가 알기 어렵지만

라이더가 수령하는 배달료 기준은 보통 위에 이미지와 비슷함

회사에서 가게에 영업하는 방침에 따라 조금 다름

보통 1.1km 또는 1.2km를 기본 배달료 3,000원 임

여기서 100m 추가 될 때 마다 100원 할증 (배민은 500m 당 500원으로 400m는 배달료 안 붙음, 라이더에게 불리)

이 배달료를 가게가 50% 주문자가 50%를 부담하는 게 현재 국룰임

솔직히 지금도 가게가 왜 배달료 50% 부담하는지 의문임, 주문자가 먹고 싶어서 주문 했으면, 본인이 배달료를 지급해야하는데 현재 시장에서 룰은 50%는 가게가 부담하고 있음

심지어 이것을 모르는 주문자가 많음

아마 배달료 측정 기준을 모르는 주문자도 많을 것임

 

두 달 즈음  일하다 "강제배차" 덕에 작은 교통사고가 났음

교차로에서 쌍방과실로 내가 60%의 잘못이었음

오토바이 카울 좀 부서지고, 단순 염좌로 2주 진단 받았음,

상대방은 범퍼 교체, 사람은 안 다침

다행히 작은 사고 였음

입원 치료 받으며, 난치 질환이 더 도짐, 그래도 열심히 치료 받으며 배달 대행 일을 머리로 정리 했음

도로교통법 관련 위반과 배달 일을 계속 할까 고민했음

 

입원 끝나고 오토바이 수리 센터에서 같은 회사에 일하던 매니저가 다른 곳 지점장으로 간다며, 함께 일하자고 권유함

배린이라 덥썩 물음

신생업체라서 라이더가 적음

대신 영업 매장도 적음

초반에는 하루에 5시간 동안 5콜 하는 경우도 있었음

그러다 점점 영업이 되면서 (저렴한 배달료로 영업하면 가게는 붙게 되어 있음, 대신 회사에 라이더가 이탈 함) 콜이 많아지더니

나중에는 라이더가 너무 부족하여, 처음 했던 곳 보다 [강제배차]가 너무 심함

지점장이 나보다 어리고 이전 함께 일했다는 것과 회사 사무실에 라면이나 간식은 마음대로 였음

어차피 라이더가 적어서 간식 먹는 것이 귀찮음

올해 태풍 부는 때 강배가 너무 계속 되어서 위험하다는 판단에 그만두겠다고 이야기 하고 나옴

 

여기서 중간 정리

근무 시간

1번 일반배달대행 주6일, 근무일 평균 12시간 이상

2번 일반배달대행 주5일, 근무일 평균 12시간 이상

 

벌이

두 곳 모두 평균 시간 당 1.3만원 정도로 하루 평균 15만원 정도 수입,

 

지출

유류 평균 1일 1만원

엔진오일 평균 1주 1.5만원

타이어 1회 교체 약 10만원

브레이크 패드 1회 교체 약 5만원

구동계 교체 1회 약 15만원

오토바이 구입 가격 약 150만원

배달대행 장비 세팅 약 50만원

유상운송종합보험 1년 약 300만원

그 외 자잘한 지출

 

심리적 단점

남들 밥먹을 시간에 배달해야 함

피크타임에는 뭔가 바쁨

콜 잡는 것도 바쁘고, 콜 타는 것도 바쁨

 

심리적 장점

시간 잘 감

 

그리고 바로 배민 커넥트 옮김

듣기로는 배민 커넥트는 출퇴근이 자유임, 강제배차가 없음, 산재보험도 해줌

처음에는 잘 몰라서 AI 배차 시스템을 이용했음 (사실은 AI가 강제배차임 큭)

좋은 점은 내가 배차를 안 해도 좋은 동선으로 움직일 수 있었음,

내가 어떤 부품의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

바쁠 때는 AI 역시 위험한 배차가 시작되었음,

현재 위치 기준 너무 먼 위치의 가게를 배정 받거나 조리대기시간과 도착지의 위치가 애매해서 조바심이 생기는 경우가 꽤 있었음

"픽픽배배" 할 동선을 "픽배픽배" 로 배차해서 꼬이는 경우도 다수 있었음

계산해보니 수입이 시간당 1.5만원 정도라 AI 배차가 불편해짐

그래서 AI 배차가 아닌 일반배차로 수정하고 지금까지 일반배차만 하고 있음

배민 커넥트의 일반배차는 [일반배달대행] 프로세스와 거의 같음,

강제배차가 아예 없어 마음이 너무 편함, 대신 수입을 좀 포기 해야 함

출퇴근이 자유라 잠시 나갔다 집으로 오는 것이 가능, 대신 거점이 없어 업계 정보를 듣기 어렵고, 일하다 외로울 때 만날 사람이 없음

 

중간에 쿠팡이 생겨 총 3일 해봄

AI 배차이고, 한건식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2일은 오토바이로 해보고,

차종을 자동차로 바꾸어서 와이프와 함께 나가서 1일일 해봄

둘이 커피값 벌자 나가서 3건 하고 커피 먹고 돌아오기는 좋음

(당연하지만 절대로 운전, 픽업, 배달은 내가 함, 와이프는 외로우니 말벗)

 

여기까지 지난 1년 간 일반배달 3~4개월, 배민커넥트 6~7개월 정도의 일이었음

배민으로 옮겼더니 시간당 1만원 정도의 수입임

 

아래는 현재 수치임

신호위반은 평균 2~3건 당 1회 위반

인도 주행은 1일 1~2회 위반

횡단보도 주행은 없음

이거 올리면 욕할 사람 많겠지만,

혹 주변 라이더가 있는 분들은 물어보면 알겠지만, 이렇게 셀 수 없는 라이더도 많음

잘했다는 것이 아님, 실제 배달대행을 해보면 이법을 지키며 배달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임

이렇게 일하며 현재 수입이 시간당 1~1.1만원임, 여기서 유류 및 정비 비용이 추가로 발생함

사실 지금도 투잡으로 이일을 할까 고민하고 있음

아직 유상운송종합보험이 만기가 아니라서 하고 있는 것이 큼, 보험 만기 되면 아마도....


배민 초창기에 정말 신호위반 전무, 인도주행 전무로 일을 해보니, 시간당 6,000원 정도 였음

이렇게 되니, 배달료, 도로교통법, 지금 사회적 인식 이 모든게 문제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음

문제를 해결할 지성이 엉뚱한 곳에 낭비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음

 

이 정도면 현실이 어느 정도 반영 된 글이고, 팩트 체크도 크게 무리가 없다고 생각함

이 글을 통해 평소

배달일이 궁금한 사람들도,

음식을 주문하며 배달료가 궁금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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