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김태현 신상공개
김씨 父 “군 전역후 알바 생활”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의 신상 정보를 경찰이 5일 공개했다. 25세(1996년생) 김태현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위원회(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이름과 나이 등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A(25)씨의 집에 택배 기사를 가장해 들어가 홀로 있던 A씨 여동생과 5시간 후쯤 귀가한 A씨 어머니, 그로부터 1시간 뒤 돌아온 A씨를 흉기를 이용해 연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부검 결과, 세 모녀의 사인은 모두 ‘목 부위 자상(刺傷)’이었다.
위원회는 “(피의자가)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3명의 피해자를 모두 살해했다”며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 도구,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했다. 이어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신상 공개 관련 국민 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해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 청원에 올라온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원은 이틀 만에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어섰다.
피의자 김씨의 아버지는 최근 본지와 만나 “아들은 내성적인 성격에, 대학을 나오지 않고 군대에서 전역한 뒤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았다”고 했다. 김씨가 2년 넘게 다녔다는 서울 강남구의 한 PC방 관계자는 “우리 가게에 꾸준히 와서 주로 롤(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했던 ‘게임광(狂)’이었다”며 “게임을 하다가 돈이 없어 컴퓨터가 꺼진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에서 휴대폰을 하다가 직원들 제지를 받은 적이 있고, 음식도 별로 시켜 먹지 않는 등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스타일이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A씨에게 ‘만나달라’고 요구하다 계속 A씨가 거절하자 지난 1월부터 집 주변을 찾는 등 스토킹을 해왔고 결국 살인까지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범행 전 스마트폰으로 ‘살인 방법'을 검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A씨를 살해하려 마음먹었다”면서도 A씨 동생과 어머니까지 살해한 것은 우발적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구체적 범행 동기 등에 대해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