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넘어와 오유라는 항아리에 들어가 사이즈 재보고있는 묵힌 무너입니다. ㅋㄷㅋㄷ
고추냉이(필자 편의상 이하 와사비) 좋아하시나요?
어제도 와사비 글을 본거 같은데...
전 무척이나 와사비를 좋아합니다.
타코와사비부터 시작해서 와사비넣은 오차즈케라든지 소고기회(육사시미)를 먹을때도 기름소금보단 와사비간장을 선호하지요.
제 아버지께서는 평소 취미가 낚시이신데.. 민물로 시작해서 지금은 바다로 다니십니다.
어획량이 좋을 경우 식구들이 모여서 아버지께서 살려오신 물고기들을 회쳐서 먹는데...
이때 매우 중요한 사전작업을 담당하는게 접니다.
바로 와사비를 개는 작업이지요.
국내에서는 생와사비는 구하기 힘들고 아무래도 와사비분을 구하는것이 훨씬 수월하기에...
저희 집에서는 제가 와사비를 제조합니다.
낚시를 좋아하시는 아버지나 요리 좀 하시는 어머니보다 제가 잘 갭니다. 쿠쿠
그런데 와사비분으로 와사비를 개면 별로 안맵다, 와사비의 찡~ 한 매운맛이 약하다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와사비의 코끝을 찌르는 찡한 매운맛을 와사비분으로 재현하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저희 아버지는 와사비의 그 눈물 콧물 쏙 빼는 특유의 매운맛을 좋아하시기에 제 제조법은 매운맛 발현에 특화되어있거든요. ㅋㅋ
제가 만든 와사비를 얕보고 일반 횟집에서 와사비 먹듯 찍어먹거나 와사비간장을 해먹으면 눈물콧물 쪽쪽 빠질거예요.
와사비 좋아하는데 와사비분으로 갠 와사비는 별로 안맵다며 와사비분을 같잖게 여기는 친구들을 골탕먹여봅시다. 쿠쿠쿠쿠
와사비를 개는 작업은 정말 쉽습니다. 한 번쯤 따라해보세요. 후훗
준비물
와사비분, 사이다, 뜨거운 물, 밥공기(스뎅이 좋음), 밥공기가 들어갈만하면서 약간 깊이가 있는 접시(사기가 좋음), 숫가락
1 오목한 밥공기에 적당량의 와사비분을 담아줍니다.
2 와사비분에 사이다를 조금씩 넣어가며 숟가락으로 반죽해줍니다.
이 때 반죽은 가급적 되직하지만 가루로 남지 않도록 가루에 사이다 맛만 보여준다 생각하고 반죽하세요.
되직하게 반죽이 잘 됐다 싶으면 밥공기 바닥에 찰싹 달라붙도록 꾹꾹 눌러서 와사비반죽의 상단을 평평하게 공구리쳐주세요.
3 준비해둔 약간 깊이가 있는 접시에 뜨거운 물을 부어줍니다.
4 접시에 와사비를 붙여둔 밥공기를 엎어줍니다. 얹는게 아니라 거꾸로 엎어줍니다. 밥공기 안의 공기와 바깥 공기가 차단되도록...
이때 뜨거운 물과 와사비가 닿으면 안돼요.
5 20분에서 30분 정도 기다리면서 발효를 시킨 뒤에 밥공기를 뒤집어 숟가락으로 한 번 더 잘 반죽해 줍니다.
6 맛있게 (친구를 골탕먹입니다) 먹습니다.
이렇게 와사비분을 개면 와사비의 매운맛은 극대화되고 사이다로 인해서 와사비에서 약간의 단맛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생와사비의 풍부하고 향긋한 향에 견주는것은 무리겠지만 적당하게 살아있는 향과 톡 쏘는 와사비 특유의 매운맛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정보인지 모르겠지만 이것에 제 스타일의 와사비 개는 방법입니다.
초딩때부터 해 온 작업이니 벌써 20년이 넘었군요.. 뭔가 와사비 제조에 장인정신도 생기는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상상하시는것보다 꽤 쎈 와사비를 제조하실 수 있을거예요.
마침 얼마 전에도 비법제조한 와사비로 맛있는 자연산 회를 즐겼다는건 자랑...
가족들 눈물 콧물 쏙 빼고 등짝 싸닥션 맞은건 안자랑...ㅠㅠ
그렇게 눈물 콧물 쏙 빼게 매워하는 가족들을 보며 넘넘 즐거웠다면 제가 이상한가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