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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과 목 1화
게시물ID : readers_360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이오스
추천 : 1
조회수 : 3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8/06 09: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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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하양이 곧 선()인 시대는 가리라, 이제 검정이 선인 시대가 올 것이다.]

 흑의 난, 승자가 없는 전쟁, 혁명이 된 반란. 우리는 그 항쟁을 그렇게 불렀다. 정부 친위대장 전예린이 민간인을 살해하고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아무 처벌도 받지 않은 사건. 이현수 살인사건 이후 정부의 청렴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정부가 저질렀던 비자금, 비리, 국정농단 등이 일부 기자들에 의해 밝혀지면서 이현수의 아들, 사민영을 선두로 검은색 외투를 착용한 시위대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고 정부 친위대의 부패에 불만을 품은 일부 군인들이 대한민국 국군에 등을 돌리며 항쟁, 일명 흑의 난이 일어난다.

 시위대는 아무 무늬도 없는 검은 기를 들고 청와대를 장악해, 대통령 박일화를 처형하고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낸다. “각성한 정부라는 이름의 대한민국 정부를 세우지만 박일화의 부실했던 경제체계가 붕괴되고 항쟁으로 인해 많은 자원물자가 소모되면서 대한민국은 최대의 사회난이 일어난다. 극단적으로 높아진 실업률, 자살률, 범죄율 그 부산물로 대한민국의 민중들은 각기 다른 세력과 조직으로 나뉘고 각종 범죄, 마약, 매춘, 도박, 조폭 등의 난립으로 대한민국의 치안수준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낮아진 치안만큼 시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았고 정부는 최후의 수단으로 자경단, 사설 탐정, 현상금 사냥꾼 등의 직업을 합법화한다. 그렇게 대한민국을 평화로 되돌리자는 뜻이 모여 자경단, 피스메이커즈가 탄생한다.

 

인간병기 아이노스

이설아에게 붙은 절대로 뗄 수 없는 꼬리표.

 그녀는 누더기를 입고 음식을 주워먹는 거지에 불과했다. 암살단의 눈에 띄기 전까진. 그녀가 암살단에 들어가게 된 것은 암살단의 차가 판자촌을 지나갈 때였다. 거대한 보자기가 덮힌 땅을 암살단의 자동차가 지나가려고 했을 때 이설아는 차를 가로 막았다.

뭐냐?, 꼬마야. 아저씨들 바쁘다. 저리 비켜!” 당시 암살단의 간부였던 카이사스가 말했다. 카이사스는 붙잡은 수배범을 경찰에 넘기고 현상금을 받으러 가는 길이었다. 경찰과 접선하려면 판자촌의 길을 지나쳐야했다.

아저씨, 우리 집을 고치고 있는 중인데, 천을 그냥 밝고 지나가려고 해요?, 이게 얼마나 힘들게 구한 천인지 아세요?”

그건 내 알바 아니다, 무슨 천을 바닥에 놔둔 거냐?, 아무튼 비켜라!”

절대 못 비켜요, 차라리 절 죽이고 가든지 하세요.” 그녀는 앳되지만 정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이사스는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당장이라도 설아를 내쫓으려는 듯 클락션을 울렸다. 어느 정도 언성이 반복되자 조수석에 앉았던 남자가 헛기침을 냈다.

 회색 페도라와 레인코트를 입은 얼굴을 숙인 남자, 비록 얼굴이 다 보이진 않았지만 어렴풋이 보이는 입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크흠, 카이사스 내 말 잘 들어라.”

, 보스…”

옛말에 당랑거철이라는 말이 있다…, 사마귀가 수레를 막는다는 말이야.”

?”

만약, 저 아이가 커서 용병이 된다면 천하에 이길 자가 없다는 뜻이지.”

, …”

 보스는 차에서 내려 그녀의 앞에 섰다. 설아는 당시 마르고 키가 작았다. 새햐얀 피부와 옅은 머리색이 인상적이었다. 보스는 설아 앞에서 한 쪽 무릎을 꿇고 모자를 벗은 뒤 날카로운 눈매를 드러냈다. 설아의 또렷한 눈과 마주친 뒤 입을 열었다.

꼬마야, 집을 짓는 걸 방해해서 미안하구나, 실례가 안 된다면 너에게 집을 선물해도 될까?, 아저씨랑 같이 가면 멋진 집을 선물받을 수 있을거다.” 설아는 잠시 입을 다물더니 손가락으로 옆에 있던 판잣집을 가리켰다.

조건이 있어요.”

뭐지?”

제 남동생을 같이 데려가게 해줘요.” 보스가 고개를 돌려 판자촌 사이를 보자 안에는 설아보다 훨씬 말라보이는 아이가 누워있었다. 당장이라도 죽을 듯한 빼빼 마른 모습이었다. 보스는 설아의 남동생을 훑어보더니 알겠다고 말했다.

 그 후 그녀는 암살단에 거둬졌다. 그녀가 한 일은 훈련이었다. 돌로 된 바닥, 습하고 추운 지하실에서 그녀는 끊임없는 훈련을 받았다. 기초적인 신체훈련부터 총검술, 응급처치 등을 배웠다. 암살단 조직원들은 그녀가 도중에 포기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설아는 결코 포기하는 일이 없었다. 그녀가 한 훈련은 점점 지옥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마디의 불평도 하지 않았다. 이 훈련을 하면 동생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겠다. 더 따뜻한 이불을 주겠다. 보스는 그녀를 훈련시키면서 이런 제안을 하라고 지시했다. 설아는 아이노스라는 코드네임을 받고 정식으로 암살단원이 되었다.

 깡통을 던지면 그녀는 조악한 권총으로 공중의 깡통을 명중시켰다. 사람 모양의 과녘에 칼을 던지면 언제나 그 칼은 목이나 심장에 박혀있었다. 산 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지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살인병기가 되었다.

 그녀가 스무살이 되던 해 보스는 그녀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니무로 된 방문을 열었더니 대리석으로 된 탁자에 여전히 회색 페도라를 쓰고 있는 보스가 앉아있었다. 설아는 또각소리가 나는 대리석 바닥을 걸으면서 보스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부르셨습니까, 보스

아이노스, 그 동안 고생 많았다…”

아닙니다, 보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안하다…, 우리의 관계는 여기서 끝내야 할 것 같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너의 동생이 오늘 새벽에 숨을 거뒀다.”

“……”

약속을 지키겠다, 동생이 삶을 마감하면 암살단에서 나와도 된다고 얘기했지?”

괜찮습니다, 저는 보스를 부양하고 싶습니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다. 우리 암살단은 이미 너무 많은 짓을 저질렀어 지금 당장이라도 몰살당해도 할말이 없다.”

저는 끝까지 보스를 지키고 싶습니다.”

마지막 명령이다, 오늘 안으로 짐을 싸서 이 구역을 떠나라.”

“……” 그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짐을 싸서 정말 구역 밖으로 나왔다. 카이사스가 차를 타고 그녀를 마중나왔다.

이 길은 오랜만에 지나가는 거지? 판자촌…”

, 저와 보스가 처음 만난 곳이죠.”

 암살단이 현상금 사냥을 명목으로 납치구금한 사람들 사이에 무고한 인물이 섞여있는 바람에 암살단은 범죄조직으로 취급되었고 결국 정부는 암살단을 강제 해산시키기로 결정되었다. 보스는 설아를 엮이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녀를 일찌감치 암살단에서 나오게 한 것이었다.
출처 https://www.blice.co.kr/web/detail.kt?novelId=43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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