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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과 목 2화
게시물ID : readers_360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이오스
추천 : 1
조회수 : 22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8/06 09: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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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3번 테이블, 파스타 하나!”

.”

 설아는 능숙하게 기름칠을 한 냄비에 파스타면을 넣고 볶았다. 소스를 넣고 적당히 물기를 빼 파스타가 너무 흐물흐물하지 않게 조절했다. 완성된 파스타를 그릇에 넣고 홀에 놓았다.

파스타 나왔습니다.”

 암살단은 정부의 명령으로 해체되었고 몇몇 인원은 무고한 사람을 구금한 죄로 법적 처벌을 받았다. 암살단의 막내였던 설아는 암살단원들이 이번 사건과 상관없다고 입을 맞췄고 설아는 예전에 독학한 기술을 바탕으로 작은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하게 되었다. 다행히 설아가 암살단원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암살단원 일부는 교도소에서 수감중이고 징역형을 피한 몇몇 인원들은 암살단 해산 후 각자 다른 일을 하면서 살게 되었다.

오늘도 고생 많았어 설아야, 나이도 어린데 요리 솜씨가 장난 아니더라.” 리나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설아는 무표정이었다.

오늘 월급날인데, 술이라도 한 잔 할래?”

네 뭐.”

 서빙 직원이었던 리나와 어느 정도 말이 튼 설아는 일을 하고 술을 마시는 일상을 반복했다. 적갈색 단발을 한 리나는 언제나 능글맞게 설아를 받아주곤 했다. 노래방 같은 곳에 가면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놀았다. 남동생이 더 이상 없다는 아쉬움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잊혔다. 둘은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술집을 찾아나섰다. 리나를 따라 몇 블록을 걸어간 설아는 자신이 활동했던 슬럼가에 다다랐다고 직감했다. 이 곳은 범죄자들의 아지트가 넘치는 곳으로 현상금 사냥에 가장 적절한 장소였다. 리나와 설아는 슬럼가의 입구에 도착했다.

언니, 이 구역은 치안이 좋지 않습니다. 다른 술집에 갈 것을 추천드립니다.” 자신에게 범죄자는 별 존재가 아니었지만 왜인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슬럼가의 건물은 값싼 갈색 나무로 이루어져 있었다. 술집, 술집, 도박장, 술집, 도박장. 대체 이 언니는 왜 이런 곳에 온 걸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실은 아는 사람이 이 곳에 있는 술집 쿠폰을 선물로 줬거든, 조금 허름하긴 하지만 공짜 술 좀 먹을 수 있잖아.”

“…알겠습니다.” 설아는 알겠다곤 했지만 몸이 굳어있었다. 슬럼가의 입구를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었다. 설아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리나와 발을 맞춰 걸었다. 슬럼가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염을 기르고 해진 옷을 입고 다니는 남자였다.

안녕 예쁜이?” 벤치에 앉아있던 비니를 쓴 남자가 손을 까딱하며 말했다.

네 안녕하세요.” 리나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언니, 저것은 캣 콜링이라는 성일탈의 일종입니다. 반응해주시면 안 됩니다.” 설아는 리나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 아니 인사한 게 무슨 성일탈이야?”

제 말 들으시고 지금부터 남자들이 뭐라고 말을 걸어도 그냥 무시하고 걸으십시오.”

, 알았어.”

 리나는 정색한 설아의 얼굴을 보고 맹한 표정을 짓더니 알겠다고 말했다. 그 후 술집이 있는 건물까지 걸으면서 거리의 남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열었다.

예쁜 누나들 안녕?”

이봐, 좀 놀다가.”

웃는 얼굴 좀 보여줘.” 리나는 일일이 대답해주고 싶었지만 설아는 필사적으로 막았다.

무시하세요, 전화하는 척 하세요.” 설아는 리나의 팔을 붙잡았다. 건물에 도착하는 동안 다섯 명의 남자가 캣 콜링을 했다. 도착한 술집은 3층에 검은 색 커튼으로 사방의 유리를 막아놓은 낡은 술집이었다.

 술집으로 들어가자 퀘퀘한 담배냄새가 풍겼다. 리나와 설아는 홀 바로 앞에 앉았다. 다른 남자들이 그녀들을 흘깃흘깃 쳐다보았다.

어서오십시오, 손님. 주문하시겠습니까?”

이 쿠폰 여기 꺼 맞나요?” 리나는 핸드백에서 맥주 쿠폰이라고 적힌 종이 두 장을 꺼냈다. 남자는 쿠폰을 집어들었다.

맞습니다. 사용하시겠습니까?”

, 부탁드립니다.”

다른 주문하실 건 없으십니까?” 리나는 메뉴판을 잠깐 쳐다보더니 말했다.

큐브 스테이크 하나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바텐더가 몸을 돌려 컵을 꺼내들었다. 그 때 홀 안쪽에 있는 전화기의 벨이 울렸다. 바텐더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바텐더는 전화기를 귀에서 떼더니 리나와 설아를 보고 말했다.

혹시 손님 중에 이설아라는 분이 계십니까?”

 설아는 약간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 접니다.” 바텐더는 전화기를 건넸고 설아는 손을 떨면서 전화를 받았다.

반갑습니다, 이설아 씨. 아니 암살자 아이노스라고 부르는 게 맞으려나. 갑작스레 연락한 점 실례가 되었다면 사죄 드리겠습니다.” 낮고 둔탁한 목소리였다. 육성인지 변조한 목소리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소속과 이름을 말씀해주십시오.” 설아는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

피스메이커즈의 그리마라고 합니다.”

차트를 달리는 남자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등의 시사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보신 것 같습니다. 피스메이커즈는 음모론의 소재일 뿐 실존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그리마 또한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었다. 피스메이커즈는 시사 방송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체였지만 음모론일 뿐 실존하는 단체가 아니라고 알려져있다.

그럼 암살단도 음모론 소재고 실존하는 단체가 아닌가 봐요?”

당신 누구야?, 어떻게 연락했어?” 설아에게서 듣기 어려운 반말이 나왔다. 설아가 꽤 당황했다는 뜻이었다.

연락 방법이 부담스러웠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연락드릴지 고민하다가 설아 씨가 저희 관할 구역에 들어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통신망을 이용하여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당신, 어디 소속입니까.”

피스메이커즈 소속이라고 방금 말씀드렸습니다.”

계속 헛소리하시면 장난전화로 알고 끊겠습니다.”

동생 얼굴 보고 싶지 않으세요?”

 정적이 흘렀다. 설아는 몸의 모든 신경이 얼굴로 쏠리는 듯이 긴장했다. 침을 삼키고 입을 열었다.

저의 동생은 사망했습니다.”

아니, 사망한 걸로 알고 있는 거겠지. 장난전화라고 생각하면 끊어도 됩니다. 대신 동생은 영영 못 보겠지만요.”

말하고 싶은 게 뭡니까.”

당신을 피스메이커즈의 일원으로 정식 섭외하겠습니다.”

그럼 동생을 다시 볼 수 있는 겁니까?”

제가 지금 하는 말 잘 들으세요. 빠른 시일 내에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국립특수범교도소로 가셔서 이운 씨와 면회를 하세요. 피스메이커즈에 대해 묻는다면 자세한 설명을 해주실 겁니다. 인터넷 사이트로 들어가시면 쉽게 면회신청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운이라는 사람이 누굽니까.”

암살단의 보스. 그 분의 본명입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리마는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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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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