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작별 인사드릴까 합니다.
과거 박근혜 정권 규탄하고 다니다가 8개월간 체포 구속된 사건이 무죄를 받았었는데, 며칠 전 형사 배상금으로 6700만원이 나왔습니다.
그 전액을 어제 시민단체에 기부했고 이제 안녕을 고합니다.
저는 그간 시민운동을 해 오며 이십여번 체포되었고, 전과를 열 개를 얻게 되었으며, 구속영장을 네 번 받고, 교도소를 네 번 오갔었습니다. 법원 오가며 재판만 100번 넘게 받았습니다.가난한 활동가다보니 벌금 낼 돈이 아까워 교도소 들어가서 노역을 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서로 나누고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구속 중에 모금 된 돈, 교도소 생활하며 들어온 영치금, 책 팔려서 받은 인세 등은 모두 기부했었습니다.
나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삶을 소명으로 생각했기에 그리 살아왔습니다. 제 딴에는 그렇게 젊은 시절 밥벌이도 못하고 사회운동을 하면 고생을 할지라도 나이를 먹으면 보람이라도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 상처 투성이입니다.
그것은 체포, 구속되거나 일베들에게 두들겨 맞고 협박 받는 것에 의한 고통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우군이라고 일컬어지던 분들에 의한 상처였습니다. 더 이상 그 상처를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불가능해져서 모두에게 작별인사 드립니다.
그리고 끝으로 당부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시민사회 내에 의견이 조금만 다르면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고 신랄하게 비난하는 이상한 풍토가 ‘정의’라는 이름으로 용인되고 있습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소통과 이해를 통해 해결될 사안을 다짜고짜 타도의 기치를 높이면서 서로 철천지 원수 지는 관계가 진보진영 내에 팽배해 있습니다.
이 문제를 오랬동안 고민해 온 사람으로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이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너도나도 ‘정의’의 기치를 내걸고 자기 주장만 하는 사람이 있을 뿐, 왜?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 끼리 싸우게 되는지, 그 역학에 관심을 갖고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보려는 분들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떠나는 길에 ‘시민사회를 진단’하는 긴 글을 썼습니다. 소책자 분량 A4 – 40장 분량 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 한번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https://www.facebook.com/100001699902774/videos/477110920431415/
모두들 건강하십시오.
각자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