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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찌되든 살아야겠죠? 5년 버티면 다행이고
게시물ID : sisa_11984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꿀단지:)
추천 : 3
조회수 : 43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2/03/10 18: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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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오늘 하루종일 엄마랑 토론했어요. 
 60년대생이신 어머니도 앞길이 막막하시다 하시고 저도 공허한 느낌에 하루종일 여기저기 들락날락, 시사정치쪽 분위기 파악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뭔 의미가 있겠냐마는. 

 전 부울경이고, 일찍 결혼하고 부동산에 관심이 생긴 남편 때문에 어쩌다보니 (영끌로 피토하고있지만) 다주택자 입니다. 

 음 지금은 자영업을 하고있는데, 이전에는 중소기업 정규직,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거쳤어요.  결혼 출산 육아 다 겪었고 육아휴직과 복직, 퇴직을 거쳤습니다. 

 부끄럽게도 정치, 사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지는 몇년 되지 않습니다.  대학생때는 칠렐레팔렐레 놀러나 다녔고 투표는 하긴 했지만 중도의 정의도 모른채 중도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대기업의 시스템을 따르려 노력하는 중소에 정규로 입사했는데, 그렇더라도 야근수당은 없었어요. 사무직이라서. 
주말수당은 있었고 퇴직금은 연봉에서 제외하고 별도였네요. 
 음 급여는 그렇고 근무 환경은 야근야근야근철야 일열심히하고 주말엔 쉬어라! 라는 분위기? 
나름 어린 여직원이라 초반엔 귀여움빨(?)(그당시엔 그런 분위기었죠, 요즘은 아니지만) 이 있었지만 나중엔 그것도 안통하죠. 
당연 연차도 찼고, 결혼도 했고요. 남편은 잦은 야근을 싫어했지만 어쩔 수 있나요. 그러다 건강을 완전 잃고 퇴사하게 됩니다. 

 그러고 1년 여 전업주부로 쉬면서 계속 자기계발을 했어요. 어떤 업종으로 갈 진 몰라서 이것 저것 배워보기도 하고, 취미도 가져보고요. 
 그러다 공공기관에 사업계약직 일을 하게 됐는데 이 일을 꽤나 길게 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여기저기 거쳤는데, 이때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게되었고 국가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간접 경험했어요. 
 정치가들이 어떤식으로 정책을 만들어내는지, 교수 등등 직함을 가진 자들 중 일부가 이런걸 어떤식으로 응용하는지 보게 되었구요.   

제 자리가 걸린 사업이 정당의 정치적인 유불리로 갈려나가는 것도, 그것이 똑같은 이유로 다시 되살아나는 것도 봤습니다. 

그러고 전 퇴사하고 작금의 치열한 취업경쟁에 자신감을 잃고 새로운 전문분야를 파고들어 창업을 했어요. 
 이걸로 브랜드를 제대로 키워보고픈게 꿈이고, 법인으로까지 전환해보는게 계획입니다. 

뭐, 이때까지만해도 정치적 방향성은 없었고 나라가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하는 정도만 인지한 상태였어요. 

이전 글에 보시면 알겠지만, 전 아이가 크게 아픈 적이 있어서 매우 고생을 했었어요. 다시는 사회로 못 나갈 것이라 예측했는데, 다행히 아이가 건강을 회복해서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죠. 
(사실 전 예전부터 개인 브랜드를 해보는게 꿈이었어요. 어떤 분야가 되든지요)

제가 다시 무언갈 해볼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이 당시의 경험은 지금의 제 생각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신생아 중환자실의 장기 입원 환아들, 늘 가슴졸이며 언제 집에 갈 수 있을까 기대하고 실망하는 부모님들..가끔은 하늘의 별이 되는 아가들… 
아이의 건강 회복을 기원하면서도 한편으로 병원비에 걱정하는 부모님들..정말 나쁘지만, 병원에 가만히 아이를 두고 사라지는 부모들.. 슬의생의 에피소드들은 리얼이에요. 정말. 

이때의 사건이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운 일이어서, [복지] 라는 것을 제대로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그러고 몇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모르던 주위 이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발달지연 또는 장애아동(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사고로 보행장애가 생기신 분, 지병으로 장애가 생기신 이웃 할아버님.  정말 이건 제 주변 이웃이었어요. 

한다리 건너면, 또는 가까운 이웃이요.   또 제 나이보다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면 공무원 장수생, 취업포기자.. 한 둘이 아니에요. 
이들도 한다리 건너 이웃이고, 친척이고 그렇죠. 요즘 다들 그렇잖아요? 

전 이런 분들을 보면서 계속 복지가 확대되어야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서는 제가 사업적으로 크게 성공해도 세금을 많이 내는 것, 충분히 당연하다 생각했어요. 
이분들이 먹고 살만해지면, 제 브랜드를 소비해주실 거니까요. 
제가 담고있는 분야의 파이가 계속 커져서 더더더 성장할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전 제 사업을 잘 키워서, 법인으로 전환하고 특히 사회적기업법인으로도 일부 해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기 원하는 아이엄마 등등 수요가 있는 일자리도 창출하고 싶었고요. 

일단 제가 여성이기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회사에서 일해보니 진짜 일하기는 뭣같거든요.
(내 자리 지켜보겠다고 5개월짜리 놔두고 복직할때, 야근은 차마 힘들어서 거의 매일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서 출근할 때.. 와 씨 다시 생각해도 눈물나네…결국은 떨려나왔지만…뭐 인사고과 못받은건 제 탓이죠) 

전 지금 저희 친정어머니의 희생으로 영세한 사업체를 굴리는 중입니다. 무한 감사할 뿐이죠.. 얼른 잘 꾸려서 보답해드리고싶어요.

그런데 일단 코시국에 창업을 하다보니, 매출은 최저시급인데 꾸준히 매출이 느는 중이라고 자영업 지원금은 하나도 못받았어요. 
근데 뭐 그것도 그러려니 했어요. 제가 겪어온 일이 있다보니 행정 쪽이 아예 이해가 안 가지도 않아서요. 


뭐 여기까지 제 개인 이야기였구요.. 사실 제 상황으로 보면 어느쪽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는 거죠. 

제 개인의 영달은 현재 대한민국 기준으로 진보 / 보수 양쪽 다 걸쳐있네요. 
그렇지만 전 제 주위 이웃을 위해, 그분들이 웃으면서 행복해서 여유가 생겨 사치재인 제 브랜드를 소비해주실 그날을 위해, 지금은 건강하지만 계속 병원에 가서 검진받는 제 아이를 위해 차악은 버려야된다 생각했습니다. 

누가 저보고 대깨문이시냐고 그러더군요. 조금 충격받았어요. 보수 성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분이 제게 그러셔서. 
전 민주당원도 아니고, 문통과 이재명의 열렬한 지지자도 아닙니다.  

다만 현재 대한민국의 보수집단의 정치방향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일관되지 못한 태세, 깊은 고찰 없는 정책 기획), 
복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가, 선택하는건 당연히 [보편복지]를 내거는 후보인거죠. 

그래서 어제 퇴근길에 출구조사 결과 보고 우울했습니다. 
늘 걱정했던 설마의 사태가 와서요. 
새벽까지 못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재역전은 없고요. 

이렇게 된것 뭐, 5년 잘 버텨보던가,,,조용히 제 사업 잘 키워보던가 해보죠 뭐. 
창업지원사업이나 이런게 잘 나오려나 모르겠네.. 코로나로 나 돈 짜치는데…ㅎ 

친정어머니와 산책하면서 계혹 한숨이나 쉬면서 답답해하다가, 오유에 와서라도 긴글 한번 쏟아봅니다.. 
처음으로 정치적 의견의 글을 써보는 것 같네요. 
제 친친하고나 이런 이야기를 했지, 제 개인 sns에도 못 썼는데 ㅎㅎ 

조금 후련해요.  다들 건강하시길, 잘 살아남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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