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 70세에 신장 투석하시는 저희 엄마가 확진되셨어요. 인후통과 가래, 기침 정도만 있으셔서 재택치료해도 될 정도였죠. 그런데 문제는 투석. 엄마에겐 생명줄인데... 다행히 감사하게도 투석받는 병원에서 확진자 외래 투석이 가능한 병원 연결해줬어요.
엄마는 남동구에서 혼자 사시는데다 외래 투석하는 병원은 서구 끝이라 제가 확진 각오하고 화, 목에 셔틀했습니다. (확진받으셨을 때 이니 증상이 보이기 시작한 지 4일 째여서 제가 마스크 잘 쓰고 손소독 잘 하고 환기 잘 하면 감염 위험은 낮지 않나 생각됐어요. 그리고 저도 그 당시 생리통이었는지 아닌지 감기 몸살 기운이 약간 있는 상태)
엄마는 하루가 다르게 상태가 호전되었어요. 입원안한 게 어디냐, 증상이 가벼워 다행이다. 투석도 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백신 꼬박꼬박 맞은 덕 보긴 했다며 안도하며 거의 엄마 병원 셔틀 외엔 외출도 자제하던 와중!(약한 몸살 증상-약 복용-호전의 연속)
수요일 오후,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진단키트 두 줄 나왔어. 지금 퇴근한다."
뭬야??? 두 줄!!! 전날 몸살기 있다기에 진단키트 둘 다 해 보니 음성이어서 병원 안가고 병가내고 약 먹고 쉬었거든요. 출근 전에 아침에 해 보자니까 회사에서 하겠다고 하더니... 두 줄.. 부랴부랴 저도 진단키트 해보니 음성. 우리 집 진단키트가(설 직전에 10개 사뒀었음) 이상한가싶어 편의점에서 사다 해 봐도 음성.
신속항원하는 집 가까운 의원에 전화하니 이미 마감됐다고 해 다음 날 일찍 가서 둘 다 신속항원 받았어요. 같이 밥 먹고, 한 이불 덮고 잤고 확진자와 접촉 했으니 저도 양성이겠거니 했어요.
남편 양성! 전 음성!!!
으잉??? 그럴 리가??? 목도 좀 따끔따금하고 근육통도 있고 두통도 좀 있는데??? 음성이라 돈 더 나올 줄 알았는데 5,000원 받더라고요. 타세놀과 부로멜장용정 처방해줬고요.
남편 확진문자는 다음 날이 아닌 확진 당일 정오 전에 바로 왔어요. 전 제 결과를 믿을 수 없어 선별진료소가서 남편 확진 문자 보여주고 PCR받았고요. 음성이 분명할거라 확신하며 남편과 격리 안하고 지냈는데 다음 날 아침 8시 01분... '음성' 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후로도 오늘까지 계속 근육통과 목이 조금 아파 매일 자가진단 했는데 계속 음성이네요. 이젠 그나마 좀 있던 증상도 거의 없어요.
아들녀석 논산 훈련소 들어가 있는 동안 이 난리 생겨서 그나마 다행이다, 남편도 미각 후각 멀쩡하고 독감 걸렸을 때보다 증상이 덜래 다행이다, 나는 그래도 아직 음성이라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좀 당황스럽긴해요.
격리는 커녕 그냥 평소처럼 같이 지내는데 제가 음성이라는 게... 슈퍼항체 보유자는 아닌 거 같고... 열은 없는데 몸이 더운 걸 보면 제 면역체계가 열일하는 거 같긴한데..
이왕 순서 돌아와 확진될거면 차라리 부부가 같이 확진되길 바랬는데 이젠 시간관계상 진짜 걸리면 안돼요. 31일에 아들이 논산에서 퇴소해 데리러 가야하거든요.
어쨌든 엄마도 남편도 저도 이만하게 지나가는 걸 보면 백신 접종 완료한 덕인 것 같아요. 좀 아프다 싶으면 집콕해 약 먹고 푹 쉬고요.
저희 집에도 오미크론 찾아온 거 보면 이 난리가 이제 끝나긴 끝나려나보다.. 그렇게 생각할래요. 물론 그럼에도 안 걸리는 게 최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