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중딩때까지 컴퓨터를 쓸일이 없었다. 친구들이 다모임. 싸이월드를 할때도 난 그냥 컴퓨터 재미 없다고 책읽는게 좋다면서 하지 않았다.
사실 이유는 우리집엔 컴퓨터가 없었다. 다들 펜티엄은 아니어도 586정도는 집에 있었고 지금처럼 광랜은 아니어도 코넷정도는 썼다.
나는 컴퓨터가 재미없다고 책읽는게 좋다고 컴퓨터 갖고싶다고 하지않고 도서관에가서 책을 빌렸다. 사실 컴퓨터를 사줄 집안형편이 아니었음을 알았기에 컴퓨터를 멀리 했다.
중딩 말쯤에 우체국에서 국민피씨를 저렴하게 보급할때 처음으로 집에서 컴퓨터를 할수있게 되었다.
이메일을 만드는데 닉네임을 쓰라는데 처음엔 뭔지 몰라서 그냥 이름을 썼다.
나중에야 이름이 아닌 인터넷상에서의 가상이름을 만드는걸 알았다. 한참을 고민하고서야 '즈려'라는 닉네임을 쓰게 되었다.
즈려는 다들 아시는(모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즈려밟고'에서 따온 것이었다.
즈려밟고는 당시 조랑말 같은 신발가게 이름이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입학식 전에 엄마가 처음으로 새신발을 사주셨다. 나는 처음으로 신는 새신발에 너무나도 기뻐서 엄마한테 울면서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했다. 그때의 첫 경험이 아직도 내 머리에 남아있듯이 닉네임을 처음 만들때 즈려 라는 말이 너무나도 좋았다.
중학교에 가서 만난 애들중에는 메이커없는 신발 신고 다닌다며 나를 무시하는 애들도 많았다. 하지만 눈높이나 구몬같은 것도 해보지 못한 나였지만 반에서 2~3등의 성적을 받았고 나는 공부도 못하면서 메이커나 따지는 애들은 무시했으며 친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성적이 안좋은애들을 무시한게아니라 싸구려신발신는다고 날 무시한 애들만 무시한거였다. )
그때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애들은 20여년간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고 서로 맘편히 속터놓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