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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려운 이유: 수동적 프레임
게시물ID : jobinfo_27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레이머
추천 : 2
조회수 : 224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12/11 22:23:46

1.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려운 이유

자기소개서는 입시나 취업과 같은 인생의 중요한 지점에서 필수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문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자기소개서 작성을 어려워합니다. 무엇을 적어야 할지, 어떤 경험을 적고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할지 막막해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다수의 사람이 스스로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에 대해 고민을 해본 적이 없으니 자기가 무엇을 가졌는지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입니다.

자기소개서는 나를 소개하는 글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낳습니다. 머리가 아픈 질문이지만 피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한다면 남을 흉내 내는 글밖에 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고민입니다.

 

 

2. 수동적 프레임 자각

그렇다면 내가 누구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먼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으려면 내가 남들과 다른 어떤 '정체성(identity)'을 가졌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나를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식,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욕망과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선택한 방법 등이 남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남들과 다른 자기만이 지닌 프레임(frame)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정체성은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지닌 생각과 감정의 대부분은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정신세계는 수천 년 동안 여러 철학가, 역사가, 정치가, 과학자, 철학자 등과 같은 지식인들이 만들어낸 사상, 종교, 이념, 관습, 지식, 이론들이 축적된 결과물입니다.

저는 이것을 수동적 프레임(passive frame)이라고 부릅니다. 태어날 때부터 가족과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아가 만들어지기 전에 형성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정체성을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것의 시작은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프레임이 내 것이 아니라는 자각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수동적 프레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생존을 위해 자신이 태어난 세계의 환경에 적응하도록 설계된 유기체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그저 어느 날 갑자기 태어나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하기 전까지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본능적인 정신적 활동을 진행합니다. 그 활동이란 당신이 태어난 세계에서 사용하는 언어, 규칙, 문화, 매너 등을 학습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성공에 대한 정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공이란 내가 좋아하는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걷고 있는 길, 즉, 당신의 부모, 국가, 사회, 환경에 의해 형성된 길을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배웁니다. 이런 식으로 당신의 프레임은 수동적으로 형성됩니다.

이 기간 동안 당신은 당신의 프레임이 옳은지 그른지와 같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그것의 존재를 인지하지조차 못합니다. 왜냐하면, 주위의 모든 사람이 같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마치 당신이 푸른 눈을 지닌 외국인을 보기 전까지 모든 사람들의 눈동자는 검은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말입니다.

3. 능동적 프레임 형성

그러다 시간이 흘러 당신은 처음으로 프레임에 의문을 제기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 순간은 큰 사연이 없는 한, 보통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입니다. 왜냐하면 대학생이 된 후에는 ·고등학생 시절과 달리 여러 사람과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갈 기회를 훨씬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책을 읽거나 아르바이트를 해보거나, 동아리에서 사람을 만나거나 여행을 다녀보면서 세상에는 내가 걷는 길과는 다른 수많은 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당신은 커리어 정체성 형성에 필요한 '자기 인식(self-awareness)'을 경험하고 서서히 능동적 프레임을 형성하게 됩니다. 능동적 프레임(active frame)이란 사회나 문화적 맥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당신의 의지와 선호도에 따라 형성한 자발적 프레임을 말합니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직업이라는 프레임으로 수동적 프레임과 능동적 프레임을 나눈다면 위와 같은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의사, 변호사, 선생님 또는 대기업 회사원과 같은 커리어를 밟는 것이 성공이라고 배워온 당신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데이터 저널리스트, UX 디자이너, 3D 프린팅 모델러, NGO 활동가 등과 같은 다양하고 구체적인 진로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당신은 어떤 직업을 갖고 싶고 어떤 일이 나와 적합한지 그리고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4. 커리어 선택의 3가지 유형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당신은 현실로 나가야 할 시간을 맞이합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설정해 준 길만 걸어오면 됐던 당신은 자기만의 의지로 길을 개척해야 하는 시점에 놓이게 됩니다.

지금까지 당신은 공부를 잘하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학생이면 충분했습니다. 여태껏 당신은 '어떻게 하면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사소한 질문만 고민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당신은 '나는 누구이며,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거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게 됩니다.

첫 번째 유형은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로, 대다수의 직장인들에 이해 해당합니다.

이들은 열정이 있는 일을 하라는 또는 잘하는 일을 하라는 주변의 조언을 듣지만, 자신이 어떤 것에 열정이 있는지 자신이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결국 이들은 주변 사람들이 선택한 길을 따라가며 다른 사람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커리어 패스를 선택합니다.

결국 이들은 자기소개서의 정의가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글이라는 것조차 망각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고민은 전혀없이 합격자소서를 토대로 자신의 자소서를 작성하며, 완성된 자소서에서 본인의 모습은 커녕 직무에 대한 통찰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유형은 수동적 프레임과 능동적 프레임의 중간을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여러 가지 요건들(사람들의 시선, 재정 상황, 과도한 리스크 회피 등)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와 비슷한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자소서는 비교적 훌륭한 편입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일관된 경험을 해왔기 때문에 직무를 바라보는 최소한의 틀은 잡혀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수동적 프레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의 자소서에서 많이 발견되는 문제점은 기업의 방향과 자신의 커리어 방향성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유형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능동적 프레임을 선택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주위의 시선이나 조언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실리와 솔직함을 추구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프레임에 따라서 자유분방하게 원하는 길을 걷거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갑니다.

이들의 자소서에서 매우 훌륭합니다. 왜냐하면 직무를 바라보는 본인의 생각이 그대로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자소서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이라고는 지나친 솔직함이라든가 모호한 문장 구성과 같은 기술적인 요소들 뿐입니다.

세 가지 유형 중 당신은 어떤 유형에 해당하나요?

당신이 만약 다른 사람들처럼 첫 번째 유형에 해당한다면, 자기소개서를 잘 쓰고 싶어도 잘 쓸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세 번째 유형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두 번째 유형 정도는 되어야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게만은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결론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당신이 자기소개서를 쓰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수동적 프레임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평생 동안 남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온 당신이 남들과 다른 나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남들과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서는 자신이 수동적 프레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능동적 프레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작업이 필요한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커리어를 선택하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퇴사를 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커리어를 선택하는 것은 당신의 삶을 뒤흔드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수동적으로 선택한 커리어가 당신에게 행복한 삶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시험공부를 하지 않고 만점을 받기를 기대하는 학생과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작게는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 크게는 당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 '능동적 프레임에 입각한 커리어 정체성'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p.s.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동적 프레임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타성에 젖어 남들이 작성한 자소서를 따라 쓰는 일은 그만두고, 본인의 능동적 프레임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세요.

 

 

 

출처 https://blog.naver.com/career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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