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슈 게시판을 대선 직후에 알게 되었는데 들어가자마자 보게 된 게시글 내용과 수준에 뒤통수 세게 맞은 기분이었어요. 순한 맛 일베? 펨코 온 줄 알았거든요. 조롱 비아냥 조리돌림 수준이 너무 충격이어서 밤에 잠이 안올 정도였어요. 저런 사람들이 내 동료라고?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지금은 윤 정권의 실정 때문인지 저 수준까지는 안가지만요.
이 게시판을 알게 된 후로 요즘 젊은 사람들이 다 이런 생각인가 싶어서 현타가 진짜 많이 왔었거든요. 온라인 밖의 젊은층 여론은 아직 다르긴 하니까 그냥 소수의 스피커가 떠드는 거라 치부하려고 해도 자꾸 떠오르는게 있어요. 같은 동년배가 참사당한 이태원때 이 게시판에서 보여준 글들과 거기 달린 수많은 좋아요와 댓글요.
사고방식 자체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도덕성, 약자배려, 공동체의식, 사회정의 자체가 없더군요. 극단적인 개인주의, 공동체가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요. 내가 불편하면 나쁜 거예요. 힘없는 자에게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힘있는 자에게 공감을 해요. 교사 집단이 이런데 다른곳은 어떨까 생각하니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이렇게 공감능력 없고 공동체 의식 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가 선이 된 사회가 언제까지 버틸까요?
요즘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보면서도 우리 공동체의 미래가 많이 어두워지겠구나 싶어요. 지금 분위기에선 무엇인가를 지도 하려고 했다간 아동학대가 될 수 있으니 지도 할 수도 없구요. 내 자식에게 지금껏 공동체의 선을 가르치며 살았지만 오로지 나의 권리만 중요시하는 저 세대의 분위기 속에 나의 가르침이 내 자식의 발목을 잡는게 아닌지 요즘 참 생각이 많아집니다.
예전에는 뭔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이었는데 요즘 세대의 생각을 보니 이것 또한 흘러가는 역사구나 싶어요. 우리가 노력한들 이제는 지나간 세대이고 앞으로의 세대는 우리와 사고방식이 달라요. 그 흐름을 벗어나기 힘들것 같아요. 우리는 그들에게 그저 꼰대 중 하나니까요. 사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이 되지만 그것 또한 우리 공동체의 선택이니 우리에게도 함께 닥칠테죠.
저는 여전히 환경을 위해 하나라도 덜쓰고 조금이라도 아끼고 나의 목소리와 연대가 필요한 곳에 작은 손을 보태고 있지만 예전처럼 낭떠러지로 가는 기차를 되돌릴 수 있다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아요. 그냥 계속 마음의 준비를 할 뿐입니다만 내 자식들이 계속 눈에 밟히기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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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aWlwa
2023-06-03 16:36:20추천 1
저 전문직인데, 우리 게시판도 그래요. 폐쇄적인 게시판이란 곳이 예전의 화장실 낙서 같은 이미지.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개네들 누가 신경쓰면 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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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Y2lqY
2023-06-03 17:22:00추천 3
일제강점기에 모든 국민들이 독립운동을 한게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독재시절 모두가 독재타도를 외친 것도 아니며, 모두가 민주주의를 원했던 것도 아니었죠. 대다수의 민초들은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왔을 뿐, 이상향을 품고 사회를 바꾸려 했던 사람들은 언제나 소수였습니다. 예전엔 안그랬는데 요즘 젊은이들이 이상하다는 말은 언제나 나이든 사람들의 몫이었습니다. 예전엔 나 자신조차 어렸기에 보지 못했을 뿐이죠. 다만 요즘들어 안타까운 것은...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바라볼 이상향이 사라진 느낌이랄까요. 그런 이상향이 없으니 모두가 각자도생, 자기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사회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독재는 타도된지 오래이며, 지난 촛불시위로 이 사회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전세계에 보여줬으니까요(완벽하단 말은 아닙니다. 완벽한 민주주의란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죠). 그간 경주마처럼 달려 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독재를 타도하고 민주주의를 일궈낸 대단한 나라이지만 이제 어디로 달려야할지 길을 잃은 나라. 경주마처럼 달린 부작용으로 높은 자살율과 초저 출산율의 늪에 빠져버린 나라... 안타깝지만 지금의 어린이들, 10대, 20대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주는 것은 우리 어른들이기에 죄책감을 느낄 뿐입니다.
좋은 자료 많이 나눌 수 있는 유의미한 플랫폼이예요. 운영진이 문제겠어요? 이용하는 일부 사람들의 시각이 그런 것을요. ㅎㅎ
익명a2Jpa
2023-06-04 10:19:37추천 1
거기 뿐만이 아닙니다. 오유같은 사이트에서나 현 정권의 잘못된점을 이야기하지 실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은 대부분 2찍이거나 관심이 없는 부류 둘 중 하나입니다. 빨간약을 먹어야할 사람들은 그쪽 인간들이 아니라, 우리여야할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습니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