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의 역사는 언제부터일까?
첫 오락실에서 빠진 게임은 고딩초창기 테트리스였다
50원씩 넣어 러시아풍 전자노래에 맞춰 몇판 하다보면
잠자기전 천장이 테트리스화면으로 어른거리기도 했다
그후 가라는 연습실은 안가고 빠진 게임이 보글이
35년지기 친구와 파랭이 노랭이 하나씩 맡아 신나게 하다보면 레슨샘이 집에 전화해서 연습 빠진거 들켜 혼나기도 하고
50원으로 너무 오래하다보면 동네 잼민이 들의 눈총도 따가웠다
그러다 세월은 가고 결혼하고 산 컴터로 씨디로 나온 게임도 해보았지만 보글이가 은근 아류작들이 있었는지 오리지날은 어디가도 찾을 수가 없었다
올 초 둘째가 다쳐서 3주간 입원을 했는데
첫날은 면회시간에 로비에서 만나면 이산가족 저리가라 엉엉 울다가
담날은 오셨어요? 하다가 담날은 왔어??
서로 좀 담담해질 무렵 5백원 넣고 하는 오락기를 발견
첫날은 2판도 겨우갔는데
담날부터 집에 있는 학이 남아나지 않게 동전 쓸어모아 병원으로 향했다
이건 애를 보러가는 건지 보글이를 하러가는건지 ㅎㅇ
사실 애 얼굴상처가 깊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정말 뇌를 비우는 작업도 필요했다
남편에게 앞으로 10년간 기념일 선물은 필요없으니 이 오락기를 사달라고 했다
그 말에 남편이 얼씨구나 제조사에도 연락해보고 중고도 찾아봤다는데 딱 그 기계만 보이지 않얐다
3주간 입원후 마지막 날
혹시나 찾아본 플레이스토어에서 오리지날 게임을 찾았고
각자의 이유로 우리부부는 원주민 춤을 추었다
4월부터 12월까지
오늘 보글이의 99판까지 온 기념으로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