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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aby_25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봄봄달★
추천 : 11
조회수 : 224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3/12/17 00:22:42
아이를 낳고 알았다.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나를 낳고 기르고 기다려주었는지.
나는 공부를 잘하고 예쁘고 돈 잘 벌어야 자랑스러운 자식인 줄 알고
엄마아빠에게 줄곧 미안했다.
그냥 예쁘다.
떼를 쓰면 힘든데 예쁘고
징징거리면 듣기 싫은데 예쁘고
평소엔 마냥 예쁘다.
볼은 폭신하고 냄새는 달큰하고 입을 맞추면 맛있다.
인사를 잘해서 예쁘고
인사를 못해도 예쁘다.
밥을 잘 먹으면 예쁘고
안 먹으면 걱정스럽지 예쁘지 않은 적은 없다.
떼를 쓰면 달래느라 힘은 들지만
너는 뭐 때문에 힘들까, 얼마나 힘들까 걱정이 되지
미운 게 아니다. 밉지가 않다. 미울 수가 없다.
너를 낳은 게 내가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이다
라는 많이 들어본 드라마 대사는 어떤 비유나 문학적 과장이 아니라
오직 그 자체로 사실인 진심이라는 걸.
내가 이룬 그 어떤 대단한 것보다
너를 낳고 너와 보내는 소소한 하루가
내 인생에서 제일 (몸은 힘들지만) 기쁘고 보람되고 행복하고
오로지 잘한 일이라는 걸
아이를 낳고 알았다.
엄마도 이런 마음으로 나를 키웠겠지.
오로지 예쁘고
오로지 걱정하고 애타고
보고 있어도 그리운
기다리고 기다리는
짝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를 길렀다는 걸
아이를 낳고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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