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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은양 8주기를 기억하는 글을 쓸 수 있다니..
게시물ID : cook_2274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잊었다
추천 : 10
조회수 : 176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24/02/24 02:40:41
사실 요번 시티 검사결과를 보고 글을 쓸지 말지 결정하려 했어요.

약 두 달 동안 간성혼수에 이은 황달로 굉장히 장기간 고생을 했고.. 퇴원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간장약을 복용하고 있을 정도로 제 몸엔 안좋은 이벤트들이 가득했기에.. 정말 여기까지구나.. 그래도 잘 버텼다, 잘 달려왔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다행이도 시티결과상 간은 깨끗했고 혈관육종과는 전혀 관련없는 이벤트여서 그냥 간트러블로 앓고 지나가는 것 같아요. 

뭐 항상 그렇지만 억지로 보통날을 연기해야 조금이나마 죽음의 공포를 떨쳐낼 수 있는 자기암시를 끝없이 걸어가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수많은 암환자 중 한명이고.. 

희귀한 암이라 같은 암환자들 속에서도 뭔가 나혼자 외딴 섬에 있는 느낌이었으나 그 당시 열심히 했던 커뮤니티인 오늘의유머에서 같은 혈관육종으로 투병하는 희은양에게 정말 진심을 다해 응원했어서 그런지 매 1~2월은 그 당시 희은양과 소통했던 그 때의 기분이 너무나 실감나게 기억이 나서.. 무섭게 슬픕니다. 

제가 이런식으로 희은양이 기억되는걸 아마 희은양 본인은 썩 좋아하지 않을거예요.

다만.. 제 솔직한 감정은 이러했다고.. 희은양에게 거짓없이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와 별개로 씩씩하게 투병하며 이 오늘의유머를 소통창구 삼아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준 너무너무 멋진 희은양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도 말하고 싶구요..!

항상 그렇지만 저 뿐만 아니라 오늘의유머에 희은양을 기억하는 수많은 분들이 계시기에, 

그리고 희은양이 가장 즐겨 이용하던 이 요리게가 아직까지도 소소하게, 아기자기하게 깨끗하게 오징어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장소로 남아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에,

올해도 이렇게 희은양을 기억한다는 글을 무사히 쓸 수 있는 제 자신을 조금은 대견해하며 글을 줄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널생각해'요. 

내년에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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