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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몸이 안좋아진 후로 저희 부부는 위기를 겪고 있어요.
게시물ID : wedlock_147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니나나나
추천 : 3
조회수 : 5829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24/05/06 19:39:20
네 

저희는 30대후반 부부입니다. 현재는 해외여행 중이고 큰 다툼이 일어나서 저는 지금 다른 숙소를 잡고 지내고 있는 중입니다..
 당연히 부부의 일은 둘만이 알고 더 깊은 서사가 있지만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저희의 어떤점이 문제인지 말씀해 주세요.

 저희 감정의 골은 2년전 제가 아프면서 시작 됩니다. 저는 대략 2년 전부터 갑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병원과 의사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 전에는 건강하고 운동이며 식단이며 열심히 했던 터라 제가 아플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몸이 점점 안좋아 져서 10년 넘게 하던 전문직도 그만두게 되고 그동안 일만 하고 해보고 싶은 것들을 뒤로 미루며 산게 한이 되어 지금은 남편과 함께, 제가 너무 힘들지 않을 정도로 편하고 느린 여행을 하는 중입니다. 

 
현재 상황을 말씀 드리자면.. 작은 다툼을 하다가 제가 전에 남편에게 상처 받았던 이야기를 꺼내면서부터 큰 다툼으로 번지게 됩니다. 

 .  작은 다툼이 큰 다툼으로 번지면서 남편은 저를 더이상 달랠수도 없고 미안하지 않아 할수 있는게 없다고 하였고 저는 이것을 ‘끝내자’ 라고 받아 들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받아 들이게 된 이유에는 남편은 싸우면 “난 더이상 못해” “안해” “내가 할수 있는게 없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며 저는 이말을 “네가 참던지 아님 말던지” 라고 해석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럼 그만 서로 떨어지자고 했더니 남편도 알겠다고 했고  제가 건강상 지금 잘 빠르게 걷지 못하고, 저는 핸드폰이 밖에 나가면 (해외 심카드는 남편 핸드폰만 되어 있습니다) 안되니 남편에게 다른 숙소를 찾아 나가달라 하였지만, ’핸드폰이 없으면 여행이 안되냐‘ ‘이 숙소 찾는데도 힘들었으니 나가려면 당신(글쓴이)이 나가라‘ 하여 제가 나왔어요. 이 느리고 긴 여행의 숙소나 이동수단 등을 남편이 도맡에 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힘들고 귀찮은 일이라 저도 이해하고 나왔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제가 병원을 다니면서 저희의 사이도 점점 틀어지게 됩니다. 남편은 제가 건강염려증에 걸렸다며 제발 정신차리라는 말을 많이 했고 더 심한 말도 많이 했어요. 저는 아프지 않은데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아닌데.. 저를 그저 정신병자로만 몰아가는 남편이 너무 무심하고 차갑다고 느꼈습니다. 남편이 저에게 더 심한 말이라면 이런것들 입니다.

((너는 Pathetic 하다
자기가 아프다고 인터넷에 글 싸지르는 새끼들은  다 너같은 인간들이다.
너는 사망신고 받으러 간다.
네 인생은 그것밖에 없냐.
어차피 죽을사람은 알아서 용기를 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가니 가만히 있어라.
귀찮다.
개소리 하지마라.
너는 내 인생을 망치고 있다.
나한테 정신적인 서포트 기대하지 마라.
넌 몸이 아니고 정신적으로 아픈거다.
나한테 촌철살인 같은 이야기 듣기 싫으면 조용히 입다물고 있어라. 어차피 뒤x 사람은 뒤진다.
진짜 아픈거 같으면 뒤x 방법은 많으니 자살해라.
나는 정말로 아프거나 늙으면 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죽을 방법은 많다.
니가 이런상태에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라.
다른 남자 혹은 내친구 xx 또 누구xx 라면 이런 네 옆에 있어줄거 같냐, 나니까 견디는거다
솔직히 너가 아픈거 관심없고 빨리 좀 정신차렸으면 좋겠다))

 제가 너무 상처가 되어서 나중엔 악에 받쳐 제 메모장에 하나씩 기억해서 울며 기록해 놨어요.

이런 말을 한 남편도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당연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 거예요.  제가 무슨병인지 몰라 너무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이상한 말과 모습을 보이기도 했어요.  저도 남편에게 안락사, 자살, 부부동반자살 등등 지금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로 힘들게 했던걸 인정 합니다.. 저에겐 이유를 모르고 몸이 아픈게 지옥같아 제정신이 아니였던거 같습니다.  몸이 이유를 모르고 아프니 사는게 사는게 아니고 너무 무서웠어요. 아마 남편도 저와 마찬가지로 인생에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답답함과 터널에 있는듯한 끝나지 않을 두려움이 있었을 겁니다. 남편도 제가 빨리 정신을 차려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래서 했던 이야기들 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저런 이야기까지 들어야 하나 싶어서 울며 밤을 새곤 했어요.

결혼 초에는 저에게 자기가 사람을 잘 볼줄 알아 저같은 좋은 아내를 만났다고도 했었는데.. 제가 아프고 난뒤 어려운 상황들이 생기자 본인의 인생을 망치는 사람 이라고도 표현했어요.  지금은 제 존재가 불행이고 또 불행을 제조하는 사람이 되어버린거 같아요.

이런 말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을 할때 굳이 같이 들어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앉아 있는다던지..길을 나란히 걷다가도 자기 뒤나 앞으로 와서 일렬로 걸으라고 한다던지..지하철을 기다릴때도 저 멀리 가서 있는다던지.. 자기한테 사랑한다는 이야기 들으려 하지말라 라고 하던지(본인이 하고 싶을때 하고싶지 그렇지 않으면 강요처럼 느껴진다고 하여 이런류의 애정표현을 아예 안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행동에서도 제가 많이 상처를 받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병원을 같이 다니는게 오히려 관계에 안좋을거 같아 혼자 다니겠으니 일을 시작 하라고 말했으나 제가 정신차리기 전까지는 일을 할 생각이 없다고 했던것도 상처로 남아 있어요.. (지금은 이런 마음이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그때는 옆에 항상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런 모든 것들이 너무 상처가 되었나봐요. 작은일로 다툼이 시작되면 마치 파블로의 개처럼 옛날에 남편에게 들었던 막말들이 생각 나면서  온전한 제 편이 되어주지 못한 남편 모습이 떠오르며 그 생각에 사로잡혀 그 이야기를 또 꺼내게 됩니다.. 남편도 정말 지치겠죠.. 그런데 저에겐 너무너무 큰 상처인지 뭘 해도 그 밑빠진 독 같은 상처가 채워지질 않아요.  남편은 마음으로 사과를 했고 또 제가 원하는 딱 그 방식이 아닌 본인의 여러 방식으로 사과를 했는데 제가 받아들이질 못하니 더는 못하겠다고 한 상황 입니다.

남편이 저를 곁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는것도 사실 입니다. 숙소에서 식사를 할때면 항상 맛있는걸 해주려 하고 제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 본인도 즐거워 합니다. 여기에 다 쓰진 못하지만 제 발걸음에 맞춰 걸어준다던지 큰일 작은일 가리지 않고 도와주려 하는 사람이예요.

만약 이것이 저희 부부의 끝이라 해도 또 저와 마주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라도  제가 가진 상처를 꼭 극복 하고 싶습니다. 초월하고 싶어요. 아니면 제가 살수가 없어요.

남편은 저를 감정적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남편이 이성적이지만 화가나면 남편또한 너무 감정적으로 변하고 상처주는 말을 잘 한다고 생각해요.

대체적으로 저는 말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큰 점수를 주는데, 남편은 이성적이고 냉정하며 사실인 것에 큰 점수를 메기는것 같습니다.

본인이 느끼는 감정는 본인것인데 혼자 상처받고 혼자 기분 상하는것을 왜 그 감정에 미안함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합니다.  남편의 입장에서는 전 빵점도 모잘라 마이너스 아내 일겁니다.. 속상하네요.

남편도 저도 이전에 각자 연애를 한사람과 길게 했던 적이 있고 이렇게 서로에게 악을 지르며 싸워본적도 없어서 이런 관계가 너무 낯설고 무섭다고 서로 느끼는것 같습니다.

너무 괴롭습니다. 몸도 힘든데 정신적으로도 괴로워 잠은 항상 못자고 안절부절 못 하다가 하루하루가 가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그냥 헤어져라 거나 무지성 악플 같은것은 삼가해 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네이트판에도 올렸는데 더 간략하게 추려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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