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를 좋아한다. 나름 전문가군에 속한다.
사람들은 차 좋아한다고 하면 100에 95는 이렇게 묻는다.
"아 그거 다도?"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왜냐하면 우리가 으레 찻집가서, 학원가서 자격증 딴다며 선생에게 배우는 것은
사실 9할이 찻잎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어느 지방의 어느 찻잎, 대만의 어느 산에서 나는 찻잎, 일본과 우리나라의 찻잎,
인도의 찻잎, 아프리카의 찻잎, 찻잎, 차이파리.
그런데 다도라는 말은 찻잎 우려 마시는 놀이에 관한 이야기인 것만은 아니다.
다도란 말 그대로 '차의 길'이다. 찻길이라고 쉽게 설명하면 이해가 빠르려나?
도란 말 그대로 길인데, 길의 특성은 출발지와 목적지가 있다는 것이다.
도의 앞에 오는 글자는 그럼 그 길을 타고 가는 운송수단을 말한다.
그러니까 다도라면 내 삶의 목적지까지 가보려고 하는데 차라는 도구를 타고 간다는 뜻이고,
향도라면 향으로, 주도라면 술로 가는 거겠지.
그러니까 다도를 배운다는 것은 삶의 자세와 마음가짐에 관한 이야기고,
찻잎 나부랭이로 끝날 일은 아니다 이거다.
그러니까 앞으로 다도 하냐고 묻고 싶거들랑 이것만 알아두자.
차를 배우면 찻잎이랑 물을 첫 번째로 배우고,
그것을 담는 그릇을 배우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들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것이 차의 삼요소다.
오늘의 쓸데없는 잡학상식을 당신에게 넣어드렸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