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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36
게시물ID : soda_69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39
조회수 : 7693회
댓글수 : 54개
등록시간 : 2024/06/03 09: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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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독자님들^^ 

아들내미가 아침에 땡깡을 부려 오늘 좀 늦게 출발했습니다. ㅋㅋ

 

이번주를 마지막으로 다같이 즐겁게 보냈으면 합니다!!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즐기자구요! 

에피소드는 고구마지만 고구마엔 사이다가 따르는 법이니까요!!

 

------------------------------------------------------------------------------------

이번에는 I/O체크. 0번 I/O에 불이 들어와 있었음. 


나: 엥? 저게 왜 불이 들어와있지?


비전팀: ??왜요??


나: 맞잖아요. 저한테 주신 신호정리 자료 보시면, 0번 아이오는 선이 단락 되었을때 들어오는 건데. 

그럼 지금 ‘단락’ 상태라는 거잖아요?


투투: 아아………;;;


K이사: 왜..? 왜그래?? 뭐 잘못어??


투투: 아무래도…배선 설계도가…잘못 된거 같아요….


전장용어를 잘 모르지만 B접점으로 만들어야 할것을 A접점으로 구성했다고 한거 같았음.

(이렇게 말하는게 맞나 모르겠네요..ㅋㅋ)


즉, 투투과장의 말은 전기가 흐르면 단락되고, 흐르지 않으면 연결되는 식의 

어떤 전기 신호처리 방식이 있다고 하는것 같았음. 


내 프로그램은 회로가 ‘단락’ 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모든 모션동작을 구동하지 않도록 짜여있음. 

그게 설령 관계없는 실린더라고 할 지라도. 

설비가 정상적인 준비 상태가 아닐때는 함부로 모션이 동작해서는 안된다는 고객요청이었음.


백면인: 실린더 동작부터 확인해 보자. 1번 실린더 On 해봐.


현장인원: 하잇!!


……….


백면인: 눌렀어?


현장인원: 하잇!!


……….


백면인: 그런데 왜 동작을 안하나??


비전팀: @$!%$@#%!#@$


나: 차장님 통역 하세요. 배선이 자료랑 다르게 된거 같다구요. 

지금 우리 프로그램은 회로가 닫혔다고 생각해서, 모든 모션 구동을 강제로 막아둔 상태라구요.


정차장: 아…..그….이…이사님….??


K이사: ……..하아…..


그들로써는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음. 

설비 도면부터 얼마나 이 늙은 요괴가 곤조를 부려왔고..

구매품 부터해서 작업을 중단시켜놓고 얼마나 그들을 괴롭혔던가. 


그래놓고 약속 기한내에 셋업 완료 못하면 위약금까지 물게 만들겠다 협박해왔음.


그랬는데, 이제는 전기도면과 현장 컨셉이 반대로 되어있는걸 저 요괴가 알게된다면..

아마 전기도면 새로 그려 오라고 곤조를 부려댈 확률이 높았음.


K이사: OO야..니가 한번만…희생해 주면 안될까…?


나: 네? 뭘요??


K이사: 이거…니가 코드를 착각 했다고….한번만……


정차장: 팀장님은 프로그래머 시잖아요..코드만 수정해 주시면…쉽게 넘어갈 수도 있어요…;;


나: 와- 어이없네. 자기들 실수를 왜 저더러 덮어쓰라는겁니까??


K이사: 우리 같은 회사잖아….니편 내편 같은거 없잖아;;


나: 우리 팀원들 좀 오라고 해주세요.


그렇게 급한대로 창희와 뚜이가 회의실로 왔음.


우리 인원들 보는 앞에서 확실히 할 것은 하고 갔음. 

본디 내 실수가 아닌 비전팀의 실수이며, 비전팀의 부탁하에 고객사에는 내 실수로 보고. 

지금 당장 쏟어질 소나기를 피해 가기로.


정차장은 백면인에게 프로그래머의 코딩 미스로 전달을 했음. 

그리고 쏟아지는 요괴의 잔소리…


굳이 어떤 말을 하는지 정차장이 통역해 주지 않았지만, 연신 도게자를 하고 있는 정차장의 태도. 

경상도 사투리마냥 툭툭 튀는 억양의 오사카 식 말투..


굳이 알아듣지 않아도 상당히 기분 나빠지는 말이었음. 

백면인은 다시 말했음. 


지금 자신을 포함한 D사의 소중한 엔지니어들이 시간낭비 하는 꼴은 보기 싫다고. 

5분 줄테니 코드를 수정하라고 했음. 


그거 못하겠으면 오늘 작업은 이대로 중단이라고.


K이사: OO야..5.......5분이면..가..가능하지?


나: 어렵습니다. 저 I/O신호를 대부분의 모션 로직에 인터락으로 넣어 뒀어요. 

당장에 TRUE를 False로 강제로 바꿔서 진행 할 순 있지만, 

그렇게 진행 할 경우 다른 어디서 부가적으로 연결된 문제가 나올지 지금으로서는 확인을 해 봐야 합니다. 

괜히 저 타임아웃 작전에 말려들었다가는 본전도 못찾는 상황이 될 수 있어요.


투투: 아니..OO씨. 고작 I/O신호 리버스 한번 주는건데 그게 어려워요?


나: 프로그래머가 아닌 분 눈에는 그렇게 보이겠죠. 근데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이 케이스는.


투투: 언제는 되게 복잡한것들도 쉽게 개발 가능한 구조 만드셨다고 하셨지 않았나요?


나: ㅋㅋ 그러게요? 복잡한건 쉽게 되는데 쉬운건 또 어렵네요? ㅋㅋㅋ 장난하지 마세요. 

이건 엄연히 제 문제가 아니라 비전팀 문제에요. 

당신들이 잘못한걸 수습하기 겁이나서 내가 대신 맞아준 상황이라구요. 뭡니까 그 태도는?


투투: ………..하아….


K이사: OO야..우리가 너한테 대신 덮어써달라고 한건..이미 우리 일정이 많이 지연됐기 때문이야. 

근데 여기서 너가 못한다고 해버리면..; 너가 대신 맞은 의미가 없어;;


나: 제가 판단 합니다. 명확히 분석을 해 봐야 알겠지만, 지금 이 파트. 물려있는 곳이 상당히 많아요. 

향후 유지보수를 위해서라도 제거 하려면 확실히 제거하던가, 아니면 원래 컨셉대로 배선을 다시 하시던가. 

애매하게 살려두고 가서는 안된다고 제 촉이 말해주네요.


투덜이: 촉이라니 ㅡㅡ;


나: 제 촉은 항상 들어맞더라고 이사님이 그러셨지 않아요?


K이사: 하아…그래…당사자가 못하겠다는데 어쩌겠냐…정차장…


정차장: 네……


그리고 다시 쏟아지는 늙은 요괴의 사자후-!! 이 역시 1시간 30분동안 이어졌음. 

대요괴의 눈에 본인은 기본적인 실수 하나 제시간에 고치지 못하는 핫바리 코드몽키였음.

결국 일방적으로 원격회의는 끊어졌음. 그런데 분위기가 참 ㅈ 같았음.


뭔가 사람들의 원망섞인 눈초리들…어쨌든 우리 3파트는 나, 창희, 코알라, 뚜이 4명. 

비전팀은 13명에 가까운 인원. 


묘하게 우리가 잘못한거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음. 

그리고 이때부터 조금씩 회사에 안좋은 얘기가 퍼지기 시작했음.


‘3파트장이 고객사 앞에서 자기 능력으로는 못하겠다고 항복 선언을 했다더라….


물론 모든 비전팀에는 과거 나의 ‘은혜’를 입은 자들이 적지 않았기에 

그런 부분은 전혀 신경쓸 거리가 못되었음. 

문제는 K팀이었음.


K이사, 하하부장, 투투, 투덜이, 정차장 이들이 보이는 태도였음. 

마치 스스로에게 마인드 컨트롤을 거는듯, 

해당 여론에 은근히 동조해서 나에게 아쉬운 태도를 보이는거였음.


아..이미 K이사는 배신의 길을 걷기 시작했구나..

조금의 위기가 느껴지자 K이사는 당신의 발 부터 뺄 준비를 갖춰나가기 시작했음.

뭔가 분위기를 점점 소프트웨어 팀에 불리하도록 조성한다고 할까?


호카게의 마지막 조언.


[K이사 조심해요.]


‘호카게님.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신경쓰지 않습니다. 

팀장님이 그 당시 느꼈을 억울함을 잘 알고있습니다. 알고도 당하면 의미가 없지요!!’


[호락호락 당해주지 않습니다^^]


코드를 수정하기 전에 오늘의 일은 회의록 양식으로 작성하여, K팀이 똥을 쌌고 

그 똥을 대신 치워달라는 부탁을 받아, 내가 나서게 된 일. 


그 후 이어진 작업중단의 과정까지 잘 정리하여 사장님과 비전총괄 전무를 숨은 참조 인원으로 넣고, 

받는 사람에 K이사, 햄릿, 창희, 뚜이, 코알라 까지 하여 메일로 전송했음.


이날부터 발생되는 모든일은 이런식으로 작성되어 실시간 보고가 올라가게 되었음. 

업무간의 소통과정도 모두 녹음을 뜨고, 따로 저장했음.



***


다음날 다시 일본과의 화상미팅이 연결 되었음. 

희소식이 있다면 오늘 백면인은 바쁜일이 있어 오전동안 자리를 비운다고 함. 


이건 찬스다..! ㅋㅋㅋ 사실 원격 디버깅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음. 

파일을 우리 PC에서 현장 PC로 바로 전송하는 행위는 위험했기에 

반드시 담당자의 메일로 코드를 전달하고, 

그걸 담당자가 직접 현장 PC로 넣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음.


지금이야 당장 디버깅이 필요없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일. 

미리 그런 일련의 작업에 손발을 맞춰볼 필요가 있음. 

그런 와중 비전팀은 백면인의 부재를 틈타 자기들 일을 진행하려 했음.


나: 지금 비는 시간에 저도 이것저것 해볼게 많은데요?


K이사: OO야..근데 너도 알다시피 너보다 우리가 부족한게 더 많아…;;

이제보니 전장쪽이 문제가 좀 많아..지금 할 수 있을 때 작업 해야해;;


좋아 녹음 들어간다.


나: 그렇다고 저한테 할애된 시간을 비전팀이 쓰겠다는건 안되죠. 

정식으로 고객사에 얘기하고 시간 할애를 받으세요. 

나중에가서 제꺼 안되면 어제같은 분위기로 사람 기분 X 같게 만드실거 아닙니까?


K이사: 너 말이 좀 그렇다…?


나: 저야 말로? 이사님 태도가 좀 그렇습니다? 양보를 몇번 해주면 만족할줄 아셔야지, 

지금 보니 계속 저보고 내놓으라고 하시네요?


K이사: 그런게 아니라..;; 솔직히 우리가 프로그램만 납품한게 아니잖냐;; 

우린 장비를 판 사람들이야. 장비가 안되면 프로그램만 아무리 잘되도 고객이 쓰겠냐고.


나: 음…그럼 엔코더 테스트만 해보고 넘겨 드릴께요. 혹시 모르니까.


투투: 엔코더야 저번에 다 테스트 했지 않습니까.


나: 흠…뭔가 찝찝해서 그러죠. ㅋ


정차장: 팀장님. 제 생각에도 지금 시급한건…전장 작업을 보강하는게 나을거 같습니다만..


나: ㅡㅡ; 알았어요. 이번에도 확실히 제 시간을 비전팀에 드린겁니다? 

나중에가서 제꺼 문제 있다고 탓하기 없기에요??


K이사: 그래.



***



그렇게 9시에 시작된 작업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끝났음. 

그동안 나는 그냥 무한 대기였음. 4시가 조금 지날무렵 드디어 백면인이 등판했음. 그리고 대뜸 


백면인: 어제하던 I/O테스트는 수정 다 끝났나?


정차장: 아직입니다.


백면인: 뭐!?!? 그게 뭐 그리 어렵다고 아직도 테스트를 못해!!!!!


정차장: 그게..기타 여러모로 확인할 파트가 있어서 체크하다보니…


백면인: 아니 그쪽 프로그래머는 한국에 장비가 있는동안 뭘 한건데 그렇게 테스트할게 많아!?


나: 뭐라는데요? 방금 프로그램 뭐라고 하던데.


정차장: 한국에서 프로그램 테스트 안했냐고…;;


나: 뭐요? 참나. 지금 제꺼 테스트한거 아니잖아요? 전해주세요. 비전 전장 작업했다구요.


정차장: ……….;;


나: 이잉?? 안 전할꺼에요??


K이사: 그냥 죄송하다 하고 넘어가자 OO야.


나: 제가 죄송할일이 아니잖아요ㅡㅡ;


K이사: 어쨌든 우리 회사가 죄송한거잖아.


나: 그러니까. 어차피  죄송할꺼면 전장작업 하느라 늦었다 죄송하다 사과를 하세요 ㅋㅋ


K이사: 그러면? 저 백면인이 전장 작업한거 다 까보라고 하면?? 또 그렇게 몇일을 혼나면서 날려먹자고?


나: 와아ㅡㅡ; 그러면. 그거 싫어서 이번에도 저더러 비전팀 욕먹을거 덮어쓰라고요??


K이사: 우리 회사잖냐. 너는 어째 매번 니 파트만 생각하냐…


나: 그러시면 지금 일도 작업 일지에 객관적으로 쓰시죠. 이 상황 나중에 딴소리하는 인간들 없도록.


K이사: 하아…..그래….


그렇게 나는 다시 백면인에게 1시간 가량 쥐터져야 했음. 

어차피 알아듣진 못하지만 그렇기에 더 열이 받았음;;



***



백면인은 실컷 히스테리를 부린 후, 선심쓰듯 말했음.


백면인: 아주 쉬운 부분인데도 이렇게까지 안되는거 보면 수준이 형편없는 프로그래머인가 보군. 

좋아. 내 이번 건은 일단 패스 해줄테니까, 엔코더 테스트나 한번 해 보라고.


나: ㅡㅡ; 아네. 겁나게 감사.


정차장: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정차장의 대가리를 깨놓고 싶다…!!


그렇게 Roll 장비를 돌리는데 엔코더 펄스가 올라오지 않았음. ㅡㅡ;


나: 엥? 왜 펄스가 안올라와?


투투: 이번엔 우리 탓이라고 하지 마세요. 확실하게 국내에서 처리 했으니까요.


나: 창희씨. 창희씨 프로그램은??


창희: 어..제꺼는 올라오는데….흠…OO씨 코드 수정 안했잖아요?


나: 이쪽으론 건들 껀수가 없지.


투투: 어제 I/O쪽 수정 하셨잖아요.


나: 그건 이 파트랑은 관계 없는 부분이죠.


투투: 어제 간단한 신호 하나도 많은 부분이랑 엮여있어서 수정하기 어렵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나: 그건 아이오랑 모션 관련파트죠 ㅡㅡ;;


투투: 아~ㅋ 그러세요? 하긴 그렇게 잘 분리 설계하셨다고 하셨으니. 

그러시겠죠.. 근데 이번엔 우리도 어떻게 방법이 없네요?


나: …………


창희: 엇!?!?


나: 왜요??


창희: 내꺼도 지금 신호가 끊어졌어요….


나와 창희는 동시에 투덜이 과장을 쳐다 보았음.


나: 과장님. 저번에 고장난 케이블….어디다 처분 하셨죠?


투덜이: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림)


나: 설마..ㅋㅋ 제대로 처분 안하고, 그냥 장비랑 묶어다 일본으로 보낸건 아니겠죠? ㅋㅋ


투덜이: ……….;;;


나: 진짜냐!? ㅋㅋㅋㅋ 씨O ㅋㅋㅋㅋㅋ


투투: 투덜씨…;; 설마 그거 일본에 보낸거에요?


투덜이: 죄송합니다…;;착...착각을 해서..;;


나: 어이구~ 어쩌면 좋습니까 투투 과장님^^ 또 그쪽 문제네요? ㅋㅋㅋㅋㅋ


투투: ………하아…


나: 차장님. 백면인한테 말해요. 고장난 케이블 그대로 그쪽으로 포장해서 보냈다구요^^ 

귀한시간 다 날려먹어서 어쩐데냐. ㅋㅋ


정차장: 혹시..스페어는….없나요?


투투: 없어요…….


K이사: …그럼 이렇게 하자..백면인한테는 케이블 쪽에 이상이 있으니 다른 테스트 먼저 하자고…;;


정차장: 네…..;;


그렇게 다시 백면인의 1시간 가량의 잔소리를 모두가 들어야 했음.



***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으니…I/O파트와 

각 모듈들의 위치 상태 화면을 보던 백면인이 또 한마디 했음.


백면인: 어? 그런데 자세히 보니, 실린더 On을 하면 실린더가 올라가기도 전에 실린더 Up에 불이 들어오잖아!!! 


사람들: …..????


백면인: 정상적인 설비라면!! 실린더가 올라가서 제 위치에 도달 했을 때 On이 되어야지!! 지금 I/O 선 뽑아봐.


현장인원: 하잇!!


Off가 되자 실린더가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음. 

그리고 프로그램에는 여전히 실린더 Up 위치에 불이 들어오고 있었음.


백면인: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도대체 프로그램을 어떻게 짜기에 이런 증상이 나오냔 말이야!! 

이래서 내가!!!! PC 프로그램을 안믿는거야!!! 지금 실린더가 정 중앙에 걸친 상태인데 왜 Up에 위치 표시가 되있냐고!!!!


정차장: 라고 하십니다….팀장님…?


나: 허참. 서비스로 위치표시 해준게 독이 됐네. 그럼 어쩌겠어요? 

우리가 실린더 위치에 센서를 달아 놓은것도 아닌데, 정확한 위치를 어찌 알아요? 

그냥 프로그램 화면에 상태창에 표시를 해둔거 뿐이지, 설비랑 유기적으로 연동된게 아닌데 ㅋㅋㅋ


정차장: 아니…문제에 대한 설명을 좀….


나: 그대로 전하시라니깐?? 우리는 실린더의 위치를 알 수있는 센서 체계가 없다. 

이건 사용자 편의 용으로 소프트적으로 구현된 표기일 뿐이니, 제거해 주겠다. 전하시면 되요.


정차장: 저..이사님..?


나: 이봐요. 정차장님. 지금 내말 무시합니까? 그대로 전하시라고. 계산같은거 하지말고!! 

그런 태도에 저 백면인라는 사람은 더 민감하다니까???


정차장: ………..


나: 이런 씨O 욕나오게 만드네. 전달 하시라고!!!


정차장: $#!%!#$%$!^$#!


백면인: …..음..흠…굳이 없앨 필요가 있을까….흠…그건 그렇고!! 너네는 제어의 기본이 뭐야!! 

각 모터나 실린더 같은 기구물들의 위치 파악이 얼마나 중요한데!! 

이걸 처리를 안했단 말이야!? 너네 회사 맞냐!!! 기술자들 맞아!!!!!?!??제어 해본적 없어!!?


정차장: 죄..죄송합니닷!!


[와..저 영감탱이는 프로그램 욕했다가 안통하니까 바로 하드웨어로 넘어가서 조져버리네…]


그렇게 뜬금없이 부랴부랴 센서를 구매하고 새로 추가 I/O를 파야했음. 

여기에 다시 몇일 지연된 시간….


그러나 비전팀의 인식은 내가 쓸데없는 항목을 넣어, 

자기들에게 불필요한 일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원망이었음.


뭐!? UI가 예뻐? 모니터링 가능한게 많아서 좋아!? ㅋㅋ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때가 다르다는데,

얘네들은 애초에 화장실에 휴지도 안들고 들어가는 격이었음.


"야. 니들 휴지 놓고 갔다!!"


"아이씨!! 괜히 너 때문에 휴지 가지러 가야 하잖아!!!"


하는 식이랄까???



***



다음날은 토요일. 그리고 이날은 불량 케이블을 새로 수급하여 일본으로 보내고, 

급히 현지에서 센서를 수급하여 배선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음. 


이날은 백면인 저 늙은이도 쉬는 날이었고, 

당장에 하드웨어 작업이 너무 많아 우리 소프트웨어도 할 일이 없었음. 

따라서 소프트웨어도 하루 휴식.


그러나 내게 휴식은 휴식이 아니었음. 집에서 코딩을 해야 했으니까. 

센서를 새로 달고 일요일에 동작을 맞추려면 나라고 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음. 

웃기는건 프로그래머가 아닌 사람들 눈에는 집에서 편히 쉬는걸로 보인다는것. ㅋㅋ  


여기서 설비업계의 폐해가 여전하다는걸 느낄 수 있었음.

프로그래머는 반드시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해야 업무를 하는걸로 인식 됨..ㅋ


그렇게 저 늙은 요괴의 검수를 몇일 받고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음. 

첫 인상이 반을 먹고 들어간다고, 비전팀을 위해 덮어쓴 똥물 몇번에 

본인은 완전히 ‘C급’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했으니.. 


사실 이건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내 문제가 아니었으니

넘어가 줄 수 있는 문제였음. 


그러나 정말 참을 수 없게 만들던건, 어느순간 비전팀은 

자신들의 똥을 대신 덮어준 '사실'을 잊고, 

모든것이 본인이 부족하여 벌어진 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던것.


즉..이미 K이사는 이후 결과에 대해 프로그래머를 물고 늘어질 밑밥을

준비하고 있는게 보이는 거임.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인데...

그는 이미 끝난 후 논공행상부터 준비하고 있는거임.


물론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기록되고, 녹음하여 비전총괄 전무와 사장님께 

숨은 참조로 보내고 있었으나. 


막상 뻔뻔하게 얼굴을 대면하는 K이사, 투투, 투덜이 과장을 볼 때는

솔직히 코드를 던져두고 박차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수십번은 들었음. 


나야 냥이 형네 회사로 가버리면 되니까. 상관없는데!!! 

니들 지금 제 무덤 파고 있다고오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나는 그들을 위한게 아닌 모두를 위해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던가..!!


[진정한 맹수는, 싸워야 할 때와 물러나 참을 때를 안다..!!]


이 과정은 불합리할 지라도

회사 전체를 욕먹이는것 보다는 나 한명이 ㅈ밥 되는게 낫다. 

어차피 나는 회사를 나가는 입장이다. 그 모든 치욕은...내가 지고 간다...

프로젝트 성공만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참지 않았던 모든 '응보'를 지금 이순간 다 참아내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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