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기록하는 일이 어색했다.
어느 날 아버지와 강의를 다녀오는 길에 그는 이 계절의 꽃과 나무에 관한 옛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 이야기 안에는 지식과 삶과 감정이 묻어 있었다.
그 순간 언젠가 흘러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혹은 않을 내 삶의 평범한 기록을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그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아무것도 아님에도 나에게 의미 있었듯, 시골에서 딸들과 아내와 함께 사는
차 좋아하는 아저씨 이야기도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딸이 머리를 다듬고, 열무를 심고 뽑아서 김치를 담그고, 밭을 갈고, 불을 지피고, 소나무를 전정하는 일상이 당신에게는 생소하겠지.
하지만 분주했던 주중 일과가 끝나고 하늘끝의 어둠이 배부른 당신의 몸속에 스며들 때 문득 허전함이 느껴진다면
이 영상이 혹시 모르지.
잠깐 웃고가는 데 도움이 될지도.
늘 눈팅 위주지만 그래도 항상 힘 얻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