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오는 새벽하늘
그 아래를 서성인다
어릴 적 나는 어떤 삶을 꿈꿨을까
적어도 지금 이런 모습은 아니었겠지
어렴풋이 내 인생이 고난할 것임을
짐작했었지만
마주한 내 미래는 더 아팠다
때때로 좋았던 날들도 있었지만
여지없이 더 큰 시련이 찾아왔다
행복은 꿈도 꾸지 말라는 듯이
웃음은 찰나에 지나갔고
눈물은 악착같이 따라왔다
이런 내 마음을 그 누구도 알아줄 수 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나 역시 그러니까
전화번호를 뒤적거려 봐도
연락할 곳이 없다
그 많은 숫자들 속에 내가 끼어들 틈이 없다
수첩을 열고
펜을 들고 뭔가를 끄적인다
결국엔 깊게 팬 점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