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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시월 어느날
게시물ID : freeboard_20307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논개.
추천 : 3
조회수 : 11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8/24 15:14:24

사실 그 시절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많이 힘들었고 모든 게 무의미했고


하루에 대부분을 누워 잠과 술에 취한 채



종일 죽는 상상을 하며


그렇지만 또 차마 일어나진 못한 채 


지금처럼 비겁하게 삶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인가 누군가를 만났다



오랜만에 본 그의 얼굴엔


여전히 아픔이 있었고


역시나 나도 여전히


그 아픔을 치유해 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제야 비로소 일어날 수 있었다



난 보잘것없고 나약한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는 알고 있었다 생각하고 있었던 사실을


비로소 누군가를 통해 인정을 받았으니까



집에 돌아가 마지막을 준비했다


참 보잘것없었다



마지막이라기에도 마지막 식사라 하기에도


마치 내가 살아온 인생처럼


볼품없는 것들로 가득했다



울다가 그저 계속 울다가


보잘것없는 끈 사이로


보잘것없는 나를 집어넣었다



세상이 흔들린다


항상 그래왔듯이



세상에 매달려있다


난 어쩌면 살고 싶었던 걸까



이름 모를 누군가에 의해


난 살아났다



오르막길을 걷다


창에 비친 목을 매달고 있는 나를 보며


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죽기 전 인터넷에 누군가 들을 향해 썼던


글들을 읽어 주던 누군가 들은 날 어떻게 바라봤을까



여전히 가끔씩


홀로 다시 놓는 생각들을 하고는 한다



다만 나를 그래도 잠시라도 좋아해 줬던


진심이던 진심이 아니었던


이름 모를 그대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한 번씩 거슬려 다시 놓을 뿐이다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출처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7hjieun&logNo=223559177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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