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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여자친구 집 근처 카페를 서성인다
게시물ID : freeboard_20310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논개.
추천 : 5
조회수 : 128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4/08/30 21:49:14


네가 싫어서가 아니었다

그냥 환경이 너무도 달랐을 뿐이다 

 

우습게도 그래서 안되었었나 보다

네가 나를 감싸 안을수록

옹졸한 나는 더 작아졌으니

 

너와 헤어지고

너와 자주 가던 카페 근처를

한동안 한참을 서성거렸다

 

네가 보고 싶었던 건 아니다

 

그저 난 핸드폰이 끊겼었고

난 일자리를 구해야 했으며

결국 난 가난했을 뿐이었다

 

너와 함께한 추억보다

그 카페의 와이파이가

당시에는 더 소중했었다

 

핸드폰을 뒤적거리면서도

네가 나타날까 봐 두리번거렸고

막상 만난다면 어떤 핑계를 댈까

스스로가 초라하고 두려웠다

 

어쩌면 넌 날 봤을지도 모른다

여전한 따스한 마음으로

못 본 척 애꿎은 길을 돌아갔을지도 모르겠다

 

너의 마음을 안다

그저 모든 게 내 탓이었음을

이제야 실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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