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서헌강 작가
글 - 이외수 작가
종묘
제 배 부르니 종의 밥 짓지 말란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풍족하게 사는 사람은 대개 남의 고통이나 불행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마음이 인색하면 억만금을 쌓아놓고 살더라도 남들이 보기에는 거지보다 나을 바가 없습니다.
경복궁
길이 아니거든 가지를 말고 말이 아니거든 듣지를 말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살다보면 가끔 길 아닌 길로 들어설 때도 있고 말 아닌 말을 들을 때도 있지요.
그래서 곤경에 처하기도 합니다.
물론 욕망을 제어할 줄 안다면 덫에 걸릴 염려는 없습니다.
조선 투구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이 있습니다.
분명히 비정상이지요.
본말전도(本末顚倒)라고도 합니다.
기준과 원칙이 사라져 버리면 부정과 비리만 판을 치게 되고 범죄만 극성을 부리게 됩니다.
모두가 잘 사는 세상보다 나쁜 놈들만 잘 사는 세상이 되고 맙니다.
익산 미륵사지
가끔은 탄식도 하고 가끔은 격려도 하고 가끔은 술도 마시고 가끔은 울화통도 터뜨리면서 사는 거지
이 양심불량에 상식부재인 세상에서 어찌 실성한 놈처럼 날마다 껄껄 웃고만 살겠습니까.
하지만 주저앉지는 말아야하지요.
그래도 희망은 버리지 말아야지요.
광화문
거저먹을 생각만 안 하면 된다.
남까지 행복해질 수 있어야만 완전한 성공이다.
경주 대릉원
강한 자는 겸손하기 어렵고 약한 자는 솔직하기 어렵습니다.
강하지만 겸손하고 약하지만 솔직한 사람은 자신을 극복한 사람입니다.
종묘
한평생을 평지에서만 살아온 사람은 평지의 참모습을 알 수가 없고
한평생을 비탈에서만 살아온 사람은 비탈의 참모습을 알 수가 없습니다.
평지에서 비탈을 거쳐 정상까지 겪어본 자만이 평지의 참모습과 비탈의 참모습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집니다.
남의 돈 천 냥보다 내 돈 한 푼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재능도 마찬가집니다. 남의 재능 열 가지가 내 재능 한 가지만 못한 법이지요.
천 냥의 돈도 열 가지 재능도 밑천 닦기는 백수시절이 최적입니다.
전국의 백수들이여, 부디 용기를 내시기를.
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지요.
위하는 척하면서 해하는 사람이 제일 밉다는 말입니다.
겉으로는 좋은 놈인 척하는데 사실은 나쁜놈인 찌질이들 참 많지요.
나름대로의 변명은 있겠지만 정직하게 말하면 비열한 겁니다.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보다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훨씬 빨리 성공에 이르게 됩니다.
두 사람의 가치관은 확연히 다를 뿐만 아니라
신은 궁극적으로 후자의 편이기 때문입니다.
소인에게 용맹만 있고 예의가 없으면 도둑, 강도가 되고 만다. 공자님의 말씀입니다.
집안이 온화하고 정다우면 가난해도 좋으며
의롭지 않으면 부유한들 무엇하리.
경행록에 있는 말씀입니다.
어찌 집안 뿐이겠습니까.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대형사고 이면에는 부정부패가 감추어져 있지요.
병든 몸으로 비싼 음식을 먹는 쪽보다는
건강한 몸으로 싸구려 음식을 먹는 쪽이 훨씬 행복하다는 사실만 알아도
상당량의 불평과 우울의 무게를 덜어낼 수가 있습니다.
감정을 잘 관리하는 일, 그것이 건강을 잘 관리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