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은 아마 절 일 안하고 농땡이만 피는 연구원으로 보실꺼에요. 교수님이 연구실에 들어와서 매번 보는 제 모습이 핸드폰을 만지작 하는 모습이니깐요 ㅋㅋ 그래서 아마 제가 ‘시간이 더 필요해요’라고 말하면 ‘지금까지 농땡이는 왜 핀거야?’라고 화내실께 뻔해서 뭔가.. 슬프네요.. 사실 월급루팡짓을 진짜 많이 한 건 사실이지만요, 그래도 나름 꾸준히 일하긴 했거든요.. 지난 한달 동안에.. 콘트롤 오염된 것 다시 데이터 수집해서 끝냈고, 유전형질분석이 까다로운 샘플도 동정 끝냈고, 모자란 그래프 데이터도 추가 했고, 기존 데이터도 교수님이 원하시는 형식으로 수정했는데 말이죠.. 거기에 연구비 관리까지 맡기시면..
그치만.. 교수님 성에는 안찬 것 같아요. 아마 교수님은 제가 주말까지 나와서 매일같이 실험을 하고 데이터 뽑기를 바라시는 것 같아요. 거기에 쉴때는 핸드폰 만지기 보다 새 논문 찾아 읽기를 바라시구요.. 일반 회사원이시라면, 프로젝트 마감때 화장실까지 보고서 들고 들어가시는 장면을 떠올리실텐데.. 그걸.. 1년 이상 지속하실 수 있어세요?
박사졸업준비때의 그걸 원하시는 것 같은데.. 교수님.. 그건 사람에 할 짓이 안돼요ㅠㅠ 아무리 “지금 당장 끝내야해! 우린 한참 늦었어!!”라고 닥달하셔도, 저는 이 이상 힘들어요ㅠㅠㅠㅠ 간신히 정신과약에서 졸업할 수 있었는데.. 다시 제 정신건강 망가트려가면서까지 연구하고싶지는 않아요.. 간신히 다시 시작한 홈트를 또다시 때려치면서 연구-귀가-잠의 반복 패턴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