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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어학연수 보내기
게시물ID : gomin_15831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흐히히읗
추천 : 1
조회수 : 78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1/27 00: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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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우울증, 불안장애, 섭식장애, 양극성 장애를 고루 갖추고 있는 사람이에요.

중학교 때 사춘기인줄만 알았는데 점점 증상이 심해져서 대학생이 되서야 병원을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치료하기 시작했어요.

약물치료는 1년 반 정도 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지인이 추천해준 심리 상담도 무료로 받아보려고 하고 있는데 약처럼 금방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잘 안가고 있어요. 

처음에 병원에 갔을 때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은데 사소한 이유로 거북하거나 힘들면, 예를 들어 교수님이 내주신 과제라던지요.

단지 간단한 레포트일뿐인데 죽고 싶다로 이어질때도 있어요. 이건 상담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오래전부터 머릿속에서 공식화 된 것 같대요.

'문제 해결하고 후련해져야지~' 하는게 아니라 '문제 = 죽고싶다' 이런식으로 말이에요. 

제가 왜 가벼운 문제에 죽고싶다는 생각을 해야하는지 의문이였었는데 조금은 이해하겠더라구요.

가끔씩은 아무때나 감정이 올라오면 주저앉아 갓난아기처럼 울어요.

지난번에는 지인들 앞에서는 차마 울지 못하고 혼자서 씩씩 거리고 있다가 지하철 내려가면서 눈시울 붉어지다가

플랫폼 끝으로 가서 벽에 기대 앉아 큰 소리 내면서 울었어요.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보고, 소리 듣고 보러 온 사람도 있었어요.

그럴때 제가 가장 의지하는 건 제 남자친구에요. 힘들면 톡을 하거나 전화를 걸어요.

아픈걸 처음 얘기했을 때, 나중에서야 들은거지만 남자친구는 저처럼 아픈 사람들에 대해 지식이 없었대요.

어떻게 아프고 힘든지 모르니까 당연히 이해도 어려웠겠죠.
 
근데 드러내지 않고 저를 이해하기 위해서 교양도 정신건강 그런걸 들었대요.

어느순간부터 남자친구는 제가 어떤지 얘기해주길 원했어요.

저는 저대로 남자친구한테 항상 제 얘기를 해주고 병원에 다녀오면 곧바로 의사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을 그대로 전해줘요.

"오늘은 약을 줄였고, 의사 선생님이 칭찬해줬어."

"내가 솜이불인데 물에 누가 툭 던져놨어. 물이 서서히 스며들면서 가라앉고 있는 것 같아. 점점 수면 아래로 나는 내려가."

남자친구는 제가 이럴때마다 격려해주고 울 때는 같이 심호흡 해주고, 제가 버리고 싶은 감정도 소중히 대해줘요.

남자친구는 저한테 제일 친한 친구이자 사랑하는 사람이고 항상 고맙고 미안한, 가족만큼이나 소중한 사람이에요.

이렇게 제가 사랑하고 의존하는 사람이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간대요.

남는 사람도 힘들지만 가는 사람이 조금 더 힘들거라고 생각해요. 낯선 사람, 낯선 거리, 낯선 음식, 낯선.. 다 낯설고 힘들것 같아요.

혼자 어두운 거리에서 울면 위험하다고, 그러고 있으면 위험하단 얘기 해주면서 진정하라고 심호흡 같이 해줄수는 없겠지만

제가 죽음을 선택하거나 자해를 하지 않는다면 먼거리에서도 톡이나 전화를 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지금처럼 지낼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캐나다 벤쿠버로 간다고 해요. 5월에 갈 예정이구요 홈스테이 하고,  8개월정도 머물다 이번년도 안에는 돌아온대요.

어딜가거나 꾸준히 제 생각 할 수 있게 실생활에 필요한 용품들을 만날때마다 선물로 주곤 해요. 

오늘은 고르고 고른 양말 네켤레를 간단하게 포장해서 줬어요. 

또 뭐가 있을까요? 뭘 주면 좋을까요? 캐나다는 어때요? 뭐가 필요할까요?

가족들이 알아서 잘 챙겨주겠지만 뭐라도 볼때마다 주고 싶어요. 

처음에는 듣고 많이 울었어요. 자기가 없어서 제가 더 불안해지는게 걱정된다며 걱정스런 눈빛을 줬던게 아직도 기억나요.

지금은 만나면 눈물짓지 않고 '생각해봤는데 내가 생리를 8번만 하면 우리 볼 수 있어!!!'라며 농담도 하고 그래요.

그래도 헤어지면 지하철에서 집까지 5분이던 거리가 20분으로 늘어나있곤 해요. 발걸음을 떼기 너무 두려워서요.

짧다면 짧은 시간, 남자친구가 지치지 않게 목적을 같이 세우자고 하더라구요.

8개월동안 운동해서 몇키로 빼기, 컬러링북 일주일에 한장씩 해서 서로 찍어서 보내주기.. 이런거 생각해봤어요.

저한테도 남자친구한테도 건강한 목적을 만드려고 하는데 또 뭐가 있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하루 미션, 이틀 마다 미션, 일주일 미션. 한달 미션 등등 같이 생각 해주실 수 있을까요? 부탁드릴게요. 









+ 긴글 읽어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모두들 오늘의 짐 내려놓고 내일은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KakaoTalk_20160127_00183407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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