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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때 왕따였던 이야기, 그리고 그 이후.
게시물ID : gomin_16002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Vsa
추천 : 1
조회수 : 43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3/05 19: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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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생때 왕따였어요. 
좀 안좋게 이야기해서 '나대는 것'을 엄청 좋아하던게 문제였는데요
실력도 없는 놈이 이거안다 저거안다 나대고 다니니 남들에겐 꼴불견이었겠죠.
 
그렇다할 친구도 없고 그나마 있던 친구들도 하나둘씩 사라져 버리고....
절 괴롭히던 얘들에게 폭력은 없었으나 말이 좀 심했어요.
"어?? OO이 왔네??? 야 오늘은 뭐 안 나대니??"
"냄새난다 냄새나 이게 무슨 냄새지?? (내 뒤에 와서는) 
아 X발 OO이한테서 나는 냄새였어!! 너 안 씻어? 똥 싸고 안 닦아??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것들은 참을 수 있었는데
밥 먹을때도 혼자 (남녀공학이었습니다. 다만 반이 남녀 따로인 남녀공학)
음악실, 과학실 갈때도 혼자
 
특히 제가 주번이었을때는 힘들었어요.
우유 넣어놓은 통? 그걸 2교시 끝나고 가져왔다가 청소시간에 갖다놔야하는데
그 통 안에 우유곽들이 성할리 없었어요. 어떤 애들은 안마시고 다 터뜨려 놓고
그나마 잘 접어놓은 우유곽들 모두 파헤쳐 놓고
며칠 썩게 둔 우유를 제 책상 서랍 안에 분사 시켜놓고.,....
 
제 자리에 껌이나 침이 뱉어져 있는경우는 아주 허다했죠,.
  
 

 
어쨌거나, 끔직했던 3년이 지나고 저는 졸업을 하며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절대 나대지 말자'
 
 
 

그런 저를 바꾸는데 걸린 시간은 약 1년 정도였던걸로 기억해요.
완전 집과 멀리 떨어진 대학교로 가서 
완전히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저 자신을 최대한 나타내지 않으려고 애를 썼죠.
 
지금은..... 25살이고 많은 친구들, 많은 선후배님들이 제 곁에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왕따 당했을 적의 휴유증이 있어요.
일을 잘 하다가도 상대방이 조금 주의를 주면 저는,
'아 저 사람이 나 싫어하는거 아닌가....? 내가 일을 진짜 못하나....?'
이러고 시무룩해져 버립니다.
근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오랜만에 일했던곳 찾아가보니 이전에 일 같이 한 친구, 선후배들이 모두 반가워하고
장난치고 보고 싶었다며 왜 이번에는 같이 일 안하냐고 그러더라구요.
진짜 눈물이 날뻔했어요.
저 혼자 착각을 한거죠.
방학동안 연락이 안온다고 해서 저는,
'그때 일을 못했던거야.... 그러니 내게 연락도 없지.... 참.... 괜히 그 일 했나....'
시무룩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제게 
"지금도 너(나)하고 같이 일을 했으면 좋겠어. 너가 없으니 여기서 일할때 너무 심심하고 왠지 텅 빈 느낌이야. 왜 이번에 일 같이 안하니?"
라고 물어왔으니까요.
  
 

저는, 왕따를 당했던 남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사람들 사이에 같이 어울리며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있는 사람이에요.
앞으로도... 피해망상 없이 더 많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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