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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 기증 자랑합니다.
게시물ID : boast_161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pine
추천 : 11
조회수 : 1020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6/04/16 22:11:53
KakaoTalk_20160416_163022707.jpg
 
조혈모세포를 무사히 기증하고 온 인증 및 협회에서 받은 선물 자랑합니다.
 
자랑하는김에 주저리주저리 제가 아는 부분에 대해서 좀 긴 글을 써볼까 합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시고 시간나시면 읽어주십사 하네요.
 
 
저는 2005년도에 사후 장기기증 등록을 알아보고 신청하다가
 
조혈모세포기증에 관해서도 알게 되어서 근처 헌혈의집 들러서 등록을 했었습니다.
 
비혈연간 조혈모세포가 맞을 확률이 1/20000정도 된다길래 뭐 등록해두면 평생 한번정도는 해볼일이 있을까?
 
하면서 큰 기대 없이 등록을 했었는데요.
 
그 이후에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2010년도 쯤에 첫번째 연락을 받은거 같습니다.
 
맞는 사람이 있다는거도 신기해서 기증할 생각에 기대가 부풀었었는데요.
 
처음 헌혈의집가서 등록할땐 조혈모세포를 기증할수 있는지 따지는 HLA항원 정보를 95%만 등록해두어서
 
그 당시에 처음 맞는 환자가 나타났을때 다시 혈액검사를해서 99.9% 일치하는지 검사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나선 환자쪽에서 항암치료가 잘 되어서 기증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그렇게 끝나는지 알았는데 2~3년정도 사이에 두번더 연락을 받았습니다.
 
뭔 Universal Bone Marrow 아니 hematopoietic stem cell도 아니고... 호환성이 좋은 골수 아니 조혈모세포인가 했습니다.
 
두번째 환자때는 별도로 유전자 검사 안하고 저한테 기증의사만 확인했었는데 이 환자도 항암치료가 잘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세번째 환자때는 담당 코디네이터 선생님 이름과 목소리를 기억해서 전화상으로 인사를 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네요.
 
그때는 환자쪽에서도 의구심이 들었는지 유전자 검사를 요청해서 한번 확인검사 했던 기억이 납니다.
 
비교적 단기간에 3번이나 맞은 케이스는 흔치는 않아서요.
 
근데 특이하게도 3번 연락 받아서 3번 모두 기증까지 진행되진 않았네요.
 
그렇게 흔치 않은 비교적 단기간 3번 맞는 케이스에 실기증 진행안된 케이스로 굳고 끝나는줄 알았더니
 
지난 2월 말에 연락을 받아서, 3월 말에 실 기증까지 진행되었네요.
 
사실 1달정도만에 실기증까지 진행되는건 좀 빠르게 진행된경우인데요. 보통 최초 기증의사 밝히고 2달~3달정도 소요될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새로운 환자 분이라서 지금까지 총 4번 맞는 환자가 있었군요.
 
기증 마치고 나니 지난 경험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확실히 기증 희망자 등록자수가 많으면 거의 모든 환자들이 치료 방법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생각해볼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말이 1/20000이지 기증희망 등록자 수가 많다면 거의 모든 환자들이 마지막 방법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저 같은 경우도 있으니까요.
 
 
 
조혈모세포기증 방법에 관해서는 예전보단 비교적 많이 알려졌어도 아직 '골수를 뽑는다'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골수를 직접 채취하는 방법도 없는건 아니지만 실기증시 대부분은 말초혈 조혈모세포 채취 방법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기증자가 훨씬 덜 침습적인 방법으로 기증을 할 수 있는 방법이죠 골수 채취에 비해서요.
 
방법은 성분헌혈하듯이 조혈모세포만 말초혈에서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뼈를 뚫어서 골수를 빼는 방법에 비해서 훨씬 비침습적이죠.
 
 
 
 
이제 제 경험담과 함께 좀 자세한 과정을 써볼까 합니다.
 
일단 맞는 환자가 나타나면 저의 기증의사를 확인하고 진행하는데요.
 
먼저 HLA항원 검사를해서 기증가능한지 99.9%일치하는지 확인하는게 먼저입니다.
 
최초 등록신청시 95%인지 90%인지만 등록하거든요. 등록한지가 오래되어서 기억이 확실하진 않네요.
 
아 기증의사를 밝히고 나서, 이식날짜 2주전에 기증하지 않겠다 라고 하면 환자가 사망할수도 있다는 안내를 받게되는데요.
 
환자쪽에서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기전에 2주 전부터 방사선 치료를 들어갑니다.
 
이게 다름아니라 전신에 치료용 방사선을 쏴주는건데요.
 
치료용 방사선이 무엇이냐하면 보통 x-ray촬영용으로 쓰는 방사선보다 훨씬 강한 방사선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치료용 방사선을 정밀하게 암세포에 집중적으로 조사해서 주변 정상 조직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쓰이는데요
 
이말인 즉슨 집중적으로 조사할경우 암세포도 괴사할만큼 에너지가 높습니다.
 
일반 촬영용 방사선은 몇번씩 맞아도 자연적으로 쐬고 사는 방사선량에 비해 극히 미약한 피폭량입니다.
 
말이 좀 다른곳으로 샜는데 아무튼 이런 치료용 방사선으로 전신에 조사하는 목적은
 
전신의 면역세포들을 제거하는데 있습니다.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기전에 기존의 문제가 있는 세포들을 없애는 개념이라 보면 되는데요 이부분은 저도 자세히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런 이식전 전처지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기증자가 기증을 포기하면
 
환자는 사망할수밖에 없습니다.
 
이런점에 대해서 협회측에서도 안내를 해주고 기증 동의를 받습니다.
 
아무튼 기증동의가 이루어지고 나면 환자쪽 스케쥴과 기증자 스케쥴을 어느정도 맞춰서 일정을 조정하게 되는데요
 
먼저 건강검진을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증자가 기증을 할 수 없는 몸 상태일 수도 있거든요.
 
전 신체건강하여 별 문제 없이 기증했습니다.
 
어쩌면 기증핑계로 건강검진도 한번 받을 수 있다 생각하셔도 되겠네요.
 
건강검진 결과가 나오면 환자쪽과 기증 날짜 조율해서 잡게되고요.
 
기증을 진행하려면 2박3일은 입원해야 합니다.
 
저 같은경우는 수요일 저녁에 퇴근하고 입원해서, 목요일 오전에 1차채취, 금요일 오전에 2차채취 진행하고 금요일 오후에 퇴원했습니다.
 
수요일날 입원하는경우 입원전날까지 3일에 거쳐서 전처치처럼 주사를 맞아줘야 하는데요.
 
이 주사가 사실 호중구촉진제 입니다.
 
그와중에 조혈모세포가 증식해서 말초혈에 돌아다니는 양이 늘어나는데 기증자는 그걸 노리고 주사를 맞습니다.
 
이 주사를 맞으면 몸이 사실 말짱하진 않습니다. 몸살이 온거처럼 컨디션이 축축 쳐지는데요
 
전 그냥 타이레놀 먹고 버틸만은 했습니다. 주사맞고 나타나는 부작용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몸살온거처럼 아프다고 하더군요.
 
일명 뼈마디가 쑤신다라고 할 수 있는 통증을 호소한다더니 전 그렇게아프진 않은데 컨디션이 축축 쳐지더군요.
 
그것도 그나마 3일째 맞을땐 적응이 되어서 그랬나 그냥 그랬습니다.
 
그렇게 수요일날 입원해서 한번더 주사를 맞고 다음날 오전에 채취를 진행했는데요
 
양쪽팔에 헌혈바늘을 꼽고 꼬박 4시간정도를 누워있었습니다. 그게 더 힘들더군요
 
그렇게 1차채취를 마치고 병실로 다시 올라가서 푹 쉬는 와중에 친구도 절 구경?하러 다녀가고
 
그외엔, 그냥 먹고 쉬면서 있었네요.
 
아 병실은 보통 1인실로 입원하기 때문에 지인 면회는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2차채취 결정이 나서 또 주사를 맞고 금요일 오전에 이번엔 꼬박 3시간을 누워있었습니다.
 
두번이나 누워보니 확실히 가만히 누워있는게 더 힘들더군요.
 
이때 항응고제가 꽤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혈소판 수치가 상당히 떨어집니다.
 
그 수치가 너무 낮으면 하루더 입원을 권고 받을수도 있지만 전 떨어졌어도 정상수치에서 크게 떨어지진 않아서 정상적으로 퇴원했네요.
 
보통은 그렇겠지만요.
 
그렇게 집에와서 하루 푹쉬고 다음날은 가볍게 자전거좀 타러 나가도 될정도로 컨디션은 괜찮았습니다.
 
그렇게 기증을 잘 마치고 한 2주쯤 되는 시점이라 혈액수치가 정상인지 협회쪽에서 본다고 해서 추가로 혈액검사좀 받고온 날이네요.
 
 
집에와서 기증후기를 어찌 쓸까 생각은 많이해봤는데 아무래도 그냥
 
실제 경험과 아는걸 이리저리 쓰려다보니 두서없이 적은 것 같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혈모세포에 기증에 관해서 궁금하신게 있으셨다면 어느정도 해소가 되셨길
 
모르셨던분은 관심이 좀 생기셨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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