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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개그 (53) - 산중일기 "변덕"에 대하여
게시물ID : humordata_17533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
추천 : 2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5/25 09: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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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일일 개그 (53) 산중문답 변덕의 정의>
 

E 빗소리 + 스승의 코고는 소리
 

스승 : (코고는 소리) 드르렁! 드르렁!
제자 : (혼잣말로) 오늘도 여전히 수업은 뒷전이고 주무시겠다. (한숨 쉬며) 알아서 하십시오. 저도 더 이상 징징되지 않겠사옵니다. (놀라) 근데 이거 뭐야! 그물침대(해먹)의 방향을 바꿨잖아! 어제 분명히 양지쪽에 설치하라고 해서 힘들게 기둥을 옮겨 설치했는데 왜 바꾸신 거야! 도대체 정말 왜 이러시는 거야? 한두 번도 아니고! 이거 똥개 훈련시키자는 거야! 도저히 못해 먹겠구먼! 뭔가 대책을 세워야지! 에잇!
스승 :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제자야! 제자야! 그물침대가 마구 흔들리는 것 보니 지진이 왔나 보다 빨리 그물 침대를 옮겨라!
제자 : (개 짖는 소리) 으르렁! 으르렁!
스승 : (당황해) 제자야 지금 뭐하니! 갑자기 똥개처럼 왜 짖니? 잘하면 물겠다!
제자 : (진지하게) 왜요! 똥개는 열 받으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사옵니까?
스승 : (헛기침을 하며) .....인마! 무슨 망발을 하느냐? 여기 똥개가 어딨다고!
제자 : (진지하게) 그럼, 왜 이렇게 훈련을 시키십니까! 저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소인 스승님이 좌지우지 하는 똥개 아니옵니다.
스승 : (당황해) ....아니다. 내 행동이 그렇게 비춰졌다면 미안하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니. 진정하고 오늘의 질문이나 해라. 사랑하는 제자야.
제자 : (애써 진정하며) 알겠사옵니다. 소인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 아닙니다. 질문을 하겠사옵니다. 요즘 정치 외교 면을 살펴보면 합의했다가 파기하는 변덕이 심한데요. 과연 변덕의 정의는 무엇이옵니까?
스승 : (짜증) 인석아 뭐긴 뭐야! “푸대죽이지!
제자 : 끓이면 끓일수록 이상해지는 꿀꿀이죽이요. 그건 왜 그렇사옵니까?
스승 : 인마! 왜긴 왜야! 신념이 없이 이리저리 휘둘리면 결국에는 만신창이가 돼, 돼지 밥이 되니까 그렇지! 다시 말하면 줏대가 없이 휘둘리면 결국에는 신뢰를 잃는 다는 거야. 고로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무조건 합의할 게 아니라 신중하게 생각해서 확신 속에 행해야 한다는 거야. 그렇게 해서 목표가 정해지면 시종일관 밀어 붙이는 것이 곧 만사형통으로 성취된다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대 같은 자세로 임하는 인간들을 보면 정말이지 안타깝기만 하구나. 어유. 언제나 변덕이 없는 날이 오련 지 답답하구나.
제자 : 맞사옵니다. 소인도 그렇사옵니다. 하오면 스승님께서 방에 군불을 떼라 식혀라 변덕이 죽 끓듯 하시는 것도 같은 맥락이옵니까?
스승 : (당황해) 이 인마! 그건 자연의 섭리야! (울먹이며) 인석아! 너도 내 나이 되 봐라! 온몸이 종합병원으로 온도와 밀접하게 될 테니까. (훌쩍이며) 늙은 것도 서러운데 꼭 아픈 곳만 긁어요! 매정한 녀석 같으니라고! 인마! 그렇게 내가 싫으면 당장 하산하라니까!
제자 : (단호하게) 그렇게는 못하옵니다! 입버릇처럼 말씀 드렸듯이 소인의 신념은 절이 보기 싫다고 떠나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는 겁니다!
스승 : (빈정대며) 그래?, 그럼, 알아서 해라! 내 기필코 네 고집을 꺾고 말테니까! 그럼 난 또 한숨 때리려니까. 알아서 놀아라. 드르렁. 드르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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