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려고 짐을 정리하다가 안방 장롱밑에서 30년이 넘은 비디오 테이프 3개를 찾았어요. 내 결혼식 , 아버지 회갑연, 내 아이들 어린 시절 영상, 여기저기 알아보다 지역구 문화센터에서 재능기부를 하는 분들이 옛 비디오 테이프를 디지털 변환해서 USB에 담아주는 봉사를 하더라구요. 아버지 회갑연 영상을 쭈욱 보는 중 수년전 돌아가신 내 어머니 50대 고운 한복차림에 신이 나셔서 노래하시는 장면을 보고 너무 반가워 몇번이고 돌려보다가 누나 동생들에게 전송했더니 누나가 울면서 엄마 보고 싶었는데 너무 고맙다고 전화를 했어요. 부모님 사진도 좋지만 꼭 동영상을 찍어 놓으세요. 나중에 큰 위로가 됩니다.
저도 대학병원 정신건강 의학과에서 몇년간 치료받았었는데.. 대기실에서 사람들보면 우울증 치료받으러 오신 분들이 많으시고, 여러가지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분들이 모여있다보니까 그냥 대기실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괜히 우울하다고 해야하나...
나중에 선생님께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드리면서 매일 이렇게 여러 사람들에게 우울한, 슬픈 얘기들만 들으시니까 너무 힘드실것 같다고 하니까 그렇긴 한데 이렇게 많이 좋아지고 그러시는거 보면 보람있다고 하시더군요 ^^ 아픈 몸을 치료해주시는 분들도 감사하지만, 이렇게 아픈 마음을 치료해주시는것도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네요.. ㅠㅠ
나중에 그떄 치료받은 기록들을 주민센터에 제출하는데, 치료 내용을 보니까 제가 한 얘기들이 제가 까먹은것까지 자세하게 써있는거보고 이렇게까지 저를 너무 신경써주셨구나 하고 괜히 눈물이.. ㅠㅠ 다시 가서 감사드리고 싶었지만 대학병원 정신건강 의학과는 진료비가 너무 비싸고 실비보험도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너무 바쁘신 분이니까... 그.. 그냥 마음으로만 감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