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끝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다른걸 하면 죄인 것 같은 마음에 퇴근하고서도
빈 모니터 화면 바라보며 술만 마셨습니다.
괜히 스크롤 한두번 드르륵 거리면서.
평소라면, 웃긴 영상이나 동물 영상 보면서
웃었을 시간인데.
내가 어떤 시국과 상관없는 걸 검색하거나
게임을 하는 것이 마치...
'그러면 안 된다' 라는 말을 하는,
무언가가 잡아끄는 것 때문에 그러지 않았습니다.
욕을 할 수도 있고
지금 당장 울분을 토하며 소리를 수도 있고
됩니다만, 내 스스로의 죄의식에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러는 것 조차 진실되지 않은 것 같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밤입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내일 사람이 빈다는 이유로
오늘 하루를 사느라 참석하지 못했던 것이
어쩌면 내가 참석하지 않아서 이런 결과가
나온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듭니다.
죄송하다고 말하기에는 내가 너무 한 것이 없어서
안타깝다고 말하기에는 내가 뭘 했나 싶어서
아무 말이라도 잘 안나오는 그런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