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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에 응급피자 반판쯤 항시 들어있는 사람
게시물ID : humorbest_17764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압생트.
추천 : 31
조회수 : 2686회
댓글수 : 1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25/01/02 23:13:42
원본글 작성시간 : 2025/01/02 16:31:45

그게 저예요

도미노피자 방문포장 1+1 픽업하러 왔어요
요즘 물가에 피자 1판당 15000원꼴 너무 반갑네요

당근거래>병원>피자 픽업해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병원에서 새해 덕담을 듣고 참 좋아서
피자 픽업해나오면서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인삿말을 흘렸습니다.

피자 두판에 콜라 두개까지 양손무겁게 들고 스크럼블 교차로를 총총 건너는데
저마다 대화를 나누며 낄낄거리는 아저씨들, 
어떤 소재의 옷이 덜 춥다는 대화를 하는 아주머니들의 꼭 닮은 파마머리,
저렴한 야채가게에 갈색 점이 올라온 바나나,

구름 한점 없는 하늘 아래의 풍경들에
산 자와 죽은 자의 무게가 사무치게 다가오네요.

저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습니다. 안녕하지 못한 듯 안녕하구요

집에들어가면 남은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서류를 정리해야 합니다. 일상을 굴리는 것, 그게 산 자의 몫이지요.


오늘은 일을 빨리 갈무리하고
편의점에서 싸구려 위스키를 한병 사와야겠어요.
출처 버스에 피자를 끌어안고 앉았더니 옆 아주머니가 아이고 맛있겠어요~ 하셔서
원플러스원이라 짐이 많네요 하고 서로 웃으며 짧은 대화를 했는데 왜이리 고맙고 슬프고 그렇죠

바람만 스쳐도~~~ 눈물이 난드아ㅏㅏㅏㅏㅏㅏ~~~~~ 사춘긴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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