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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만 생각해 봅시다.
게시물ID : gomting_1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는사람Ω
추천 : 5
조회수 : 63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03/19 13:18:58
우선, 글을 쓰는 취지는 개인적으로 이 사건을 지켜볼 때 맘 속에 안타까움이 있었던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악플러를 싫어합니다. 자기 입맛에 안맞는 내용을 보면 앞뒤 못가리고 "너 곰팅인데 아이피 바꿔서 들어왔지?" 요런 드립을 즐겨서 치시는 분들이 간혹 계셔서 하는 말이며, 그런 분들께 엄한 욕을 들어가며 자꾸 혼자 잘난 듯이 진지를 쳐묵하는 이유는 아마 최광순씨의 사회적 매장에 일조하신 분들의 가슴 속에 끓고 있는 '정의감'이 제 개인의 '정의감'과는 그 토대를 달리하여 서로 충돌하고 있는 까닭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글을 읽어주길 바라는 대상은 성년보다는 청소년입니다. 어리다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성숙해가는 과정에 있는 친구들이 나이들어서 자신의 과거에 부끄러워 할만 한 일을 줄였으면 합니다. 교육자가 될 사람으로서 하는 충고입니다. 쓴소리 라고 '너도 이단이야!'이러면서 비추 누르고 무시하지 마시고 딱 한번만 진지하게 생각해 주십시오. 자신의 인격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겁니다. 제가 하고픈 말은 이렇습니다. 만약, 오늘 청문회에서든, 아니면 사이버수사대 수사 결과에서든 곰팅=최광순 이라고 밝혀졌다 칩시다. 혹은 결국은 증명해내지 못했지만, 사실은 곰팅=최광순이 맞았다고도 칩시다. 그러면 여러분의 그 확고한 믿음이 진실이 되는 것입니다. 곰팅 그 사람이 애초부터 신상털릴 것을 전제하고 글을 싸지른 것도 아니었을 테고, 여러 자료를 보면 정황상 최광순=곰팅이 맞지 않을까 저도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러니까 만약에 여러분이 '나는 최광순이 곰팅과 동일인물임을 확신한다'하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밝혀낸 추리에 감탄합니다. 단순히 널려 있는 개인의 흔적들을 조합하여 근원적인 사실에 도달한 과정들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활동이었을 때만 그러합니다. 저는 지금 이 사건의 본질을 다른 방향에서 봐야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이미 여러분이 생각하시거나 혹은 행동하는 것의 기반으로서의 정의를 수행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오래전에 최광순씨를 처벌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처벌의 강도는 사회적인 처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오유는 성공한 커뮤니티고, 평소 비슷한 사건이 많지도 않았던 터라 요즘 오유한다는 사람치고 곰팅사건 모르는 사람 적지 않고, 곰팅사건을 아는 사람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최광순씨는 현재 사회활동에 커다란 장애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사건을 곰팅과 여러분의 대결구도로 본다면 여러분의 승리입니다. 곰팅이 죄질이 심하건 아니건 범죄자라면, 여러분은 그를 처형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승리자고, 개인적 믿음의 정의를 실현하셨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하나 감히 지적하고 싶은 바는 이렇습니다. 이는 당연히 오유인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하고픈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잘못을 하고 살고 있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우는데 수시로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립니다. 예전에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했었는데, 그것마저 귀찮아져 자주 길에 버립니다. 그러니까 저는 경범죄를 자주 저지르며 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아주 정의감에 불타는 한 청년이 있었다고 칩시다. 그 청년은 저의 경범죄를 목격했습니다. 그래서 제게 와 다짜고짜 뺨을 후려갈깁니다. 비유가 적절치 않다면, 제가 담배꽁초와 함께 버렸던 제 얼굴이 찍힌 사진을 주워 복사를 해서 온동네에 뿌리고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제 어머니에게도 보냈다고 칩시다. 저는 당연히 화가 날 것이고 그 사람을 신고하려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때 그 청년이 "네가 먼저 담배꽁초 버렸잖아? 그것도 우리 집 마당 안으로" 그렇습니다. 분명 제가 잘못을 먼저 했습니다. 그것도 남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 자명하며, 또한 크건 적건 사회악을 행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 청년에게 도로 사과를 해야겠습니까? 아닙니다. 저의 잘못은 명백하나, 또한 그 잘못을 지적당한 사실 자체에 부끄러워하고 귀찮아하는 것도 다 저의 부도덕일지라도, 그 사람은 제 잘못을 처벌할 권리는 없었습니다. 또한, 만약 제가 더욱 파렴치한 사람이라서 그 사람의 사유지에 자주 드나들며 꽁초를 버렸다고 쳐도, 그 사람은 저를 매질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청년은 항상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며 제 범죄를 묵인해야 합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그런 억울한 일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법이라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실전이고 법은 우리 손이 닿지 않는 저 먼 곳에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정말 불의를 참지 못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법 그 자체를 고치려 합니다. 소원을 하고, 적극적으로 공권력에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물론, 이것은 어마어마한 귀찮음을 동반하며, 또한 완벽한 해결을 가져다 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이 사건의 가장 근본적인 발단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가 그 청년의 사진유포를 정당화하지는 않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자기방어. '저놈이 나를 욕되게 하는데 나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 이런 생각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나, 법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보복은 비슷한 잘못을 방향만 달리하여 만들어낸 것이지, 결코 정의로운 것이 아닙니다. 영화 중에 자신의 가족이 살해, 강간 당하고 끓어넘치는 분노에 어떠한 갱, 조직을 말살합니다. 이것은 정의롭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보지만, 어떠한 측면에서 보면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곰팅이 그 사람이 우리에게 어떠한 해악을 끼쳤습니까? 단지 거슬리는 언어, 모욕적인 말투, 상처주는 말. 그 뿐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대처를 해야 했습니까? 블라인드 시스템이 있었고 아이피 신고 등의 방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러한 제재를 피해서 악플을 계속 남겼지요? 그러면 우리에게는 사이버수사대가 있지 않았을까요 물론 이것은 굉장히 비현실적입니다. 누가 그 귀찮은 일을 떠맡겠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남의 일상을 망치는 일은 잘한 일입니까... 제가 보기에 최광순씨는 악플을 달았든 아니든 너무 큰 고통을 떠안았습니다. 발뺌하면 안됩니다. 저도 그 가해자입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건을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귀찮아서 댓글 몇개 다는 정도의 행동만 했습니다. 직접 신상정보를 유출하신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거기에 동조하신 분들도 가해잡니다. 동조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사람은 뭔가 보여주게 되어있습니다. 방관자도 넓은 의미에서는 가해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사건으로 지성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저는 여러분도 어느정도의 부끄러움을 느끼시길 바라는 겁니다. 여러분은 지성인이니까요. 내용이 맘에 안든다고 인신공격은 하지 마십시오. 웃자고 하는 얘기도 아니고 웃기려고 하는 말에 진지먹고 태클 거는 것도 아닙니다. 심각한 주제에 심각한 얘기를 하는 겁니다. 저는 누가 선비라고 해주면 흐뭇할 것이고 씹선비라고 하면 그 사람의 인격을 의심할 겁니다. 애초에 곰팅이 손가락에서 나온 글들의 격조가 낮다고 비판한 분들이 여러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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