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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가집에 안 간지 거의 3년째. 내일은 제삿날.
게시물ID : gomin_18016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2tmY
추천 : 5
조회수 : 363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24/05/10 11:35:52
여전히 안 가고싶다. 격하게 가기 싫다. 내일 만큼은 꼭
가라고 하시는 아버지. 근무가 잡혀 있어서 안된다고
말씀드리니 그까짓 쥐꼬리만큼 벌어서 뭐 한다고 
안 가냐고 하셔서 더 가기 싫다. 친할머니께서 친할아버지
생전에 할아버지께서 가끔 가뭄에 콩나듯 반주로 소주
한 잔씩 마실때마다 잔을 뺏어 마당에 던지는건 예삿일
이었고, 내 얼굴을 볼때마다 너는 내 아들 따라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며 온갖 비아냥과 욕지거리를 하던걸
생각하면 더 싫다. 장남이랍시고 참고 넘겼지만 이제는
더이상 가기 싫다. 내일 제사에는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조상의 제사. 제사가 싫지만 어차피 꼭 
해야 한다면 나는 차라리 얼굴도 잘 알고 생전에 
항상 날 존중해주셨던 친할아버지 제사에나 충실하고 
싶다. 할머니가 딸 여럿과 아들 여럿이 있어도 농사 짓는 날에는
매번 아버지와 나만 불러서 일 시키셨던걸 생각하면
끔찍하다. 장남이랍시고 특별대우를 원하는건 아닌데
이런걸 생각하면 내가 장남이고 뭐고 오지게 싫다.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의 엄마랍시고 내일 만큼은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어서 친가에 이번 딱 한번이라도
가고 싶었는데 오늘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하면
앞으로는 더더욱 친가에 가기 싫다. 괴롭다.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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