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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 퇴직, 이혼생각, 자살충동 모든게 한꺼번에 왔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8024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VpZ
추천 : 11
조회수 : 3266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24/09/19 12: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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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더웠던 지난 8월을 끝으로 8년을 다닌 회사에서 권고사직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약 210~240일 정도의 실업급여 신청이 가능할 것이다 라고 하더군요.

고용노동부 찾아가서 등록하고 확인하니 210일

전직장과 전전직장 사이에 잠시 수급했던 기록이 있어 210일이라네요.

 

퇴직 후 마음이 가장 힘듭니다. 

애써 아니라고 마음잡고 9월까지는 좀 숨고르기와 쉬면서 찾아보자 라고 자기최면을 걸고 있지만

밤에 잠이 안옵니다. 

 

와이프는 조그만 개인병원에서 일하고

맞벌이 둘이 벌어봐야 겨우 450 이었는데 

대출이며 애들 앞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물가 오르고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젠 제가 퇴직까지 하게 되었네요.

 

추석이 끝났네요.

와이프는 항상 명절(추석, 설날)에는 신경이 날카롭고 매번 싸웠습니다. 

올해도 어김없네요. 힘든거 알고 토닥여도 그때 뿐이고

결론은 1년에 두번 있는 차례가 힘들다, 너는 도대체 하는게 뭐냐, 왜 여자만 힘든거냐,

그렇다고 평소에 손놓고 사는게 아니고 집안일 하느라고 하는데도..

불만은 끝이 없으니 모든게 저의 잘못이라고 말했더니

결혼 17년 만에 이제야 그걸 느끼냐며 가슴을 후비는 말을 하더니

말 한마디 없이 철저한 무시의 상태로 명절이 지나갔네요.

 

이전부터 마음에 상처가 생기면서도 그래도 잘 해보려고 하는데..

어느샌가 집에 있으면 와이프 눈치를 엄청 보게 된 나의 모습을 보면서

깜짝 깜짝 놀라게 됩니다.

 

와이프의 한숨소리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안절부절 하는 모습까지 생기며

가슴에 돌덩이가 막힌듯 가슴이 답답하여 밤에 잠도 잘 오지 않습니다. 

 

퇴직해서 퇴직금이 쥐꼬리 만큼 있어도 당장 내일 월급날이었으니 생활비 줘야하고 

실업급여 신청과 교육은 추석으로 밀려서 지급일도 늦어지고 마음만 급해집니다.

나이, 학력, 경력, 다 걸리면서 젊은 사람들도 취업하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력서를 거의 100여 곳 넣어봐도 수십명씩 지원자가 있으니 이력서 열람도 안된 것이 50% 이상이네요.

 

닥치는데로 어떤 일이던 하려고 생각해서 사무직이 아니라 생산직 물류 배송직 등 모두 넣고 있지만..

면접 제의는 단 한 곳도 없네요.

 

이 상태로는 마음도 답답한데 집에서도 가시방석, 

너무 힘들어서 나와서 떠돌고 있습니다. 

 

산에 올라 절에서 밥 얻어먹고 앉아 있으면 눈물만 납니다. 

석불 앞에서 절을 하다가 문득 내 머리를 박살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안좋은 생각이 꼬리를 물며 온갖 상상이 계속 뻗어갑니다. 

 

이혼과 동시에 자살도 생각납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남들은 가족 때문에 참고 산다고 하는데 난 가족에게 천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있는듯 없는듯 상태에 와이프 한마디 한마디가 신경이 쓰이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네요.

 

이혼을 하며 재산분할 없이 다 주고 애들 잘 키우고 잘 살면 좋겠다.

모든게 나의 죄니까 난 그냥 없어지는게 맞는 것 같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밤에 자고 있는 애들을 보면 

'내가 미쳤구나 미쳐가는건가.. 왜 이런 애들을 두고 나쁜 생각을 하는가..'

라고 생각하다가도 

와이프를 보면 '아니다.. 내가 나쁜놈이지 도저히 이렇게는 힘들어서 못살겠다.'

라고 얼굴을 돌립니다. 

 

하루하루가 피폐해지고 가슴에 돌은 깨지기는 커녕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일을 하면 나아질까? 어차피 돈버는 기계로 항상 이렇게 살아왔는데..

더 달라질까..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너무 힘드네요.

그냥 말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쓰고 싶었습니다. 

하루에 말 한마디 없이 살고 있으니 쓰는 것이라도 하고 싶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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