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몇년 정도 운영한 회사, 내 소중한 서비스들
시장 흐름도 따라주지 않았지만 하도 멍청한 짓을 많이 해서
곧 법인 파산하게 될 것 같아요. 아직 확실한건 아닌데 ㅎㅎ
이게 진짜 어떤 느낌이냐면,
가슴속에 단단한 알 하나가 뜯겨나가는 기분이더라구요
관련회사들 연락 올때마다, 혹은 아예안올때마다, 통장 잔고 볼때마다
무서워서 손이 벌벌 떨려요. 진짜 아...이건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을것 같기도 한데...
십몇년이면 거의 중고등학생 자식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자식 잃는 기분이에요.
부정맥도 아니고 저 운동 많이해서 심장 좋은데, 저럴때마다 쿵쾅쿵쾅, 머리 정수리부터 핏기가 내려갔다 올라갔다
건강한 사람인데 때때로 아무때나 토할것 같고 어지럽고 휘청거리고 쓰러질것 같고,
진짜 어떤 순간에는 갑자기 토할것 같아서 화장실로 튀어간 적도 있어요. 이거 정말 충격적이었거든요. 와 어이없다 ㅋㅋ 싶고...
파산하고 나면 회사에 남는게 진짜 하나도 없겠죠. 저도 남길 수 있는것도 없고.
정말 제로 그자체로 회사 밖으로 튕겨나가는건데
이게 ㅋㅋ 너무 무서워요
저랑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던, 약간 알던 분들은 말그대로 떼돈 버셨고
사업 말고 직장 택한 친구들은 억대연봉 넘어가고
비교하면 끝도 없다지만 사람 마음이 어떻게 그렇습니까. 나도모르게 비교하게 되지...
난 그동안 뭐했나 싶어요. 요즘 ㅋㅋ 그래서 수면제나 무슨 멜라토닌, 아니면 술에 쩔지 않으면 잠이 안옵니다.
공포영화 있죠. 침대에 누워 눈감고 벌벌 떠는 영화류. 귀신이나 살인마 없어도 그렇게 떨다 잠도 못자고 뜬눈으로 깨있게 돼요
이거 진짜에요. 밤이 공포. 세상이 공포. 내가 이런데도 잘 굴러가는 세상이 공포. 분명 나 없어도 잘 돌아갈 세상이 공포.
그리고 그 위에서 행복한 삶 사는 다른 사람은 정말... 뭐랄까 그 미국의 큰바위얼굴들 처럼 위대해보이고, 부러워보이고, 두려워보이고,
타인들은 수많은 옳은 선택으로 좋은 상황에 놓였고, 나는 수많은 틀린 선택으로 이런 꼬라지로 치닫았구나...
다른것 보다 회사 사라지면 내 루틴이 싹 사라지는데, 이것도 너무 무섭습니다.
아직 끝난건 아닌데, 살아남을 확률이 너무 희박해서
좋은 시그널이 약간씩 보여도, 밤만 되면 미치겠네요
밤이 진짜... 너무 무서워요
저 스트레스에도 강하고 체력도 좋고 정신력도 어디 내놔도 괜찮을 사람인데 이래요.
그래서 생각해보면, 사업하는 사람 중 90%는 망한다는데, 심지어 빚도 지고 개인파산도 하고,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덜렁 놓인채로들 망하던데
그사람들의 이야기보다 성공신화만 보이는 것 보면, 뭐랄까 그런 생각 들잖아요? 저들은 말할 자격도 박탈당한 상황이구나.
어디 스스로 처지를 토로할 상황이 아니거나, 그래서 침전했거나, 아니면 멀리 떠났거나,
이러나 저러나 패배자들은 연극에서 퇴장하여 사라지는게 어쩔수 없는 순리라 하지만
그들이 극에 다시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오늘도 불안한 마음에 있는 술 없는 술 다 꺼내다 퍼넣습니다
그냥 기적만 바래요. 나 열심히 살아왔어. 나좀 도와줘. 이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