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출근길에 저 멀리 어디선가 불타고 있는게 보였다. 뭐가 얼마나 타는지 보이지도 않고 근처에 사람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비염이 있어서 뭐가 타는지 냄새도 못 맡았다. 일단 소방서에 신고를 했다. 지역이 산간지방이라 그런가 엄청 큰 소방차가 3대쯤, 차종은 모르지만 싼타페 크기의 경찰차 1대가 왔다. 화재 장소를 묻길래 자세한 주소는 모르지만 나는 호기심에 불 주변 가장 가까운 주택까지만 가봤으니 그 주택의 주소라도 알려드렸다. 초보운전자라 도로의 폭이 감 잡히지 않아서 내 차랑 비슷한 크기의 경찰차는 진입이 되겠는데 소방차는 진입이 안될까 우려스럽고 야간이라 잘 보이지 않아서 더 우려스럽다고 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걸어서 진입하던 중 불이 꺼졌다. 위치 확인이 더 어려워졌다. 장난전화로 오해되어 허위신고로 처벌 받을까봐 심히 걱정했지만 다행히? 탄 냄새가 주변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말하길 '그렇게도 도로 넓이가 짐작이 안되요? 차 끌고 들어가도 됐겠구만요' 나는 너무 죄송했다. 그리고 주변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그랬는지 위에서 밝혔듯 내가 주소를 확인한 화재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 주소지의 주택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나와서 출동하신 분들께 물으셨다. '왜 그러시냐' 그래서 소방관 말씀하시길 '이 근처 어딘가에서 화재가 있다는데 아시나요? 냄새는 나는데 불이 꺼진건지 여기가 아닌건지 어둡고 안 보여서 모르겠다' 고 하셨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이쪽 주변에 내가 불을 놨다. 농작물 찌꺼기랑 이것저것 태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는 주의조치를 받았다. 그리고 이 과정을 지켜본 누군가가 내게 말씀하시길 작은 불이었는데 소방차가 3대나 오고 난리라고 너무 오버하는거 아니냐며 후환이 무서우니 앞으로는 이런건 굳이 신고하지 말고 대충 무시하고 넘기라고 했다. 나는 작은 불씨도 조심해야되고 이게 우리가 세금을 내는 이유라고 했다. 그리고 안전불감증이 이런거구나 라고 깨닫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