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언니와 헤어진 후 엄마와 차 안에서 나눈 대화를 곱씹으며 문득 언니가 세 모녀 사이에서 외롭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결혼한 지금까지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엄마의 소유물로만 생각하는 상황에서 존중 받지 못하고 구박과 멸시를 받으며 남들에게도 듣지 못할 상스러운 욕을 뒤에서 하고 있을 엄마의 모습을 언니가 알까?
자신의 뱃 속에서 열 달 품어 고생스레 낳은 소중한 딸래미를 단 한 번도 인정해주지 못하고, 행동 하나하나 꼬투리 잡고 멸시하고 흠 잡으려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도, 그저 엄마라며 엄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해주는 속 깊은 딸을 남도 아닌 친 엄마가 저렇게 듣기 힘든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걸 알면 얼마나 가슴 찢어지게 아플까....
그나마 다행이게도 언제나 언니 편인 형부와 언니가 엄마에게 받고 싶었던 애정과 사랑, 존중을 아낌없이 쏟아낼 수 있는 자녀들이 있어 버티고 있는 언니가, 남들이라면 출가와 동시에 본인을 존중해주지 않는 엄마와 절연했을텐데 엄마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존중해주려고 하는 그 멘탈이 그저 존경스럽다.
그런 얘길 듣고 있다 보니 우리 자매의 결핍이 이해가 되면서도 안쓰러울 뿐이고, 언니가 너무 안돼서 마음이 아파서 잠을 못 자겠다.
엄마를 다른 면에선 진심으로 존경하지만, 이런 모습들을 보일 때면 엄마와 같이 있는 공간과 시간에 이질감을 느끼며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