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득 쌓인 소주병들을 치우던 어느 날
때마침 tv에서 공병 100원씩 쳐준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그 날부터 제 인생에 또 다른 뭔가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동네슈퍼에 가서 사실확인을 하고 화,금요일만 받는다는 정보를 습득한 후 실행에 옮기게 되었는데...
첫번째 난관
60병 정도되는 병을 들고 땀 흘리며 도착.
유리로 된 술병은 다 되는 줄 알았는데 맥주병 중에 100원 안 적힌 병은 안 받아주더군요. 그 때의 빡침 이후 아내가 수입맥주를 좋아했는데 맥주는 배가 부르다 살 찐다 안 좋은 정보를 주입시켰습니다
소주만 마시게 하는데 2달정도 소요가 됐습니다.
이제 집에는 소주병만이 쌓이게 됐습니다.미션 클리어
두번째 난관
종종 과음하고 화,금요일을 건너뛰면 소주병들이 사라져 있었습니다.지저분하다는 이유로 사명을 다하지 못 하고 간 소주병들 생각을 하니 울분이 터졌습니다.
그런 일을 당하고 나면 그 날은 기분이 하루종일 우울했습니다.
이건 설득으로도 해결이 안됐습니다
월,목요일 술을 안 마시거나 과음은 피하고 병이 많이 쌓였는지 어느 정도 쌓이면 버리는지 체크 후 체계적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미션 클리어
세번째 난관
날짜를 맞추다보니 눈비 혹은 더위,추위와 상관없이 들고 날라야 됩니다.이건 극한의 정신력으로 이겨냈습니다.소주 47병 들고 우산 머리로 고정하고 슈퍼에 도착하였을 때 일종의 무언가 이뤄냈다는 감동의 쓰나미가..슈퍼 주인분께서 괜찮냐고 물어보실 때 약간 목이 어긋난 느낌이었지만 쿨한 표정으로 '이 정도 갖고 뭘요 ㅎㅎ' 말하는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단점은 출근길이라서 땀,비 젖은 상태로 일을 해야되는데 꿉꿉하지만 정신력으로 승리.미션 클리어
이외에도 여러가지 문제들
몇병을 넣어야지 비닐 끈이 안 끊어지고 구멍이 안 뚫리는지 과학적인 문제
봉투마다 틀리기 때문에 들어보고 늘어지는 거 보고 병개수 정하면서 해결
병뚜껑 제거하다 당하는 부상문제
슈퍼주인분께서 뚜껑 닫고 와도 된다고 해서 해결
등등
이렇게 해서 모은 45,400원
이 돈 못 쓸 것 같음.ㅜㅠ
에피소드
지난 주 열심히 화요일에 37병 가져가서 상자에 담고 있는데
슈퍼직원분 : 꼭 날짜 지켜오시네~대단하세요
그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은 편하게 아무 때나 가져온다는..
두번째 난관은 스스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어쨌든 벌써 454병 날랐는데 일종의 배려라고 생각하고
쿨하게 앞으로도 날짜는 맞출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