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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보링거의 '추상과 감정이입'
게시물ID : phil_11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D
추천 : 6
조회수 : 247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8/27 14:52:01
 예술에 대한 게시물이 있길래 예술에 대한 재미있는 논지를 펼친 독일의 한 미학자 주장을 쉽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서양의 고대역사에서 주로 언급되는 지역이 그리스와 이집트죠. 
그리스는 기후가 좋아 작농에 용이하고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좋은 지역이었습니다. 때문에 인문학이 발달하기 용이했고 정치와 문화를 발전시킬 여유가 있었습니다.
반면 이집트는 그리스에 비해 그렇지 못했죠. 땅은 척박했고 우기를 예상하고 농사에 대비하기 위해 천문학, 수학이 발달했으며 효율적인 생산이 최선이다 보니 정치나 문화, 인문학이 발전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상대적인 차이겠지만 이는 각 나라의 예술의지를 확연히 구분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빌헬름 보링거는 자연과 인간이 맺는 관계로부터 상반된 두 예술의지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예술의 '재현론'을 전제로하는데요, 예술이 자연을 재현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예술(재현)의지가 발현한다고 보는 겁니다.

1.자연이 나에게 평안과 안식, 친근함을 주는 존재로 다가오느냐
2.자연이 나에게 공포와 불안, 위협을 주는 존재로 다가오느냐

이 두 차이는 각각 1.'감정이입'과 2.'추상충동'으로 드러난다고 합니다.

자연에 대해 친근하고 부족함이 없었던 그리스 사람들은 사실적인 미술이 발달했습니다.
로마시대 때 재현된 그리스의 석고상이나 청동상들을 본다면 이를 확인할 수 있지요.

반면 이집트 사람들은 언제나 자연에 대한 부족함과 위협을 느꼈고 이는 죽음의 동경으로 이어졌습니다.
때문에 기하학적 미술형식 같은 추상적인 미술이 발달했습니다. 이집트의 벽화나 왕의 무덤에서 출토된 부장품들을 보면 사실적인 재현보다 형식의 기하학적 완벽함을 추구한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을 첨부해 설명하고 싶지만 귀찮으니까..)

이 처럼 자연에 대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던 그리스인들은 재현에 대해 언제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으며 미를 동경하고 그것이 그들의 예술의식에 반영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연으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느끼던 이집트 인들은 재현에 대해 언제나 자연을 초극하려는 마음이 있었으며 삶의 굴레를 벗고 죽음과 같은 형이상학적 상태에 몰입하고 싶어했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예술의식에 반영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저는 이 빌헬름 보링거의 주장을 접하고 문득 현대인의 삶을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삶이 고달프다면 느긋하게 풍경을 그리고 사물을 자세히 묘사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요.

우리 주변에 가득 매우고 있는 숨막히는 가게 간판들, 건물들의 기하학적 형식들은 자연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위협을 느끼고 있고 여유롭지 못한 삶을 살기 때문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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