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헤.. 게시판에 맞게 미스터리 게시판인데 아마 와서 보시는분은 얼마 없겠지? 헤헤..
저는 자각몽(다른말로는 루시드드림)을 자주 꾸는편입니다.
근데 오유에 올라오는 루시드드림을 꾸는 분들처럼 꿈안에서 다른 물체나 사람을 소환하거나 뭐 그런건 아니고
단순하게 '아 꿈이구나.. 흠..' 그냥 이정도입니다. 꿈을 자각한 상태에서 뭘 소환한다던가
아니면 제자리에서 뛰면 하늘까지 높게 뛴다던가 이런걸 시도하려고 노력하면 꿈 자체가 깨더라고요.
그래서 꿈자체를 즐기는 용도로 많이 씁니다 ㅎㅎ
(예를들어 전투지역에 있는 꿈에서 자각한다면 '꿈이니까 안죽지! 우햐! 내가 주인공이다! 돌격!'
꿈꾸는 중에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있다 자각한다면 '요호? 어차피 진짜 먹는거 아니니까 카와이하게 ★모양으로 자른다음
보라색 맛나게 만들어야지~~ 야호!' 이런식입니다.)
근데 루시드드림을 원래부터 자주 꾸게 된건 아니고, 군입대 전에는 그냥 몇달에 한번꼴로 꾸는 정도였습니다.
근데 군대에 입대하면서 꿈을 꾸다가 ㅋㅋㅋ 꿈 속에서 갑자기 생각이 들더군요
'What the..?! 나 군인인데 왜 여기서 뻘짓하지? 내가 탈영했나? 내가 전역했나?'
'아.. 이게 꿈이구나.. 아 ㅅㅂ 꿈...'
이런식이 되면서 꿈을 자각하는게 더 빈번해졌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부터 꿈얘기 ▼
꿈에서 화창한날 가족들과 차를 타고 절벽가에 있는 집에 도착했습니다.
아마 관광을 가는 중이던거 같은데
모든 평범한 꿈이 그렇듯이 앞부분이 기억이 안나네요.
아니 근데 제가 한눈을 팔면서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어느순간 제가 허공에 둥둥 떠있는 겁니다.
한눈을 너무 판 나머지 절벽에서 더 걸어간 상태인데
꿈의 주인공인 제가 인식을 못한 상태니 안떨어진거 같았어요.
그래서
'아 꿈이네'하고 자각했습니다.
자각한 이후 집안으로 들어가니까 사촌들하고 큰아버지들이 있더라고요.
근데 몇명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져 있는게 보였습니다.
(아마 오래전에 뵌 분들은 얼굴기억이 제대로 안나서 일그러진듯)
그래서
'아 그래픽카드 드라이버 오류마냥 깨졌네 ㅋㅋ 꿈인거 티 안나게 저런 NPC는 좀 숨겨주던가 ㅋㅋ' 하면서 놀고 있었죠.
한 3분정도 지났나? 어머니가 안보여서 집밖에 나가보니 집문 바로 앞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계시더라고요.
제가 '뭐하세요?'하고 여쭤보니까 '별구경'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잉? 화창한 낮에 뭔 별구경....? what the...'
이미 밤이더라고요 '_'
그순간 꿈에서 깼습니다.
아니 아예 잠에서 깬줄 알았는데
------------------------------------------------------------- (구분선)
눈은 떠지는데
몸이 안움직이는겁니다.
'뭐..뭐시냐 이게 가위인가.. 근데 꿈꾸다가 중간부터 가위도 눌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야~ 얘 깼어 ㅌㅌㅌ 튀자'
'아 왜 벌써 깨. 근데 안움직이는데?'
눈을 옆으로 돌려보니 불그스름한거랑 푸르딩딩한게 떠있었습니다.
설명하기 애매한데, 판타지 세계관에 나오는 윌-오-위습 같이 빛덩어리가 둥둥~ 떠있었어요. (이하 둥둥이들)
(근데 엄청 작고 빛도 약함.. 계단에 있는 '비상구'표지등 보다도 약한 빛)
'뭐 뭐여.. 귀신? 근데 다른사람들은 가위눌리면 사람형태나 거무딩딩한거 본다는데 이 허접하게 생긴건 뭐여?'
'허접하게 생겼다는데?'
'...'
입은 안열리는데 생각은 들리는 거였나봐요.
'... 미안한데 그냥 가주면 안될까? 난 별로 먹음직스럽지 않은데?'
'난 좋은데?'
'흠.. 이런 경우는 또 첨이네..'
그때부터 가위가 풀릴려는지 점점 손가락부터 몸이 움직이더라고요
'야 이제 깨려나보다. 안녕 ㅃㅃ'
'야 잡아.'
'응'
그순간 손에 엄청 시원한 기운이 들어오더니 양손이 안움직이더라고요
'잉? 뭐여? 갑자기 왜이래?'
'잘 잡았지?'
'응. 근데 넌 우리 안무서워?'
'어.. 처음이라 모르겠는데 니네.. 이.. 손?인지 뭔지 엄청 시원하다. 말랑말랑하고'
'.....'
'근데 왜 발은 안잡아?'
'이미 다른애가 잡고있는데?'
눈알을 밑으로 돌려서 보니까 뭔 초록색 둥둥이가 있더라고요
'근데 왜 잡아? 뭐하려고?'
'뭘하긴 ㅋㅋ 입이나 벌려'
갑자기 억지로 입이 열리더니 막 뭐가 들어오더라고요...
누르딩딩한 둥둥이, 분홍 둥둥이, 하얀 둥둥이 등등...
막 뭐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들면서 숨도 안쉬어지고, 눈 앞엔 왠 이상한 색색의 둥둥이들이 떠다니고...
아 내가 이렇게 죽는건가 ㅠㅠ 엉엉..ㅠㅠ 불빛들 보기 싫어서 눈 꼭 감고 이런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순간 불빛들이 다 사라지면서 몸을 구속하는 기운들이 없어지더라고요.
눈을 떠보니 제 침대 위였습니다.
정신이 맑은걸 보니 잠은 깬 느낌이었는데 제 포즈가 둥둥이들이 구속한 포즈더라고요.
지금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썰을 남깁니다.
이른바 몽중몽(꿈속의 꿈)이라고 불리는건 어렸을때 딱 한번 꿔봤는데 이런식은 아니었거든요.
참 이상한 꿈이네요.
마지막엔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제 몸속에 뭔가 남아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오랜만에 희안한 꿈을 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