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기자] LA 다저스 좌완투수 류현진(27)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로 등판,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한 호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92개로 많지 않았지만 6회까지만 소화했고 최고구속은 94마일(약 151km)까지 나왔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의 컨디션으로 삼진쇼를 펼쳤다. 1회 2개, 2회 1개, 3회 2개, 4회 1개를 잡은 류현진은 5회 2개, 6회 1개를 잡아냈다. 일단 6회까지 잡은 삼진은 10개로 시즌 최다. 이 전까지 올해 한 경기 최다탈삼진은 5월 22일 뉴욕 메츠 원정경기에서 기록한 9개였다.
다만 역대 최다탈삼진 기록을 깨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탈삼진은 2013년 5월 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기록한 12탈삼진이었다. 당시 류현진은 6이닝 3피안타 2실점, 아웃카운트 18개 가운데 삼진으로만 12개를 잡았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에서 돋보인 점은 컷 패스트볼(커터)이었다. 좌투수 류현진이 우타자에게 던진 커터는 몸쪽 아래로 살짝 꺾이면서 떨어지면서 샌디에이고 타자들의 방망이를 계속해서 이끌어냈다.
류현진이 삼진을 잡아낸 10개의 결정구 가운데 6개가 커터, 2개가 커브였다. 그리고 나머지 2개는 바깥쪽 패스트볼로 타자들의 의표를 찔러 루킹삼진을 잡아냈다. 그 동안 류현진의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은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
올해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이 공략당하며 애를 먹고 있었다. 작년 메이저리그 2위로 선정될 정도로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위력적이었지만, 올해는 4할대에 육박하는 피안타율과 피홈런으로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선택은 커터였다. 체인지업이 더 이상 위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류현진은 우타자를 상대할 때 커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선수 본인은 커터를 '빠른 슬라이더'라고 부르는데, 움직임이 비슷하기 때문에 크게 다를 건 없다. 차이가 있다면 구속인데 류현진의 슬라이더의 평균구속은 82.4마일(약 133km)인데 커터는 87.2마일(약 140km)이 나온다.
최근들어 커터 구사비율을 점점 늘리고 있는 류현진은 또 하나의 무기를 얻었다. 우타자를 상대로 훌륭한 커터를 던지고 있는 류현진이 만약 체인지업까지 섞어서 던지기 시작하면 더욱 위력적인 투구가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시즌 중에 이뤄졌기에 더욱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