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네팔 포카라에서 레스토랑을 하고 있는 교민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달 25일 토요일 7.8~7.9의 지진과 그 이후 많은 여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에 있죠.
지금도 '카투만두'와 진앙지인 '고르카'지역은 각국의 구호가 이어지고 있고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던 '랑탕'지역에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마을 자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참혹한 사진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습니다. 부디 안타깝게 돌아가신 수많은 분들의 명복을 빌며,
졸지에 터전을 잃고 이재민이 되신 분들께도 도움의 손길이 신속하게 전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혹시나 이글을 읽으실지 모르는 언론계 분들에게 호소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서입니다.
여기 교민들도 지진 이후 네팔의 상황과 각국의 구호상황등 정보를 얻기위해 한국의 기사와 방송등을 살펴 보는데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왜곡된 기사가 있어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네팔 지진을 검색해보면 네팔은 마치 모든 것이 끝난 아비규환의 지옥같이 묘사되는 분위기더군요.
제가 있는 이곳 포카라는요, 평온한 일상 그대로입니다. 물론 구호품을 실은 차들이 지진 피해지역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자주 보지만요,
페와호숫가의 낚시하는 네팔리들과 호숫가 전망대는 데이트하는 네팔리들이 많습니다.
다만, 여행객이 거의 없죠. 장기투숙하는 히피들을 제외하고 네팔 포카라에서 외국인들...특히 동양인을 보기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왜냐하면 네팔은
전역이 거의 폐허처럼 변했고, 지금 네팔 여행을 가는 것은 구호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는 생각때문일 겁니다. 제가
한국에 있었다면 저또한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모든 언론과 매스컴에서 그렇게 보도하고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는 피해대로 있는 그대로 팩트만 보도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구호성금 모금에 있어서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네팔 정부는 구호성금 계좌를 국가 전용계좌로 넣어주기를 바란다는 공문을 각국 대사관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국에선 네팔 정부 계좌로 돈을 넣으면 그 돈이 어떻게 쓰일 것인지 잘 알것이기에 현재 구호금 전달이 주춤하다고 합니다. 이곳은 조금만 크로스체크 해 보시면 쉽게 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금도 실제 이재민들은 국가로부터 구호품 전달이 안되어 불만이 엄청 많다고 합니다. 장관이 지진피해 현장을 방문했다가 쫓겨난 것은 다 이러한 정부의 부패와 뇌물의 만연때문 일 겁니다.
네팔 포카라에 있는 한국 교민들도 조금씩 주머니를 털어 구호성금의 행렬에 동참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네팔 정부와 정치인들의 문제점을 알고 있는지라 피해지역으로 가는 인편을 통해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또한 지진 진앙지 '고르카'가 고향인 네팔리에게 직접 구호금을 전달한 상황이구요.
그리고 또 안타까운 것은...
지금 포카라 여행자거리인 '레익사이드'와 '댐사이드'의 모든 상권은 ...서서히 고사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공포감에 쌓여있다는 것입니다.
언론과 매스컴의 객관적 데이터에 의한 신중한 기사가 더욱 필요한 이유입니다.
카투만두 피해현장 사진을 싣고 그 아래에 '네팔 대지진으로 처참하게 붕괴'...이런식의 기사는
지진 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다른 지역, 이곳 포카라같은 지역의 모든 경제를 붕괴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사실...
이곳 교민들, 끝이 없는 터널의 입구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네팔리 점주들도 마찬가지구요. 여행객이 없음으로해서 해고당하는 네팔리 직원들이
일자리를 구해 다니는 모습이 흔해지고.. 결국엔 이들도 피해자입니다. 하지만 지진의 피해자라기 보다는 과장과 성급한 일반화 보도로 인한 ....피
해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두서없는 글이 되 버렸지만, 부디 행간의 의미가 잘 전달되길 바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아카스_네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