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꿈에서라도 1부: 첫 번째 꿈
게시물ID : freeboard_20399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러브떼오
추천 : 1
조회수 : 12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5/02/15 22:02:39
비가 내렸다.

조용히 떨어지는 빗방울이 바닥을 적시고,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물방울을 투명하게 반짝이게 했다. 낡은 버스 정류장의 천막이 바람에 흔들리며 간간이 찢어진 틈 사이로 바람이 스며들었다.

태윤은 그곳에 서 있었다.

우산도 없이, 그대로 비를 맞으며.

이건 꿈이었다.

하지만 너무 생생했다. 공기의 차가움도, 피부 위로 차갑게 흐르는 빗방울의 감촉도,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경적 소리마저도. 그리고 저기, 그녀가 앉아 있었다.

정류장 의자 끝에 앉아 축 늘어진 머리카락을 손가락 끝으로 빗어 올리며, 어딘가를 바라보는 듯하면서도 시선을 내리고 있는 여자가.

그녀는 늘 거기에 있었다.

언제나 비 오는 밤, 이 낡은 정류장에서.

항상 같은 자리, 같은 모습, 같은 표정으로.

태윤은 그녀를 본 적이 없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낯설지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익숙했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그에게 말을 건 적이 없었다.

꿈은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끝이 났다.

그가 다가가면, 그녀는 슬픈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다 이내 사라졌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기다렸어."

그녀가 말했다.

태윤은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꿈속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건 처음이었다.

부드럽고도 아련한 목소리.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손끝을 모으고 있었다.

주저하는 듯한 표정.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쉽게 내뱉지 못하는 모습.

"너…"

태윤이 입을 떼는 순간, 그녀가 먼저 속삭였다.

"제발... 날 잊지 마."

그 말과 동시에, 모든 것이 흔들렸다.

비 오는 정류장도, 빗소리도, 그녀의 모습도 모두 일그러졌다.

꿈이 끝나려 하고 있었다.

"기다려!"

태윤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손끝이 닿기도 전에, 그녀의 모습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태윤은 눈을 떴다.

---

현실, 그리고 낯선 감각

"…시발."

숨이 거칠게 몰아쉬어졌다.

태윤은 벌떡 일어나 거친 숨을 내쉬었다. 땀이 흠뻑 젖어 있었고, 심장은 터질 듯 뛰고 있었다.

늘 반복되는 꿈.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녀가 말을 했다.

"제발, 날 잊지 마."

그 말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누구지?

대체, 넌 누구야?

태윤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 창밖을 바라봤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

2부: 사라진 기억 (다음 화 예고)

그녀가 처음으로 말을 했다.

"제발, 날 잊지 마."

태윤은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왠지, 그는 그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