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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장놈이 쓰레기질이 다분한놈이라 한방에 보내버리고 싶어요"
게시물ID : jisik_2087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녘.net
추천 : 0
조회수 : 14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4/03 08: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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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다가, 어제 어느 분의 질문을 하나 받았는데유, 이 분은 자기 권리를 구제받고 싶으신 분이 아니라, 노동법을 이용해서 누군가를 혼내주고 싶으신 분 같았어유. 이 분 말씀 잠깐 들어볼까유? 

"계장이라는 놈이 쓰레기 기질이 다분한 놈이라 한방에 보내버리고 싶어서요. 한번은 주말에 못나오게 하드라고요 그래서 쫓아가서 따지고 조합에 보고 하니 조합에서 난리를 친 뒤 바로 잡았는데 그 계장이라는 놈은 질책 하나 받지 않아서 증거 모아서 한 방에 보내버리고 싶어서 여기에 글을 한번 남겨 봤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간디가 이 말을 했다는 사람들도 있고, 아오스딩 성인이 이 말을 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이 말을 이해하기가 참 어려웠거든요? 이 말을 사람을 용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이해하기가 참 어려운데요,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저는 이 말의 뜻을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미생에서 김동식 대리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쥬. "잘못을 추궁할 때 조심해야할 게 있어... 사람을 미워하면 안돼 잘못이 가려지니까. 잘못을 보려면 인간을 치워버려 그래야 추궁하고 솔직한 답을 얻을 수 있어" 저는 이 때 깨달았습니다. 사람을 미워하면 죄가 가려진다는 것을.

한 점의 오류도 없는 사상이나, 단 한 톨의 진리도 담지 않은 사상은 없습니다. 사람 또한 그러합니다. 세상에는 완벽하게 좋은 사람이 없고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없습니다. 누구나 인간인 이상 결점 투성이 이고, 불완전하게 좋은 사람과 불완전하게 나쁜 사람이 있습니다. 때로는 어떤 사람의 행동이 지독하게 우리를 화나게 할 지라도 우리는 그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누구누구의 실체". 이런 말을 사용하는 사람을 저는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왜 신뢰할 수 없었는지 깊이 고민을 해본적이 없는데. 언젠가 깊이 생각해보니 그것은 @@@의 "실체"라는 표현이.. 세상에는 완벽하게 나쁜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의 나쁜 점은 결코 변화할 수 없고 일관적이라는 잘못된 전제 아래 이루어진 표현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더구나 대개의 경우, 실체라는 표현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 쓰여질 때가 많습니다. 그 사람이 받고 있는 좋은 평가가 사실은 부당하다는 취지인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잘못한 점이 있다면 "그 사람의 실체 " 운운할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그 사람의 잘못을 논리적으로 얘기하면 될 일입니다. 그래야 그 사람의 잘못이 가려지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없습니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없습니다. 다만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과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보통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하고,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합니다.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을 자주하는 사람이 늘 나를 화나게만 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때로는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도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일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화나게 하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이 나를 기분좋게할 때도 그 사람을 곱게 보지 못합니다.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경계심 때문입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일을 많이 하는 사람도 때로는 나를 화나게 하는 선택을 합니다.

어쩌면 정치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일관적이지 않습니다. 좋은 인간이 항상 좋은 인간도 아니고 나쁜 인간이 항상 나쁜 인간도 아닙니다. 모든 인간은 좋은 점과 나쁜 점으로 버무려져 있고, 좋은 점이 항상 좋은 점도 아니고, 나쁜 점이 항상 나쁜 점도 아닙니다. 한번 가지고 있던 좋은 점을 영원히 간직하는 것도 아니고 한번 가지고 있던 나쁜 점을 영원히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의 양면성과 나약함 앞에 우리는 누구도 자유로워질 수 없습니다. 때로는 어느 인간의 양면성과 나약함 때문에 우리가 많이 화가 납니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아무리 어느 누군가의 행동이 나를 화나게 하더라도, 우리는 이분법과 자기 확신에서 벗어나 좀더 조심스럽게 어느 인간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누군가의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그 사람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고, 그 사람의 과거나 어떤 행동은 그 사람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서, 우리는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과거나 어떤 행동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인간들 모두 다 같이 선과 악을 겸비한 불완전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각자 마음 속에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선이 얼마나 넓은지, 그 선의 방향은 어느 쪽인지, 또 그 선을 넘지 말아야 할 의지가 얼마나 강력해 보이는 지에 따라 우리는 그 사람을 평가하곤 하는데, 그 평가도 사실은 부질없는 믿음에 불과해서, 그 믿음이 무너지면 믿었던 이를 실망의 늪으로 빠뜨리쥬.

특별히 나쁜 사람만 박근혜, 이명박처럼 되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선을 넘지 않을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 사람이냐 하는 점인데, 문제는 그 선의 저쪽은 너무 유혹적이어서, 아무리 수양을 많이 해도, 자신을 지키기 어려울 때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게 인간다운 것이고, 그게 인간적인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간은 이 세상 전체만큼이나 복잡합니다. 자신에 대한 맹목적인 확신에서 벗어나서 복잡한 한 사람의 인간에 대해 이해해 보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너무 어렵습니다.,

계속해서 아까 그 분 말씀입니다.

"네 그러게요..자기 이익 보려고 밑에 애들 데리고 탈퇴하고 인성이 썩은 놈들이 더 잘 사는걸 보니...“

헐!!!!!!! 이 분 보니까유, 인생 사는게 참 피곤하시겠다 싶습니다. 자기 이익 보려고 사람들 데리고, 노조 탈퇴하는 그런 이기적인 사람이요? 그런 사람들은요, 세상 어디에 가나 꼭 있어유. 그런 사람이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런 사람 볼 때마다, 이렇게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혼내줄 수 있을까 머리 굴리는 분들도 꼭 계시더라고요. 왜 이렇게 힘들게 사세유? 남의 “인성”을 왜 관리해주고 싶으세유? 왜 세상의 정의를 스스로 실현하려고 하세유? 우리는요, 모두가 각자 자기 인성만 신경 쓰고 살면 됩니다.

세상은요,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습니다. 원래 세상이 그랬어요. 수천 년 수만 년 역사 동안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아마 앞으로도 그런 세상은 오지 않을 겁니다. 문제는 세상이 정의롭고 공정한지, 그렇지 않는 지가 아녜유.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이 세상을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중요한 것은 그겁니다.

이 분께 제가 좋아하는 기도문 하나를 소개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주여,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세상이 정의롭지 않고, 우리는 이기적인 사람들, 또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그 점은 바꿀 수 없습니다. 그냥 평온하게 받아들이세유.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에유.

근로기준법은 공정한 법이 아닙니다. 노동자에게 유리한 편파적인 법입니다. 이런 법을 제가 여러분들께 알려드리는 이유는요, 누군가 “나쁜 사람”을 사냥하는데, 쓰라고 알려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에게 워낙 엄혹한 세상이니까, 방패로 쓰라고 알려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이 법을 누군가를 사냥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싶으신 분을 만나면요, 제가 무척 당혹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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