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오후 7시쯤 집에서 방청소하고 있는데 뛰어가는 사람 발소리가 들렸고 뭔가 컥컥 하는 소리가 났어요..
빌라가 모여 있는 곳이라 그냥 애들 노는 소리겠거니 했죠. 밖을 보는데 어떤 아저씨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맞은편 빌라 1층 주차장 (필로티)으로 가는 것까지 봤어요.
우리 집 베란다에서 아저씨 있는 빌라까지 30 미터가 채 안되는 거리였는데, 자세히 보려고 하지 않았어요. 흔한 취객이겠거니 해서 방청소 계속하고 있었는데 약간 웅성이는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집 앞에 119가 왔어요. 1분 후 파출소 차가 왔고...
뭔가 촉이 와서 바로 밖으로 튀어 나가 보니... 아까 그 아저씨 ... 사망한 상태였어요...
바닥엔 피가 흥건했고, 피는 빌라가 밀집된 뒷쪽 오래된 구옥이 몰려있는 곳에서부터 떨어져 있었구요...
아저씨는 구옥 자기 집에서 목에 칼이 찔려 5미터 정도 되는 이 빌라까지 비틀거리면서 왔다가 바로 쓰러졌고, 목을 찔린 나머지 컥컥거리기만 했나 봐요.
제가 봐도 피를 너무 흘려서...
숨진 아저씨가 쓰러져 있었던 자리인데 이 사진은 다음 날 사진이라 방송국 카메라가 보이네요..
쓰러지면서 차에 피를 엄청 흘려서 저 차 뒷편에 피가 엄청나게 묻어 있었어요. 바닥에 아직 핏자국이 좀 보이네요.
(혹시나 오해 하실 수도 있는데 개념없이 시체 사진 찍으려는 그런 짓 하지 않았습니다.)
119대원들이 정신없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병원에 데려 가는 걸 보고 혹시나 살 수 있으려나... 했는데 1시간 뒤 쯤...
집 앞에 과학수사 차가 도착해 있었어요.
왼쪽이 과학수사 차고, 오른쪽 봉고가 형사들 차입니다..
과학수사 차가 오면 피해자가 사망한 거라고 들었는데 사실이었어요. 나중에 뉴스 보니 피해자는 병원 도착하고 사망했다고 하더군요.
이때가 10시쯤 이었는데 뉴스에 따르면 10시 반쯤?? 유력 용의자가 현장에서 잡혔다고 하니 제가 이 사진을 찍은 시점엔 검거한 시점 같습니다.
유력 용의자는 평소 동내를 자주 돌아다니던 정신 이상자 소행이었어요.
이 사람을 저도 평소에 자주 봤었고, 사건 나기 며칠 전엔 여자 잠옷을 입고 있더군요 ;;;;;
이 사람이 키도 크고 인상이 약간 송창식씨 같아서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담날..
CCTV좀 보자고 형사랑 기자들한테 자꾸 연락이 오더라구요. 저희 빌라 CCTV 관리를 저희 부부가 해서....
살인 사건 다음 날 기자랑 형사들이 번갈아가며 저희 빌라 CCTV 확인하는 모습입니다..
혹시나 용의자가 찍힌 게 있는지 참 꼼꼼하게도 체크하더군요. 옆에서 구경하다가 빌라 나서는 제 모습도 찍혔네요...
뉴스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거예요.
사망한 분은 이사한지 몇 달 안 되었고, 마침 그 정신 이상한 사람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그 사람이 왜 처다보냐고 다짜고짜 20센치 과도로 목을 찔렀다는...;;;
아저씨 정말 어이없이 돌아가신 건데, 제가 그 분 찔린 거랑 피랑 돌아가신 거 다 봐서 그런지 요즘 제 정신도 이상해진 것 같아요.
베란다 보면 돌아가신 장소가 바로 보여서 괴로워요.
동네도 뒤숭숭하고...
현장 검증할까요??
여러분... 선량하게 생긴 정신 이상자라도 안심하면 위험한 것 같아요. 전 이런 것도 모르고 평소에 정신 이상한 이 사람 몇 번 쳐다보며 지나가곤 했는데.. 제가 운이 좋았던 건지....
예전에 정신 지체아? 가 어린 아이를 건물 밖으로 집어 던진 사건도 있고.... 항상 조심하고 주의합시다.
그리고...
절대 눈 마주치지 맙시다 ㅠㅠ
저한텐 트라우마가 된 것 같아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