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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백일장] 잔혹한 동화 -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게시물ID : readers_21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이스캐럴
추천 : 4
조회수 : 25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8/14 0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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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인물에게 지혜를 묻고 싶다면 책을 읽어라 우리가 묻는 모든 것을
 
그들이 아는 만큼의 지식으로 책 속에 남겨나 질문에 대답을 남겨 놓았다.
 
그러니 우리 모두 책게에 와서 책을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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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간의 연애가 모두 끝나고 결혼식을 올린다는 말을 했을 때 나와 그녀 또한 간략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남자의 결혼에 나도 바빠져서 정신이 없었다. 결혼식 준비가 그의 일이라면, 나는 신부가 기억 하는 모든 정보들을 뇌 속에 옮기는 작업부터 시작하였다. 그렇게 입력된 데이터들을 확인해가며 그녀와의 생활을 준비해 나갔다. 결혼식이 끝난 후에 그는 지구를 떠난다는 가벼운 통보를 남겼다. 나도 결혼식이 마친 상태라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신부를 배웅했다. 나의 옆에는 그녀가 있었다. 그녀라면 물론 나의 신부였다. 그의 신부가 만들어 놓고 간 클론.
 
  신부가 남겨둔 클론과 함께 살기로 한 집으로 도착 했을 때 별로 말이 없었다. 그녀는 집에서 한숨을 쉬며 주방으로 향했다. 나는 목에 매여진 넥타이를 흔들어 풀어 나갔다. 그녀는 점심은 간단하게 먹자고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싱크대에서 틀어놓은 물소리가 집 안을 잠식했다. 신혼이라지만 감흥이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따라 살자는 말은 없다는 점에서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요즘은 클론 부부라 해도 어차피 주인이 필요하면 쓰이고 버려지는 신세라는 이유로 무늬만 살면서 각자의 삶을 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나와의 첫 만남에서도 아무런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같이 살자는 말을 먼저 꺼낼 정도였다. 오히려 내가 신경 쓰여서 힘들어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나에 대한 아니 그에 대한 정보를 단숨에 옮겨 담았을 정도니까.
 
  어차피 같이 살고 있지만 각자의 삶을 존중하기로 결정했지만 말이다. 그녀는 며칠이 지나 밥을 먹는 식탁 위에 조심히 종이를 올려놓았다. 나는 그녀가 올린 종이를 살폈다. 이 집에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규칙이었다. 나는 규칙을 보면서 일어섰다. 내 방에서 펜을 들고 와 종이에 가장 밑에 나의 이름을 썼다. 아니 그의 이름을 작성하자 그녀는 펜을 받고는 그녀의 이름을 적었다. 그녀는 고맙다는 말을 덧붙였다. 나는 묵묵히 밥을 먹었다. 그녀는 규칙이 적힌 종이를 반으로 접었다.
  “밥 먹고 바로 내 짐들 치워 놓을게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젓가락을 식탁 위에 가지런히 내려났다. 그녀는 숙인 고개를 들었다. 나를 쳐다봤다. 다시 고개를 숙였다. 밥을 젓가락으로 조금씩 떠서 입안에 넣었다. 나는 소파 위에 걸쳐 둔 옷들을 주웠다. 방으로 들어가 옷들을 던졌다. 나는 방문을 닫았다. 의자에 앉았다. 휴대폰에는 메시지가 와있었다. 그였다.
 
‘잘 지내고 있지? 너희가 잘 지내야 우리의 미래가 보장되는 거니까’
 
‘응’
 
나는 자판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그 짧은 문구를 위해 누른 화면에 지문이 남았다. 답장을 보내고 휴대폰의 전원을 눌렀다. 휴대폰이 꺼져있었다.
 
‘곧장 집으로 와야 할 것 같아요.’
 
  회사에서부터 메시지가 한 통 와있었다. 그녀의 짧은 메시지였다. 나는 답장을 쓰려다가 취소를 눌렀다. 그녀의 문자에 왠지모를 불안이 느껴졌다.
  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집의 불이 꺼져서 어두웠다. 그녀는 식탁에서 나의 모습을 쳐다봤다. 내가 방 문고리를 잡았다. 그녀는 나를 불러 세웠다.
  “잠시 만요. 오늘 문자가 왔었어요. 아이가 생겼다고“
 나는 잡은 문고리에 손을 뗐다. 가방을 문에 기댔다. 바로 냉장고 앞으로 움직였다. 문을 열었다. 냉기가 얼굴에 그대로 느껴졌다. 나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냈다. 뚜껑을 열고는 병째 들이켰다.
  “미안해요, 목이 너무 타서”
  “괜찮아요.”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휴대용 USB를 꺼냈다. 식탁 위에 올려두고는 나를 올려보았다. 나는 식탁으로 걸어갔다. 식탁 위에 보이는 USB를 집었다.
  “이제 아이를 만들어야 할 텐데 어떻게 할래요? 난 이미 그 안에다가 정보를 인식 시켜났어요.”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쓸어 넘기며 대답했다. 나는 USB를 내려놓았다. 그녀는 USB를 집었다. 나는 그녀를 노려보며 대답했다.
  “어떻게 하기는 부모처럼 행동하면 되잖아요. 먹여주고, 재워주고, 씻겨주다가 그들이 아프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필 요한 것들을 빼서 건네주라고 가르치면 되잖아요.”
  “우린 부모가 해야 하는 것들을 너무 몰라요.”
 그녀는 약간 목소리 톤이 올라가 있었다. 나는 그녀가 갖고 있던 USB를 뺏었다.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녀는 빼앗긴 것을 다시 가지려 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가에 손을 갖다 댔다. 나는 그녀를 무시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나는 가방을 들고 방 문고리를 돌렸다.
 
  나는 방문을 잠갔다. 책상 밑에 있던 컴퓨터 전원을 켰다. 화면이 뜨고 인터넷 아이콘을 눌렀다. 클론이 주인을 살인한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기사를 클릭하고 눈대중으로 살폈다. 나는 기사 절반에서 멈추고는 화면을 껐다. 나는 USB를 꺼내서 컴퓨터에 꽂았다. 화면에 는 뇌의 단면이 보였다. 나는 눈을 감았다. 나는 내 손목 안에 숨겨져 있던 바코드를 찾았다. 화면에 카메라 부분에 바코드를 찍었다. 화면에 보이는 뇌의 색깔이 변해갔다. 나는 뇌의 단면이 변해 가는 동안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그에게 짧은 문장을 찍었다.
 
‘아이가 생겼다며 축하해’
 
  나의 짧은 문장을 보며 누르려다가 말았다. 나는 뇌의 단면에 기억이 옮겨졌다는 문구가 들렸다. 나는 꽂았던 USB를 빼냈다. 나는 보내려던 문자를 전송시켰다. 문고리를 열고 나왔다. 그녀는 울음을 멈추고는 식탁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나는 그녀의 앞에 USB를 올려났다. 나는 다시 냉장고 문을 열었다. 생수병을 집어 뚜껑을 돌렸다. 물을 마시면서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생수를 다시 냉장고에 넣었다. 문을 닫고 그녀를 쳐다봤다.
  “괜찮아요. 어차피 우린 그들의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편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에 일어서더니 싱크대 물을 틀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다가섰다.
  “도와줘요?”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그녀가 언제 씻었는지 모를 쌀을 쳐다봤다. 그녀는 손을 넣어 쌀을 씻었다. 나는 휴대폰의 진동 소리에 방 안으로 들어갔다. 문자가 와있었다. 나는 화면을 켜서 문자를 확인했다.
 
‘잘 키워줘, 우리 아기 미래를 위해서’
 
나는 문자를 확인하고 휴대폰을 던졌다. 그녀는 물을 틀던 것을 멈췄다. 나는 이제 일회용처럼 쓰일 아기가 이곳에 맡겨진다는 것에 짜증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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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그 말처럼 세월호를 잊은 우리에게 더이상 미래는 없습니다.
세월호는 단순한 사고가 아닙니다. 민족의 아픈 역사임을 다시 한번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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