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혼자 고민하다가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으로 여기에 조언을 얻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4년 사귄 애인이 있어요. 4년이라는 시간동안 저희는 미래를 같이 계획하게 되었고 유학이라는 큰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이 친구는 3월에 먼저 출국하게 되었고 저는 7월에 출국할 예정인데요, 먼저 간 애인이 그곳에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는것 같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룸메도 아직 입주를 안한 상태라서 하루종일 혼자 지내고 있고(하루 어학원 두시간 갔다오는게 생활의 전부인거 같아요) 언어도 생각보다 너무 안늘어서 극심한 우울감에 빠진것 같아요. 이친구랑 제가 한국에서 함께 외국어를 배울때도 이친구는 생각처럼 늘질 않아서 많이 힘들어하곤 했는데 이번에 그게 폭발한것 같습니다.
처음엔 저도 걱정이 되서 매일 영상통화도 하려고 하고 장문의 편지들로 믿음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이친구가 그런것도 하지 말아달라고 하더라구요. 그게 자길 더 비참하게 만든대요.. 시차가 있는지라 하루에 연락할 시간이 많지 않은데 그 시간마저도 저랑 연락을 잘 안하고 혼자만의 우울감에 빠져있어서 너무 걱정이 됩니다.
말로는 조금 시간을 가지면 괜찮아질거라고 하는데, 이게 벌써 2주째 이어지고 있어서 걱정이 큽니다. 저도 이 친구가 너무 소중해서 돕고싶은데, 오히려 도움의 손길이 자신의 우울감을 더 커지게 하나봐요.. 이런 상황일때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아무일 없던것처럼 평소와 같이 톡을 보내고는 있습니다만 답장도 잘 안되고 답장이 와도 아주 짧고 단답식으로 와서 걱정이 너무 됩니다.. 오히려 우울함이 자기를 덮칠땐 원래 가만히 두는게 최선일까요..?
우울감이라 지나가면 괜찮지만요 우울증 정도 되면 혼자 있는 건 정말 위험해요 어느순간 다 놔버리고 싶어져서요. 우울한 사람에겐 우울한 상대가 가장 큰 이해자 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사고로는 이해하기 힘들구요... 그저 곁에 있어 주는 것 - 이 가장 크게 도움 되었던 거 같고... 진짜 소소하게라도 기쁨을 주는? 그런게 정말 중요하더라구요. 아니 우선 우울감이 심해지면 욕구가 사라져요... ㅠ 식욕 성욕 수면욕 쇼핑욕 뭐든 있으면 그거라도 해서 순간의 행복이라도 느끼게 해주던가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제일 필요했던 것 같네요. 전 약도 몇년 먹고 재발하고 상담도 다니고 그랬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밑바닥에 깔린 융단같은 우울감은 평생 내 업보인 듯 살아가고 있어요.
진짜 심하면 다 필요 없고 약 먹어야 해요. 가벼운 우울감은 약 먹으면 아 내가 호르몬의 노예가 맞구나 싶을만큼 호전되구요 상황에서 오는 우울감은 어케 해결하긴 쉽지 않아도 죽을 생각까진 하지 못하게 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