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 제가 주장하고 싶은 바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쉽게 그 범위가 '넓어'진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담론'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큰 요인이라는 겁니다. 좀 풀어보겠습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줄 곧 예술에 대한 지식을 갖지 않는 사람들에게 '예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 했습니다. 지식이 없어도 자신이 겪은 경험 몇 가지로 이야기를 점점 깊게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제가 겪은 이야기들로만 솔찍하고 담담하게 '예술'에 대해 이야기 했죠. 그런데 잘 안되더군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예술이다.' '예술활동에 정의는 없다.'로 모든 이야기가 귀결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귀결로 인해 제가 가까스로 이끌었던 논조도 흩어지고 목적이나 방향도 망실되어 버렸습니다.
가벼운 이야기여도 좋습니다. 여기에 어떤 '문제설정'이 이뤄지면 각자에 '논지'가 세워지고 이를 바탕으로 '담론'이 형성 됩니다. 이 과정은 사람들과 음식을 두고 한 두시간만 얘기하면 나오는 토론의 양상입니다.
그런데 인터넷뿐만 아니라 비단 일상의 여러 장소와 상황에서 '예술'이야기는 쉽게 예술의 무정의성을 기반으로 논지가 흩어집니다. 문제설정 단계에서 이미 해소되어버립니다.
따라서 제 주장은
-예술 게시판에 모든 활동이 '예술'이라고 가정하는 태도는 결국 '담론'이 형성되는 것을 막는다-
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는 이런 태도가 자신이 예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지 모르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 하나는 '앎/모름' '쉽다/어렵다'로 판단되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에 기본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자신의 감각을 닫고 논리나 이성의 틀로만 예술을 접근하는것은 편협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 둘은 그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쉽게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끝이 나니까요. 담론은 형성될 수 없습니다.
추가- 그리고 또 하나는 '담론'이라는 용어는 원래 철학에서 쓰이는 용어잖아요. 사실 단어가 좀 무거워 보이는 건 사실이에요. 대체할 만한 단어가 없어 쓰긴 하지만 예술에 대해 깊이있는 이야기가 형성되는데에 조금 거부감이 드는 단어임에는 틀림 없어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