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오지랖 부리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가오면 차가운 시선으로 속닥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가 이뻐해주시는 분들보면 참 따뜻하구나 싶어요.
요며칠 감사했던 일들이 콤보로 있어서 적어봐요.
1.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역 5호선 엘베는 진짜 헬이에요. 빠져나갈때도 4,5번은 보내야 제차례가 올정도로 줄이 아주아주 길어요. 몇일전엔 엘베를 타려는데 줄이 긴데다가 제가 뒤에 줄을서면 지하철 기다리는 줄과 섞이겠더라고요. 유모차도 있어서 통로 길막하게 생겼구요. 옆으로 ㅂㅣ켜서 쭈구리처럼 있는데 앞쪽에 계시던 어르신이 애기엄마! 일로와요. 하시더니 유모차 머리 디밀정도의 공간 마련해주시더라고요. 이후에 엘베탈때도 큰소리로 유모차 먼저 들어가요~~ 해주셔서 안치이고 편하게 탑승했어요ㅎㅎ 감사하다고 꾸벅꾸벅 인사하며 엘베탔네용.
2. 지하철 탈땐 주로 유모차,휠체어석쪽으로 가는데요, 맞은편이 노약자석이라 어르신들 앉아계시잖아요~ 아가를 어르신들 보이게 윰차를 파킹하는데, 엄청 잘 놀아주시더라구요 ㅋㅋㅋ 간혹 아가가 찡얼 모드가되면 앉으신 어르신들이 아가한테 온갖 재밌는 표정들, 몸짓들 해주세요. 아기가 사람 구경좋아해서 그런지 어르신들 그런모습보면 찡얼거리다가도 금새 달래지더라고요 ㅎㅎ
3. 오늘 있었던 따끈한 일이에요. 어쩌다가 내리막을 가로질러 가야할 일이 생겼어요. 내리막을 내려가거나 올라가는것도 정신 바짝차릴 일이긴한데 내리막을 가로질러가는거 차원이 다르더라고요ㅜㅜ 경사가 꽤나 있는 길이였고, 제가 나아가질 못하더라그요. 유모차는 옆으로 기우뚱 해있고, 빨리 이 경사에서 탈출하고 싶은데 전 기우뚱 한 유모차를 더이상 기우뚱 하지않도록 버티는게 최선이였어요. 멘붕와서 어쩌지 어쩌지 하고 무서워서 손은 벌벌 떨리는데 유모차 절대 놓칠수 없어서 진짜 꽉 잡고 있었거든요. 실제론 1분 안되는 시간이였겠지만 시간이 멈춘 느낌이였어요. 숨은 쉬고있지만 숨 안쉬는 느낌ㅜㅜ 그때 진짜 슈퍼맨처럼 어르신이 손을 쑥 내밀어서 유모차 잡고는 맞은펀으로 같이 잡아서 끌어주시더라고요. 그리곤 쿨하게 갈길가심요ㅜㅜㅜ 감사하다 인사도 드렸는데 손한번 쓱 올리시곤 가셨어요ㅋㅋ 아 너무 놀라고 긴장되서 집오는길에 눈물이 줄줄 흐르더라고요ㅜㅠ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엄마가 아무것도 못한게 아가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내 판단력은 왜 이따구인가, 난 왜 그길로 간건가, 힘은 왜이렇게 없나 그 무력감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넘넘 슬펐어요.
그런 무력감에도 불구하고 도와주신 어르신덕분에 무사히 돌아온게 또 감사하고 감사해서 하루종일 뒤에서 불쑥 튀어나오던 그 손이 아른거리네용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