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은 직후에는 남편도 7-8시면 퇴근했지만 80일 넘어가면서부터는 거의 야근이라 밤 늦게 들어오고 새벽에 나가서 아기를 거의 제가 다 돌봅니다.
아기는 백일됐습니다. 많이 안 웃길래 아직은 웃을 때가 아닌가 보다, 기다리면 눈도 잘 마주치고 잘 웃겠지 했는데 최근에 엄마가 집 근처 병원 진료 있어서 왔다 가셨거든요. 그런데 한 하루에 200번 웃은 거 같아요. 엄마와는 눈도 계속 마주치고요.
남편한테도 별 거 안 해도 곧잘 웃습니다.
아기 순둥이이고 아기한테 단 한번도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린 적도 없습니다. 늘 예쁘다 사랑한다 합니다.
그리고 분유 먹이고 나서도 젖병을 빼기만 해도 저한테는 항상 화를 냅니다. 발로 버둥거리면서(?) 허공에 차면서 성을 내면서 울길래 양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고 안아주고 잘 달랬습니다. 그런데 남편이나 엄마가 먹일 때는 전혀 화내지 않고 너무 만족했을 때 멍때리는 그런 표정으로 트림을 하도록 몸을 맡깁니다.
제가 뭘 잘못했을까요. 새벽에도 가끔씩 깨니까 4-5시쯤 깨면 다음 수유까지 아기랑 같이 자는데 배고프다고 낑낑 대면 시간 보고 아직 한참 남았으면 그냥 쪽쪽이 물리고 잠들거든요. 그렇다 해도 수유텀 거의 정확하게 맞춰서 주고 조금망 낑낑거려도 바로 깨긴 해서 길게 못 듣고 울고 불고 할 때까지 둔 적도 없는데 왜 저한테만 눈도 안 마주치고 안 웃을까요.
엄마처럼 리액션도 일부러 더 크게 해보고 하는데도 잘 안 웃습니다. 남편은 거의 말도 없이 재미있는 표정 지어주면 바로 웃어요. 저한테는 뭘 해도 안 웃어요. 지금까지 웃는 거 본 게 한 20번 될까 말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