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귀신이란게 있을까?
제법 깊이 있게 생각을 해 본 결과 그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다만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형태는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의 물질현상을 기반으로 하는 자연과학으로는
아직 너무나 명백해 보이는 '정신'에 대해서도
명백히 물질과 달라보이는 '생명'에 대해서도
본질적인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고
아마도 어쩌면 자연과학으로는 아주 못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요소로
자연과학에서 말하는 물질현상과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다른
비물질적 요소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은 억지가 아니라 생각한다.
만약 그런 가능성을 받아들인다면
인간의 마음은 뇌라는 물질적 요소 이외에 다른 그것과는 독립적인
비물질적 요소(예컨데 X)도 같이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비물질적요소 X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가 이해하는 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인간의 물질적인 요소인 뇌, 몸이 더이상 작용할수 없는 상황에서
나머지 비물질적 요소X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 봐야 할것이다.
만약 비물질적 요소X가 인간의 몸에 기생 또는 공생하는 형태라면,
물질요소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비물질적 요소X도 작동하지 않거나 불완전 상태가 될것이다.
그리고 만약 비물질적 요소X가 물질적요소와 독립적으로 작용할수 있는 어떤 것이라면
그리고 만약 육체와 뇌가 작용할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그 비물질적 요소X는 신체라는 물질적 요소 없이 작용해야 하게 될 것이며
이것은 우리가 이해할수 있는 이른바 '귀신'이라 할수 있다.
문제는 그 귀신의 형태다.
분명한 것은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귀신은 신체가 있는 온전한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귀신은 물질과는 별개고 물질과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비물질적 요소로 물질이 아니다.
이 두가지를 받아들인다면 귀신은 적어도 사람보다는 불완전한 존재다.
그러니까 물질과 비물질이 혼연일체가 된 사람에 비해
그런 사람에게서 물질적 요소가 사라진 귀신은 불완전하다.
그래서 귀신보다 더 완전한 사람이 할수 없는 일을 사람보다 덜 완전한 귀신이 할수는 없어야 한다.
그리고 귀신이 할수 있는 것은 사람도 할수 있어야 한다.
사람속에 있는 비물질적 요소가 사람속에서는 할수 없다가
사람 밖으로 나갈때에만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갑자기 부여 받는다는 가정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귀신이 사람과 말을 할수 있다면 사람의 비물질적 요소만으로 사람과 말을 할수 있다는 뜻이고
보통 사람도 굳이 신체를 쓰지 않고 사람과 말을 할수 있어야 한다.
또한 눈이 없는 귀신이 사물을 볼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사람도 굳이 눈을 쓰지 않고도 사물을 볼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만약 비물질적 요소만으로 그런것이 가능하다면 물질적 요소가 따로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인데
현상은 그런 기능을 목적으로 하는 눈이라는 물질적요소가 분명히 있다.
결론적으로 귀신은 눈도없고 귀도없고 코도 없고 손도 입도 없는 참 보잘것 없어서
귀신은 볼수도 들을수도 맡을수도 만질수도 말할수도 없어서 입력장치도 출력장치도 없는 참 무기력한 무능한 존재다.
다만, ESP 같이 어떤 비물질적인 정신작용 만으로 물질을 통제하고 물질 작용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면,
어쩌면 귀신은 주사위를 계속 1만 나오게 한다거나 갑자기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거나 하는
그런 초능력자가 할수 있는 수준의 일을 할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ESP가 사기가 아니라 진실이고 이런일을 사람이 할수 있는 것이라면 말이다.
또한 귀신은 비물질적 요소다.
비물질은 물질이 아니다.
물질이 아닌 것이 보일수가 있고
뭔가 소리를 낼수 있고
뭔가를 움직일수 있을까?
비물질적 요소에 에너지를 넣는다고 하면
어쩌면 그런것이 가능할 여지는 있다.
에너지로 TV나 라디오가 작동하고 모터가 돌아갈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너지는 분명 물질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구석있다.
물질은 그 본체가 정의되어 있고 그것을 눈으로 보고 만질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에너지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ESP도 만약 그것이 진실이라면 이런 에너지의 통제 같은것으로 설명해야 할듯 하기 때문이다.
이런 비물질은 비물질혼자 만으로는 물질에 직접적으로 작용할수가 없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비물질이 물질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아주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
직접 영향을 줄수가 없기 때문에 에너지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나 물질에 영향을 미칠수 있을것이다.
결론적으로 귀신은 있는지 없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있다고 할지라도 지금 우리가 이해하는 것처럼 죽을때 모습으로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에게 겁을 주거나 해를 끼치는 그런 종류의 것일 가능성은 거의 없을듯 하다.